
이 책은 책읽기를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쉽게 손에 잡을 수 있도록 제목부터가 흥미로웠다.
제목만 보면서
추리 소설인가?
납량특집
호러물인가?
스릴
있겠다....
여기면서 첫
장을 펼쳤다.
그렇지만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알았다 쉽게 써 내려간 글 속에 무겁게 내려앉은 인생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은 이 땅에 사는 동안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보이는 것만 보려고 하고 들리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여긴다.
살면서 맺은
여러 인연들과 아웅다웅하면서 자신이 아는 것,
자신이 본 것
만 전부라고 여기면서 온갖 갈등과 고통 속에서 서로를 오해하면서 살아간다.
드라마처럼
상대방의 인생을 작가가 보여주지 않는 이상은 당사자는 진실도 외면하고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데로 살기 마련이다.
이 책의 주인공 왕도영 역시도 함께
사는 할머니와 이복형과의 관계에서 숱한 오해와 불신 속에 열다섯의 어린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으면서 갑작스레 맞이한 죽음이 차라리
반가운 그런 인물이다.
또 한명의
주인공 이민석씨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서지영에게 스토커 같은 집착을 보이며 그녀의 사랑이 자신에게 있지 않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내 그녀를
미행하는 중에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두 사람에게
죽음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지만 서호라는 구미호의 제안이 이들을 이 땅에서의 삶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작가는 49일간의 일정을 아주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두 사람이 이
땅에서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과 자신의 과오를 깨닫는데 필요한 요소요소들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백한 글로 담아내고 있다 펑펑 울지도
까르르 웃지도 않았던 소설이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지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가슴속에 잔잔한
파도를 허락하는 고마운 책인 것 같다.
청소년
문학으로써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어도 정말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