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살 수 없지만 요가는 할 수 있어요 - 요가, 세계여행, 그리고 제주에서 요가원 창업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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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어 치열한 대학 시절을 보내다 결국 취업 성공.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남은 게 권태와 무기력뿐이라면? 그동안 쌓아왔던 것을 버리고 다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그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하게 핸들을 꺾은 한 사람의 기록이다.




길을 걷다 퉁명스럽게 받은 요가 전단지가 인생을 바꿀 줄 누가 알았을까. 작가 곽새미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요가에서 회사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푹 빠져버렸다.


그렇게 회사 일과 요가를 병행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요가 하나만으로는 불쑥 찾아온 권태를 극복할 수 없었다. 결국 직장을 그만둔 그녀는 배낭과 요가 매트 그리고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들고 자신의 꿈이었던 세계여행을 떠난다.


작가는 여행을 떠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보내겠다'라고 다짐했고, 그러한 다짐은 세계여행을 '요가 여행'으로 만들었다. 세계 곳곳의 요가 수업과 요가원을 찾아다니며 요가를 한 경험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요가를 업으로 삼는 것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행복은 살 수 없지만 요가는 할 수 있어요》 퇴사 후 세계여행을 다녀오고 요가원을 운영하게 된 현재까지의 여정과 요가원 창업 노하우가 녹아 있는 에세이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은 1, 2장과 3,4장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1, 2장에서는 작가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요가를 경험한 이야기를, 3, 4장에서는 요가 창업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다.


특히 3, 4장은 요가원 창업부터 마케팅과 수업 구성, 고객 관리 같은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비단 요가원이 아니더라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가득 보인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해 나름의 성공을 다루는 이야기. 이런 예외의 이야기를 보면 가끔 생각한다. 지금의 안정적인 삶을 버릴 만큼의 용기도 없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고. 수많은 실패 중 도드라지는 소수의 '좋은 예'일뿐이고, 거기에 내가 포함될 확률은 극히 적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그저 사례에 불과하고, 뚜렷해 보이는 흔한 길을 따라간다고 해서 나의 성공마저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무모한 길을 택해서 성공했다는 소수의 '좋은 예'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다수의 성공을 바라보며 설정하는 미래도 내가 실제로 이루어내기 전까지는 '좋은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예'의 수를 조금 늘려주는 이 책이 반갑다. 세상에 용기가 필요 없는 길이란 게 있을까. '덕업일치'를 이룬 곽새미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함께하는 미래를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그리고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지금 당장은 무용해 보이더라도 스물네 시간의 시간을 오로지 내 마음대로 써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일지. 행복은 살 수 없지만 요가는 할 수 있다.-p. 251




작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용기를 내라고 그러면 기회가 온다고, 나도 하지 않았냐고 응원의 말을 전하며 자꾸만 주춤대는 우리의 용기를 북돋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그랬나. 작가는 과감히 퇴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요가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요가 수업을 시작한 것도, 수업을 사업으로 확장해 요가원을 차린 것도 결국 자신의 손으로 이뤄낸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그만 둘 용기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용기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문과생은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뭐든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기회는 도처에 있다는 것을 치앙마이에서 깨달았다.-p. 53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되는 게 내 팔자인 것 같다. 언제나 그랬듯이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적당한 운이 따라주길 바라며 오늘도 '내일'을 위한 '내 일'을 해나간다.-p. 175




서른 살에 퇴사하며 주어진 객관식 답안지 중에 가장 좋은 답을 찾던 학생과 직장인의 삶은 막을 내렸다. 대신 내가 쓰기 나름인 주관식에 써 내려가고 있다. 이게 맞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쓰다가도 지우개로 박박 지우기를 반복. 그렇게 요가와 함께 나만의 답을 찾아가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p. 201



작가의 말대로 나의 인생은 내가 쓰기 나름이다. 우리는 과연 어디서 정답을 찾고 있을까. 선지 안인가, 밖인가? '어떤' 답을 '어디서' 찾고 있는지 한번 돌아볼 때가 온 것 같다.


우연을 운명으로 만드는 것. 곽새미 작가는 《행복은 살 수 없지만 요가는 할 수 있어요》에서 그것이 가능한 일임을 보여준다.



*푸른향기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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