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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몽골 - 고비사막, 타왕복드, 홉스골, 사진작가 시즈닝그라피의 몽골 여행
차은서 지음, 김창규 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5월
평점 :

《그럼에도 몽골》은 아내인 차은서가 그동안 몽골을 여행하며 모아온 에피소드와 남편 김창규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엮어서 발간한 여행 에세이다. 7년간의 몽골 여행이 이 책 한 권에 녹아 있는 것이다.
몽골 여행을 고려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이나 물품, 여행할 때 탈 자동차의 종류와 같이 기본적인 것들은 물론이고, 한두 번의 여행으로는 알기 어려운 몽골 여행지와 몽골에 대한 갖가지 정보들을 한 번에 모았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가 사랑에 빠진 '진짜 몽골'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1장에서는 몽골 여행을 처음 떠나려는 사람을 위해 작가가 몽골을 처음 경험하며 배운 것과 몽골을 여행 갈 때 고려해야 하는 것들을 소개한다.
고비사막과 타왕복드, 홉스골, 겨울 몽골을 여행하며 쌓은 에피소드로 2장과 3장, 5장을 구성했고,
4장에는 유목민 가족을 만나 2박 3일을 함께한 기록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이 몽골을 여행하며 깨달은 가장 큰 가치가 '예측할 수 없음이 주는 즐거움(p. 320)'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몽골을 여행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여행지를 방문하고 인증샷을 남기는 게 여행의 목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몽골을 만난 후 여행 스타일이 바뀌어 버렸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몽골 앞에서 계획이란 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에 불과했다.
몽골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순간을 받아들(p.20)'이기 시작하자 비로소 '좋은 곳'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녀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역시 예측하지 못한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몽골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계획한 여행이 쉽게 어그러질 만큼 몽골의 자연은 여행자에게 친절하지 않다. 잘 닦인 도로와 높고 좋은 건물 역시 몽골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몽골 여행을 하며 맞닥뜨리는 여러 '불편함조차도 몽골의 자연 앞에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p. 5)'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이 《그럼에도 몽골》인 이유도 매번 새로운 충격을 안겨 주는 여행의 어려움보다도 몽골로 주는 기쁨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하루에 5시간 이상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고 화장실도, 샤워도 자유롭지 않은 데다가 심지어는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데,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할 만큼몽골을 사랑한다. 그 애정이 책 전체에 뚝뚝 묻어나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같은 나라를 7번 이상 여행 가고 책까지 낸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만.
긍정적인 언어로 쓰인 글은 긍정적인 마음을 자아내기 마련. 웃음이 나오는 유쾌한 에피소드도 가득해서 내가 그랬듯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측할 수 없는 경험과 작가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만나 풍성하고 기분 좋은 여행 에세이가 나왔다.
에세이 특성상 정보를 빠르게 얻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몽골 여행의 매력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이 안성맞춤일 것 같다.
몽골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일상을 환기할 가벼운 여행 에세이를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푸른향기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