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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한국의 미를 세계 속에 꽃피운 최순우의 삶과 우리 국보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2년 6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7월 05일에 저장

단원 김홍도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8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2012년 03월 12일에 저장
절판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2년 03월 12일에 저장
구판절판
우리 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 2- 예술과 예술가들
최완수 외 / 돌베개 / 1998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0년 09월 0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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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미암일기 1567-1577
정창권 지음 / 사계절 / 200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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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자기가 조선시대 선비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던 친구 지원이의 감상을 듣고 사게 된 책.

미암 유희춘이 1567년에서 1577년까지 약 11년에 걸쳐 쓴 개인 일기를 풀어 쓴 책으로 내용에 따라 ‘관직생활’ ‘살림살이’ ‘나들이’ ‘재산증식’ ‘부부갈등’ ‘노후생활’로 나뉘어져 있다. 일기는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미암의 일기는 그 내용이 얼마나 꼼꼼한지 시대의 기록으로 보기에도 손색이 없는 듯 싶다. 나도 한때는 열심히 일기를 썼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자질구레한 일들, 불만투성인 학교 생활이나 여기저기서 느끼는 열등감 내지는 이성에 대한 고민 등등. 때론 친구와 일기장을 주고 받으며 말 대신 글로 속마음을 전하기도 했었는데….

「홀로 벼슬하며...」는 한마디로 시원한 책이다.
16세기의 조선는 그야말로 양성 평등의 시기였던 것 같다. 가족관계에서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친손 왼손을 구별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과 딸의 차별없이 똑같이 상속이 이루어지고 제사도 자녀들이 돌려가며 지냈다.
장남에게 아들을 강요하고(그런다고 그게 될 일인가?) 마치 제사를 물려주기 위해 며느리를 들인 듯이 하고, 모든 일을 시댁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며느리가 시부모 모시는 건 당연하고 사위가 처부모 모시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자식이 자신의 성을 따른다고 자기 집안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는 등등의 졸렬한 이시대 남자들에게 한방 먹이는 기분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읽고 뭔가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나마 다행한 일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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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식당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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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언젠가 살짝 알고 지내던 동생 하나가 있었다.
그 동생의 부모님이 아마도 영등포 청과물 시장에서 도매 물건을 가져다
소매로 넘기는 일을 하셨던 것 같다. 가끔 새벽에 나가 트럭에 수박 쌓는 일을 도왔나 보다.
딴엔 신나게 이야기 하는데 누군가,
“지금 우리가 여기서 그 얘길 왜 들어야 되는데?" 하며 면박을 준 일이 있다.
너무도 생생한 시장판 이야기를 읽으며 그 동생 생각이 났다.
이 책을 읽어봤을까?

영등포 로터리 부근의 ‘한림학원’ ‘구미타자학원’에서 주산이며 부기, 타자 따위를 배우느라 
여고시절의 2/3를 보내고,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서 햄버거를 먹고 지하상가를 오락가락 하던,
소풍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복으로 갈아입고 영등포 시장 건너 편 '원투쓰리 나이트클럽'으로 
향하던 날라이(?) 친구들이 있던 그 영등포….
학교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집으로, 109번 버스 안에서 바라다보던 파라솔의 행렬들.
어느 초겨울 엄마를 따라 나섰다 건양병원 근처 소매점에서 귤 한 박스를 사온 것이 전부인 나에게
‘삼오식당’이 영등포가 아니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안에 있었더라도 마음이 이랬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날고기처럼 생생한 시장언어의 유쾌한 카니발' 이라는 저 광고 카피가 
어지간히도 눈에 거슬렸다. 도박에 미친 남편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은 딸에게 그저 자기가
개발한 '정력차' 그놈 한 번 쭈욱 들이키고 한숨 자고나면 다 괜찮아진다고,
남자랑 여자랑 즈그덜끼리 한 집서 좋아지내면 그거시 부부고, 
마음 떠나면 그 길로 그것이 남남이제 하던 차씨 아줌마를 보며,
허수아비 노름꾼 남편 팽개치고 가게 젊은 일꾼에게 몸과 마음과 돈까지 다 퍼주고 
어디서 몰래 핏덩어리 하나 낳고 세 딸들에게 쫓겨난 0번 아줌마 이야기를 들으며,
좀 곱게나 늙지, 당진상회 할머니의 삼오식당 주인에게 하는 거의 행패에 가까운
그 꼬라지를 보고 있노라니 덕지덕지 쌓이는 이 짜증스러움, 불쾌함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싶었다.
아~ 불타는 나의 이 정의감이라니….

삼오식당 주인처럼 밥 장사에 때로 술까지 얹어 팔며 드러내놓고 고생한 티를 내지는 않더라도, 
살아온 한 평생 구구절절 읊어대자면 책 한 권도 모자란다는 게 우리 엄마들의 공통점이고 보니
‘엄마의 무릎’을 읽으면서는 속이 또 울컥울컥 했다.
나는 어느 대목에서 웃어야 할까? 나도 좀 웃어보자.
헌데 8살 때 처음 생일 초대를 받고 엄마를 졸랐다가 쓴 소리만 듣고 빈손으로 가야 했던 기억이나
사춘기 시절 또 한 번 생일 선물 때문에 친구들에게 망신을 당했던 기억,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가던 날, 친구가 엄마한테 용돈 안 받았냐고 그럼 놀이기구는 어떻게 타냐고
알아서 돈을 꿔주던 기억, 셋방 살이 하던 늘 엄마가 집을 비우던 친구네 집 부엌에
슬리퍼 신고 나가 숫채구멍에다 오줌을 누던 기억과 폐교로 떠났던 캠핑에서 삼삼삼오오 짝을 지어
숲에 둘러앉아 새하얀 엉덩이를 들어내던 기억과 기타 등등….
이 모든 것들이 내게도 현실이었고 보니 그냥 시원하게 웃어지지도 않았다.

한 번 폼나게 살아보자며 지금도 버둥거리는 나와
유쾌 상쾌 통쾌! 하게 이 책을 읽었을 사람들 사이의 차이란
그저 삼오식당이 하필이면 영등포에 있다는 것 뿐일까?
나는 웃을까? 웃어야 할까? 망설이던 중에 그만 책을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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