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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지음, 신혜연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생소한 나라, 그러나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하면 알 수 있었던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가 있다. 이곳에 풍토병이라고 할 수 있는 에볼라처럼 무서운 라사열이라는 병이 있다. 모든 구멍이란 구멍에선 체액이 뿜어져 나오다가 죽게 되는 이 병이 만일에 조류 인플루엔자처럼 동물들에게 전염이 되고, 다시 변이가 되고, 사람들에게 전염이 된다면 지금의 신종플루처럼 급속도로 번진다는 생각만 해도 무섭다.
일기의 형식을 빌어서 이 책은 이루어져 있는데 성공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패를 느끼게 되면서 겪게 되는 죄책감과 좌절감에 대해서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젊은 의사가 경험하는 일들과 궁금해 하는 것들, 자신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것들에 같이 공감하고, 안타까워하고, 기뻐하고, 슬픔에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한다. 작가가 시에라리온에 체류한 기간은 두 달 남짓 된다. 이 기간 동안 작가는 편안한 서구생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을 겪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비싼 보석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 땅, 풍요로운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 그러나 극심한 빈부의 격차로 인해 이 아름다운 땅에는 내전이 자주 빈발하여 오히려 경제와 자연을 파괴시키고, 인간의 생존권마저 위협할 정도이다.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있다는 것에 너무도 무심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라사열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서 특히 저항력이 약한 여자들과 어린이들이 많았다. 병든 이를 돌보는 것도 가족 중 여자의 몫이 대부분이지만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이 쉽게 무시가 되고, 잘못된 전통으로 인해 악습이 대물림된다. 작가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많은 고통에 둔감해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 책은 읽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각각의 감동을 전해 준다. 봉사나 선교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전과 기쁨을 알게 할 것이고,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학술적인 과제를 알게 할 것이고, 정치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슈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