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기 위한 여행에 아들이 동참합니다.
굳이 멀리 해외까지 가서 자기의 내면과 마주하기 위한 여행을 하여야 하는지
의아심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개미와 지렁이, 거미, 물고기, 돌멩이들은 여기에도 얼마든지 있는데....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이는 자연의 풍광들이
마음을 열어줍니다.
모르는 낯선 곳에서의 만남과 인연들로 인해 아이는 아이다움을 잃지 않고,
엄마는 인내와 욕심을 버리는 것에 대한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내면과 더욱 치밀하게 마주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엄마'라는 책임감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성장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엄마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 소외감,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아이는 성장하고, 여유가 생깁니다.
'소희'는 '중빈'을 조금 기다려주었다면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어느 교육학자가 말하기를,
아이는 5세 이전의 일은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하니,
아이와의 좋은 추억은 그 이후에 확실하게 인지시키는 것이 좋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하였습니다.
교육을 위한 여행은 7세 이후에 해야 한다면서....
아이가 조금 자라면,
설마 확인하지는 않겠지요? "너 전에 터키에 갔었던 일 기억하니?"
아이는 마음이 자랐을 뿐 기억은 전혀 못합니다.
더 많은 세상의 즐길거리를 엄마는 욕심을.. 참으로.. 무던히.. 부립니다.
그래서인지 책도 작가만큼 욕심을 부려서 어찌 그리 예쁜지....
처음 펼쳐진 짙은 보라색을 통해 이국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 느껴집니다.
다름에 대한 호기심, 상상과 설레임을 멈추지 못하는 '소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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