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미래에서 온 편지 2015.8 - 제23호
노동당 편집부 엮음 / 노동당 / 2015년 7월

이번 호 기관지가 왔다. 어려운 상황에 나온 기관지인 만큼 기관지 원고를 내고 편집과 출판에 힘을 모아준 여러 분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번 호 원고도 아주 늦게서야 보낼 수 있었는데, 이미지 파일로 보낸 표들이 하나하나 텍스트로 변환되어서 실렸다. 귀찮고 힘든 작업을 해주신 편집실 정정은 고냐옹 동지에게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다ㅠㅠ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특집 및 기획 원고들이 서로 따로따로 논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해방 70주년 특집을 보면 해방 이전 사회주의 운동, 역사학계에서의 근대성 담론의 변화, 북한 수립 초기 노동조합의 문제, 해방 정국 정치 지도자, 박정희 시대의 경제 정책 등에 대한 글이 실렸는데 주제가 다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해방 70주년을 돌아보는 노동당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역사비평 같은 학술지에서 볼 만한 글들이다. (퀄리티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차라리 당 강령에서 우리 당이 계승을 선언한 사건들에 대해서 노동당의 입장을 바탕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는 기획이었으면 어떨까 싶다. 기획인 IMF에 대한 원고들 역시 IMF에 대해 이해하고 더 고민해 보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동당이 국제금융기구를 어떻게 평가하고 비판하고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 논의하는 재료로서는 애매하다는 느낌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인데, 좋은 원고들과 필자들의 글이지만 당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게 목적인지, 당론을 형성하는게 목적인지, 아무튼 '당'의 관점이 부재한 것 같다는 개인적인 감상이 들었다.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테지만... 그 과정에서도 기관지로서의 고민을 상실하지않고 꾸준히 성장하고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시 대중교통의 비가역적 변화가 필요~

무상교통 ㅣ 이매진 시시각각 5
김상철 지음 / 이매진 / 2014년 5월

오늘 서울시 대중교통 시민 토론회를 앞두고 김상철 윈장의 <무상교통>을 다시 읽어보았다. 단순히 '시민의 무상 이용'이 아니라 교통 체계와 정책에 대한 공공적 통제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좀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탈자가 적지않게 보인다는 점인데...

우선 인용하고 있는 표 중에 단위가 없는 경우가 있다. 28페이지 버스 재정 지원금의 경우 등장하는 액수의 단위가 원인지, 천원인지, 만원인지 언급이 없다. 아마 만원이 아닐까 예측해보는데..

152페이지 경전철 민간사업자 수익 보장에 대해 설명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1000명의 승객수요를 예측하고 요금 차액이 200원일때"라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그 뒤 '승객이 500명이면 1만원의 보조금, 1000명이면 2만원의 보조금'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내가 잘못이해하지 않았다면, 차액이 20원이 되어야한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기고 글들을 중심으로 쓰여진걸 정리하다보니 좀 거칠게 쓰여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오히려 기고 시점의 맥락들을 고려했을때 구체적인 현안에서부터, '비가역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기획들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노력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모두 열심히 읽어봅시다..

문화대혁명에 대한 일방적 이미지를 깨는 소설

민주 수업
조정로 지음, 연광석 옮김 / 나름북스 / 2015년 8월

문혁의 진행 과정이나 참여 주체들의 고민들, 그리고 오늘 날 중국에 있어서 문혁이 어떤 경험과 기억으로 남아야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소설. 문혁의 어두운 부분들에 대해서도 직시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민중들에 대한 신뢰와 따뜻한 애정을 놓지않는다. 도시 지식청년들의 농촌 하방 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낸 부분이나,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흔히 있었을 것 같은 '연극적 정치'와 직접 민주주의의 연계,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같은 마오 어록을 빌려 비판하고 논쟁하는 장면 등이 인상적임.

혁명이 '어르신들이 얼굴만 바꾼' 결과로 이어졌다면서도 냉소주의에 빠지지않고 사회주의적 이상을 위한 과제들을 놓치지않고 짚어낸다.

[100자평] 금리 전쟁

금리 전쟁 - 전환기 통화신용정책을 둘러싼 한국은행과 재경부의 대립과 갈등
김학렬 지음 / 학민사 / 2009년 9월

한국은행 출신 저자가 외환위기 이후의 통화정책을 두고 당시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어떤 입장 차이를 가지고 힘겨루기를 벌였는지 서술하고 있다. 어떻게 ｀경제 안정화｀가 이루어졌는지 당시 자료들과 내부적 이야기들이 충실하게 담겨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

[100자평]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짜안보’를 해부한다
김종대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10월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 안보>. 안보기관이 정치논리와 정부의 프레임에 따라 노는 상황을 비판하고 ｀국가안보｀에서 ｀인간안보｀로의 전환을 말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책으로 옮긴 것이라 굉장히 읽기 쉬운데, 대신 다루고 있는 이슈에 대한 관련 기사나 데이터에 대한 주석이 없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