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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ㅣ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기 전, 난 호스피스 완화의료 과정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고, 때마침 출간된 이 책이 무척 반가웠다
내가 염세주의자라 생각한 적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게 어느 정도 그런면이 있다는 걸을 느끼고는 좀 놀라기도 했다... ㅠ,.ㅠ
이 책을 3/4정도 읽었을 때 집에 갑작스런 상황을 맞이했다
가족중 한분이 암진단을 받았다
솔직히 이런 상황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죽음'이라는게 나의 주변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것이라 믿었고, 남의 일이라 생각하니 죽음이라는 주제가 마냥 무겁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서 그 때까진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이라는 사건이 내겐 담담하게 느껴졌었다
삶에 집착하는 사람과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보며 난 그들과 다르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으니 나도 삶에 집착하게 되고 죽음을 피할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졌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약간의 평정심을 찾은 상태지만,
여전히 죽음이 나쁜 거처럼 느껴지고, 피하고 싶은 사건으로 여겨진다
글쓴이는 죽음 자체가 나쁜게 아니라 죽음으로 인해 더이상 기쁨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고 있고,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한다
나의 가족이 암이라는 질병을 맞이한 슬픔보다,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르고, 그 이후의 상황이 내게 고통을 줄 지도 모르기에 죽음을 더 피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맘 속으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말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내 안에서 맴돌고만 있던 생각들이 '셸리 케이건'이라는 교수의 도움으로 나의 의견으로 피력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귀가 얇아서 남의 의견을 쉽게 동조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상당부분이 나의 생각과 닮아서 무거운 주제임에도 나름 재미나게 읽었다
글쓴이는 '죽음'을 외면하려고만 하지말고, 어떤 환상을 갖는 것보다는 그 본질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면해보라 말하고 있다
그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결국은 사랑하고, 꿈꾸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놀라운' 인간이라는 기계가 망가지는 현상이라도 했다
처음에 그 표현이 무척 낯설었지만 결국엔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죽음이라는건,
나의 노력으로 잠깐 미뤄질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맞이하게 되는 사건,
그럼에도 나의 주변에선 좀 떨어져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한정된 삶이기에 좀더 삶에 대해 진지하게 하는 것..."
이게 내가 책을 읽고 난 후 나름 죽음에 관해 생각하고 결론을 내린 바이다
그리고 사는 동안 틈틈히 '죽음'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