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말에 타계하신 작곡가 나운영님은 현대화성에 대한 깊은 연구로 한국적 화성의
길을 개척하신 분입니다. 소위 '새야 화성"이라고도 불리는 4도 화성(4도 간격으로 음을 쌓
아 만든 화음)을 교회음악 분야에 적용시킨 그의 공로는 한국음악사상 크다 할 것입니다.
바그너는 역시 스케일 짱이다. 한슬릭크란 평론가가 바그너의 음악은 음악이 아니고 괴물이라고
욕했지만 그는 역시 19세기 독일 형식미학의 시대적 한계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온갖 기술 개발로
인간을 치밀하게 조작하고 왜소화시키는 현대의 기술지배의 시대에 즈음해서는 바그너 음악의 기개가 더욱 외경스럽다. 그는 정말 남자답게 멋있게 살다간 사람이다. 3분 짜리 인스턴트 음악에 길들여져 가는 현대의 청년들에게 바그너의 음악을 듣고 웅대한 기상을 키우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