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여행에 대한 로망이 없다.
내가 지금 당장, 아니 향후 몇년간은 여행을 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도전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나의 성격 탓도 있는 듯하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도 가볼 곳이 얼마든지 많고 난 그 곳을 다 돌아보지도 않았는데 해외여행을 간다는게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쓸데없는 애국심이랄까..
그래서 난 여행에세이를 거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 제목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엄마로서 아내로서..딸로서..요즘 많이 지쳐있었고 어디든 떠나고 싶었으니까.
유럽여행기라서가 아닌 엄마와 딸의 여행기라 더욱 읽고 싶은 책이었다.

글쓴이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고 남달랐던 딸이 중학생이 되어 학교를 다니기 싫다고 하자 결국 딸의 편에 서서 학교에 자퇴서를 낸다. 딸은 꿈을 위해 유학을 가고 싶다는 결정을 하고 엄마는 또 딸의 바람대로 유학을 보낸다.
이 책은 그렇게 사춘기소녀가 된 딸과 엄마가 여름방학동안 유럽여행을 하며 쓴 여행기이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들은 전부 딸 솨니가 여행지에서 그린 그림이다.
사진은 거의 실려있지 않지만 작가의 글과 솨니의 그림만 봐도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 것 같다.

미술하는 딸이라 그런지 모녀는 주로 미술관이나 예술가들이 살았던 곳 위주로 여행을 하는데
읽다가 나는 모르는 그림 제목이 나오면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며 이들과 함께 느낌을 공유했다.
나도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메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일까.
내가 어디를 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솨니는 여행 마지막에 그런 말을 했다.
여행을 하며 나를 만난다고..
예술가 솨니는 여행을 하며 인생을 배우고 본인도 모르게 영감을 얻었으리라.

나도 엄마이다보니 작가님이 엄마로서 쓴 글귀들을 눈여겨보게 되는데
그 중 와닿았던 글들을 소개하고 싶다.

이 세상 누가 나만을 그토록 간절히 원한 적 있던가.
엄마가 아기를 사랑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나는 아이의 사랑으로 엄마가 되었다.

사랑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나를 투영하여 그 안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자식 안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다 읽고 난 후 든 생각..제목 참 좋다!!
힐링이 필요하고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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