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은 추기경께서 생전에 남긴 글들에 차동엽 신부의 해설이 곁들여진 책이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시간이었다.

요즘 부쩍 더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는데 95p에 추기경님의 깨달음에 관한 글이 해답을 주었다.

(독일 나치의 유다인 수용소 실상을 다룬 책 [죽음의 수용소]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수용소는 강제노동, 전염병, 영양실조, 총살 등 도처에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는 지옥과 다름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수용소에서 1944년 성탄절과 이듬해 1월에 유독 사망자가 많이 나왔습니다. 노동 강도가 예전보다 더 가혹했던 것도 아니고, 전염병이 든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정신의학자인 저자 빅터 E. 프랭클은 대량 사망의 원인을 ‘집단적 실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성탄절이 되면 연합군이 진격해 자신들을 구해 줄 것이라는 소문이 수용소에 퍼졌는데, 학수고대하던 연합군은 12월 25일이 돼도, 이튿날 26일에도 또 해가 바뀌어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곧 구출될 것이라는 소문에 잔뜩 희망을 걸었던 사람들은 그것이 근거 없는 뜬소문으로 판명나자 실망한 나머지 정신적 저항력을 잃었습니다. 결국 몸의 저항력마저 극도로 약해져 발진티푸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줄줄이 죽어간 것입니다.

인간은 의미 없는 고통을 견디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어떤 고통이든 무언가 의미가 있다고 느껴질 때 그 고통의 짐을 지고 갈 수 있습니다. 내겐 나를 필요로 하는 자식이 있다, 나를 기다리는 아내가 있다, 나는 꼭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 등 무언가 삶의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고,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고 좌절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생명의 뜻(인생의 의미)에 대한 관점의 변경일 것이다. 즉 인생에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가 문제가 아니고, 도리어 인생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관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의 의미를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그런 질문을 받은 자로서 응답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삶의 의미를 묻지 말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라!”

젊은 시절부터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았던 나에게도 멋진 해답이 된 것 같다. 의미를 찾는 게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추구할 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비록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처럼 의미 있고 대단한 삶이 아니더라도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가 아닐까.

친구들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선언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선언>을 통해 얻은 행복의 비결은 결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난도 누리고 평화도 고통도 누리면 되는 것이었다. 어떻게? 라는 질문에 차동엽 신부는 ‘그냥 누려라’라고 대답한다. 즉 소유하지 말고 누리라는 것이다.

-첫째 비결은 그냥 누리는 것이다. 모든 것은 소유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의 것이다. 꽃은 꺾어서 화분에 담을 수 있다. 그러나 봄은 화분에 담을 수 없다.

누리는 것이 곧 지혜다. 장미 한 송이가 자신이 지닌 향기를 다 표현하는 데는 12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 말은 곧 하나의 장미향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서는 12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순간 반짝하고 향기를 맡을 수는 있어도,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윽한 향기를 누리는 사람은 드물다. 얼마나 피상적으로 누리며, 순간적으로 사는가. (42p)

-‘누린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한마디로 하늘의 은혜를 훔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유 지향의 삶을 살면 샹들리에가 걸려 있는 천장만 보며 살지만, 존재 지향의 삶을 살면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살 수 있다. 하느님이 매달아 놓으신 더 멋진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소유 지향의 삶을 살면 자신의 울타리 안 정원만을 즐기지만, 존재 지향의 삶을 살면 온 지구를 정원으로 즐길 수 있다. (43p)

진정한 부의 의미를 소유하는 자의 것이 아니라 누리는 자의 것이라고 차 신부는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해방감을 주는 멋진 깨달음이다. 평생 살면서 집을, 차를 혹은 다른 무엇을 소유하려고만 하는 우리들에게 마음을 비우면 그만큼 행복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 가난이 생각에 따라서는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감사해야 한다는 것.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장 똑똑한 뇌는 지금 현재 여기서 만족하는 뇌다”

-감사는 그 자체로 행복을 증가시켜 준다. 행복은 결국 감사에 비례한다. 그러기에 각자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 이 말의 에너지가 실제 좋은 일을 일으키는 것이다. (45p)

“행복은 언제나 감사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불평의 문으로 나간다”

이 속담을 항상 기억하고 감사의 문을 두드리며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으로 읽는 성경 세트 - 전3권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경은 어렵다는 생각으로 통독을 못해 보았던 내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책 세권을 다 읽고 나니 성경의 맥이 한눈에 보이는 듯했다.

<주님께 청할 때, 열쇠는 우리에게 있다.

과연 어느 열쇠로 막힌 문을 열 것인가.

‘하실 수만 있다면’이 아니라, ‘당신 뜻에 어긋나지 않는다면’이다.

아니 이마저도 아니다. ‘무조건’이다. 그냥 ‘믿사오니’다.>

나는 그냥 기도만 하면 다 들어주시는 거라 착각을 하고 살았나 보다. ‘당신 뜻에 어긋나지 않는다면’-이 말이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기도 응답이 없다면 그것은 주님 뜻에 어긋난 기도를 드렸기 때문이리라.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마르 4,30~31)

마르코 복음 3장 말미부터 이미 예수님의 인기가 기울고 있음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그분은 점차 시비를 당하고 배척을 받았으며, 심지어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에 의해 제거 대상 표적인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예수님의 공생활의 위기를 열두 제자는 함께 겪었다. 그들도 그 여정에 동참하면서 같이 괴로워하였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 그 길이 왜 그리도 험한지 사도들은 당혹감과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일이 왜 이처럼 비틀어지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그러는지 의아하게 여기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비유를 통해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혼자서 자라나는 씨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 사도들에게 일종의 백지수표를 요구하신다. 곧 당신에게 절대 신뢰를 요구하신다. 모든 것이 아직 ‘씨앗’의 상태일 뿐이다. 이는 곧 “지금 우리는 빈털터리지 않느냐?”라는 뜻도 된다. 이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려는 요지는 자명하다.

“너희들이 나와 함께 씨를 뿌려야 해. 희생해야 돼. 열매를 보지 못할지도 몰라. 따 먹지 못할지도 몰라. 그러나 나와 함께 씨를 뿌리자. 보이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서 씨를 뿌리자.”

하지만 이 말씀으로 끝나지 않으신다. 이 말씀에 이어 예수님은 절망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모처럼 용기를 주시려고 당신의 권능을 보여주신다. 그래서 풍랑을 잠재우고 게라사 지방의 악령을 몰아내고, 하혈병 앓던 여인을 치유해 주고, 야이로의 딸을 살리는 것을 보여 주신다. 이 기적들을 통해 예수님은 “이런 권능을 가지고 있으니 겁은 먹지 마라. 그러나 가야 할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고, 배척의 길이다”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신 것이었다.

씨앗의 비유는 우리를 위한 초대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비유를 통해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은 또한 성경을 읽는 우리에게 하신 말씀일 것이다. “백지수표”를 달라는 표현을 들어 예수님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한 차동엽 신부님의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주님을 따르는 것에는 조건을 달지 말고 무조건, 그 옛날 제자들이 그랬듯이 그물과 배를 버리고 따라야 하는 것이리라.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

이 책은 성경 속의 이야기들에 읽기 쉽게 해설이 가미되어서 이해가 쉬웠다. 평소 어렵다 생각한 성경도 즐겁게 읽게 되고, 주님께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황의 10가지 - 따봉, 프란치스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황의 10가지’를 읽게 된 이유는 차동엽 신부의 책 ‘희망의 귀환’을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이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된 교황과 희망멘토 차동엽 신부의 만남이라니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된 직후부터 끊임없이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내리는 핫한 인물로 종교가 없는 나에게도 존경심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리스트 10가지’는 종교를 초월하여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은 리스트가 된 것 같다.

둘째, 음식을 끝까지 남김없이 드세요.

셋째, 다른 사람을 위한 시간을 만드세요.

여섯째,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그만두세요.

이것들은 책을 읽으며 내가 꼭 실천해야겠다고 느낀 부분이다.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고 판단하지 않고, 험담하지 않고 이런 것들이 항상 실천이 된다면 교황이 말하는 큰 의미의 ‘선행’이 아니더라도 나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선행을 하고 있습니까? 작은 것이어도 좋으니 이웃에게 선행을 하세요.”

라고 말하는 교황. 윤리적 권고가 아니라 행복의 비밀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픈 귀띔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진정한 행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데서 느끼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더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랄라의 외출 - 나를 찾는 내면아이
김현정 글.그림 / 위즈앤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너무나 예쁜 그림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고풍스럽고 전통적인 기법으로 그린 듯한 그림 속에 귀여운 토끼인형이 있는 모습은 조금 이질적이면서도 기막히게 괜찮은 조화였다. 토끼인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글을 읽어보고 알았다.

토끼인형 랄라는 작가의 내면아이였다. 내면아이를 등장시킨 그림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작가가 자신 안에 있는 내면아이를 발견하고 대화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은 어쩌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나는 오랫동안 직선으로 달려왔다. 현명한 처세로, 혼자의 힘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고 책임을 함께 나누는 방법을 전혀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무조건 혼자 다 해야 되고, 절대로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고만 생각했다. 이제 내 자신의 능력을 포함한 모든 것에 솔직해지자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일을 마무리 할 때면 가끔 내가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졌다. 주변의 평가보다는 ’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했다.’

글을 읽으며 공감이 갔다. 나도 나 자신에게는 유독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혹사하며 다그치며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는 방법일수도 있지만 방법일 수도 있지만 내 안의 아이를 끄집어내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전통은 죽은 화석이 아니다. 전통은 대대손손 이 땅에 살았던 조상들이 당시에 맞게 끊임없이 현대화 과정을 겪은 것이다. 우리 또한 현대 생활에 맞게 전통을 고쳐야 한다. 때와 상황에 맞게 변화되고 생존하는 것이 우성인자다. 옛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이 시대에 온다면, 그들 또한 오늘에 맞게 전통을 변화시킬 게 틀림없다.’

작가는 전통에 관한 견해도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예술에 관한 견해도 상당히 깊이 있음을 많이 느꼈다.

‘옛것을 소재로 멋을 낸 전통 회화 가운데 하나가 ’기명절지‘그림이다. 한 화면에 진귀한 옛날 그릇과 꺾은 화초 등을 그렸다. 기명은 청동기처럼 진귀하고 오래된 그릇을 그린 것이고, 절지는 예쁜 꽃나무의 꺾인 가지를 그린 것으로 나무 전체보다는 아름다운 부분만을 극대화한 스타일이다. 기명절지 그림은 기명과 절지를 한 그림으로 합쳐 그린 것으로, 옛 선비들의 생활 속 ’미‘를 엿볼 수 있다.’

‘보이는 것과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회화적 언어인 그림으로 구성된다. 20세기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는 “우리의 사고 능력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회화를 통해 사유를 가시화한다.”고 말했다.’

나는 잠자리 그림에 상당히 매료되었는데 그녀가 잠자리를 그린 이유도 재미있었다.

‘잠자리를 그릴 때면 가슴이 쿵쾅거린다. 먹이를 기다리며 가지 끝에 발을 모으고 날개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는 잠자리를 맨손으로 잡는 재미에 많은 곤충을 죽인 것 같아 가슴이 무척 아프다. 그래도 내가 그들을 그림으로 다시 살려내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 모든 사물을 그림 속에 살려내는 것. 마음에 든다.

‘나는 나만의 새로운 화법인 ’화주수보‘ 화법이 부드러운 질감의 비단과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자수실의 색깔이 그림의 물감보다 빛깔이 뛰어나며 조명에 따라 색감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화주수보 기법은 이미 유행이 끝난 옛날 그림과 자수의 기법을 그림 속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은 것이다’

담담하게 쓴 글과 깊이 있는 그림 모두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