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라한대역/해제/역주본)
마틴 루터 지음, 최주훈 옮김 / 감은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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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에서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를 종교개혁이 502년 된 2019년에 번역과 해제를 덧붙여 출판했다.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당에 붙인건 굉장히 유명한 일이고 종교개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지만, 책에 나와 있는데로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알려지지 않은 문헌답게 나 또한 처음으로 95개 논제를 하나씩 읽었다. 감은사 덕분에 처음으로 95개 논제를 읽어볼 수 있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95개 논제에서 루터가 비판하고 있는 것은 '면벌(죄)부'와 '연옥'로 알려져 있다. 루터가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트 성당에 붙이기 이전에 중세교회의 사정은 이러하다. 로마카톨릭은 성 베드로 성당을 건축해야 했기에 면벌부를 판매했고 그 돈으로 건축 기금을 마련했다. 로마 카톨릭은 잔인하게도 죽은 자들까지 빌미로 삼아 죽은 가족들이 연옥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유혹으로 면벌부를 마구잡이로 발행했다.

그러나 필자가 느끼기에 루터가 궁극적으로 95개 논제에서 저격하고 있는 것은 로마 카톨릭의 '성경해석'과 '교황과 및 주교들의 설교'다. 그들의 성경해석은 자신들의 탐욕의 틀에 맞추었으며, 초대 교회의 전통에 대해 무지한 해석결과이다. 그리고 무능한 사제들은 엉터리 성경해석에 기반해서 설교하면서 계속해서 면벌부를 사들이기를 제촉하고 독려했다. 결론적으로, 로마 카톨릭은 잘못된 성경해석에 의해서 잘못된 전통과 교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로인해 고통받는 것은 일반 백성들이었다(그래서 성직자들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이에 루터는 교부의 전통 위에서 성경해석을 하고, 주해를 함으로 참된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좀 놀랍다. 자신이 속해 있는 구조의 대기권 속에서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내부적으로 비판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알게모르게 속해 있는 공동체에 영향을 받고, 그 공동체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오랜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공동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루터는 로마 카톨릭 공동체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기권에서 벗어났다. 루터는 교부의 전통위에서 복음의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에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정확하고 명확하게 로마 카톨릭의 문제점을 집어냈다. 자신의 구조적인 환경을 뛰어넘은 것에 대해서 경의로움을 느낀다. 또한 전통과 공동체를 넘어서는 초월자이신 성령 하나님의 섭리 하심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경해석과 설교는 어떠한지 되돌아 본다. 지금의 성경해석과 설교는 중세보다 더 나은 해석을 하고 있는가. 성경해석을 할 수 있는 도구들은 중세보다도 풍성한 것은 확실하다. 한국어로 번역된 성경책이 있고, 조직신학 책이 있고, 성경주석이 있다. 좋은 도구들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경해석과 설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한국교회의 성경해석과 설교는 어떠할까....

그저 이 시대에 초월자이신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며 바른 설교자가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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