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는 비록 수많은 사건을 겪고 다양한 실수를 하지만 그로 인해 성장해가며 마지막에는 끌로이에게 용서받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고 끌로이도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에게 이메일로 인사를 남깁니다
누구나 인간관계에 최소 한 번은 실패와 좌절이 있지 않았나요? 저 역시 당장 1-2년 전만 해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마감된 수많은 인연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아직도 가끔 되새김질하고는 합니다
얘랑은 영원히 친구로 남을 거라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기도 했고, 어긋나고 나서도 한동안은 얘가 이런 면에서는 정말 진국이었는데(진국이면 애초에 절연했겠냐?) 싶어서 왜 나를 버렸는지 원망하기도 하고, 내가 버렸는지 이미 저지른 일이면서 고민하기도 하고 애초에 처음부터 거리를 뒀더라면 이런 걸로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생각한 적도 많았더랬죠
하지만 저는 'OO의 친구'만으로 정의될 수는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 너무 얽매이지는 말고 때로는 안온한 둥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으로 성장해서 결국에는 견고한 자아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번 주에 읽었던 박상영의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이 생각나는데요.. 거기서 '감정의 경제성'이라는 단어를 접했거든요 항상 그 관계에 최선을 다하되 그 관계의 유효기간이 종료되면 너무 목매이지 않고 돌아설 수 있는 성질을 말하는 것이었는데요 정작 박상영 작가(본인 피셜)와 저는 감정.. 보다는 분노와 증오라는 괴물에 붙잡혀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요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나와 완벽하게 맞을 수 없는 불가해한 생명체일지라도 두 생명체가 소통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수많은 불완전을 통해서 삶을 이겨내고 지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이강 작가의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안녕, 끌로이> 인간관계의 허울과 허상을 넘기고 서투르지만 단단해진 여성이 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인용구]
은신할 공간은 없지만 절대 내쳐질 일도 없었던 그 안온한 새장 속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피가 뜨거워야 하는데, 우린 그렇게 타고 나질 않았어. 좌절에 강한 내성만 타고났지."
"도미노의 완성은 잘 쓰러뜨리는 데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쓰러져야만 성공인 거야. 그래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지난번 같은 실수가 가장 바보 같은 것이야. 알겠니?"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인생의 달콤한 면도, 고약한 면도, 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제삼자의 눈에는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관계인지 똑똑히 보이는데 당사자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을 때, 얼마나 답답한지 알아?"
무모함은 절대 용납하지 않으면서 실전을 강조했던 엄마의 아이러니.
어쩌면 이방인과 친한 친구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닐지 모른다. 시간과 추억의 축적이 있어야만 관계가 깊어지는 것도 아닐지 모른다.
세상엔 애초부터 실패가 예견된 일들이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잘될 거로 생각하는 자체가 착각이고 욕심인 일들 말이다.
"앞으로 살면서 언니가 이길 때마다 그게 언니 힘으로 이긴 거라고 착각하지 마. 알량한 상처를 받았다고 진 거라고 착각도 말고."
너는 내게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자 모든 이를 합쳐 놓은 사람이었어. 절대 잃어버리거나 빼앗겨서는 안 되는 삶의 전제였어. 너와 나의 삶이 교차하는 시간이 그렇게 짧게 끝나 버리는 건 용납할 수 없었어.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