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조선 운동사 -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한윤형 지음 / 텍스트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일단 이 책을 읽기전에 저는 '진중권과 강준만이라는 두 사람이 안티조선운동을 주도했다'. 정도만 알고 있었으며, 정확히 조선일보가 뭐가 잘못된건지 잘 몰랐다는 사실 정도이다.   

  사실 신분은 대학생이지만 교과서 외에 그리고 교과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외에의 독서는 그렇게 많이 한 편은 아니었고, 이런저런 정치 담론들은 가끔 씩 보기는 했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물론 조중동의 사설들은 가끔 가다 보면 이건 아니다 싶은 것들이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동아일보에 김순덕 칼럼의 장하준 까는 글을 보면서 이래서 조중동이 까이나? 하는 질문을 잠시 품게하긴 했으나, 현재의 조선일보에서는 그 정치성향을 감안하면 뭐가 그렇게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저자인 한윤형은 다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조선일보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하나씩 차근차근 짚어 가는 글을 보여주고 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언론 운동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고 아주 전박적인 사실에 관해서만 파편적으로 알고 있어도 글이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게다가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에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논점들을 하나씩 다 살펴본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음 글 초반에 밝혀두고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고 어느쪽으로 기울어진 시각을 가지고 썼다고 보기 어렵울 것 같다. 최장집 사건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그의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은 철저하게 조선일보의 이중잣대나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없는 부분에 대한 비판만 보여주었기 때문에 저자의 진술에 납득이 가게끔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편가르기 식의 논리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일보는 나쁜놈이다 왜 나쁜놈이냐? 그냥 나쁜놈들이니깐 나쁜놈들이다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좋지 않은것, 그리고 잘못된것에 대하여 쉽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왜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때 그것은 설명이 아니라 취향 문제로 귀결되지만, 저자의 책은 그런 문제에서 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전개는 분명 문제를 논의하는데 있어서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두께는 제법있지만 위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어려운 내용이 전혀 없다. 소설처럼 읽히는 책은 재미있는 역사책이지만, 내부의 논의는 치밀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노무현 정권 부터의 내용은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아마도 이 때 정권과 언론사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었던 시기 였기 때문일지 모른다. 물론 노무현으로 인해 운동의 결과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재미있는 것은 열전, 특히 제일 의외였고 신기했던것은 변희재 편이었다. 뉴데일리에서 희안한 글 쓰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사람이 원래는 안티조선의 나름의 칼럼리스트였고 멤버중 한사람이었다는 의외의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먼거리에서 그냥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하면서 구경하는 사람으로서는 신기한 일이다. 그 외에 열전에서 이런저런 논쟁에 대해 정리한것도 책의 재미 중에 하나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현재 대학생으로 김영삼 이후로 딱히 한국사의 흐름에 관심이 있기 하지만 어떤 논의들이 오갔는지는 잘 모르는 사람, 혹은 강준만이나 진중권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현재까지 왔는지 말 모르는 사람(이 두 케이스가 나의 해당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인터터넷의 태동기에 어떠한 문제들이 논쟁이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 혹은 조중동을 까는 사람을 혐오하고 어떻게 그런 인간들을 까줄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아니면 그저 킬링 타임용으로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시간 죽이려다 죽인 시간만큼 좋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저자의 단행본은  다 읽은었으며 모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저자의 책을 좋아하는 것은 저자의 논의가 굉장히 깔끔하다고 느껴서이다. 그는 책에서 최장집의 균형감각을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나 역시 저자의 균형감각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균형감각은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논의는 성향을 막론하고 좋은 논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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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2011-01-3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병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