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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와 카발라, 신의 우주 설계도 1 - 생명의 나무와 마이너 아르카나
윤민 지음 / 마름돌 / 2025년 5월
평점 :
서평에 앞서 저자의 그간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저자는 ‘서양 오컬트’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맨리 파머 홀’과 ‘폴 포스터 케이스’의 귀중한 저작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덕분에 독자들은 그동안 접하기 어려운 오컬트 지식에 대한 귀중한 접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여는 오컬트와 관련된 서적이 부족한 국내에서, 새로운 지적 자극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후 저자가 카발라와 타로에 관련된 저작을 출판했다는 사실은, 오컬트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탐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타로와 카발라, 신의 우주 설계도 part 1’을 출간하기에 앞서 이미 두 권의 타로 관련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첫 번째 책은 폴 포스터 케이스의 ‘타로 속으로 떠나는 명상 여행’이며, 두 번째 책은 전자책 형태로만 출간된 ‘타로, 우주의 신비를 설명하는 신성한 경전’이다. 이 두 권의 책은 타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자료를 제공하며, 타로에 대한 기초적이고 심도 깊은 이해를 돕는다. 처음에는 저자가 타로와 관련된 오컬트 지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3번째 책에서 카발라와 타로를 연결하는 내용을 다루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카발라는 그 세계가 매우 방대하고, 그 표현 방식이 비의적이라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도전적인 주제를 받아들이고, 끈질긴 집념과 대범한 연구를 통해 이 책을 탄생시켰다. 카발라와 타로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이 책은 단순히 타로에 대한 해석을 넘어, 오컬트 철학적 가치가 깊이 담긴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책은 기존의 타로 관련 서적들과는 접근 방식과 관점에서 명확하게 차별화된다.
첫 번째로, 서두에서 헤르메스 철학의 7원칙을 언급한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헤르메스 철학은 오컬트 전통에서 중요한 기초를 이룬다. 이 7원칙은 모든 오컬트 지식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이론적 틀이며, 이를 숙지하는 것은 모든 오컬트 학생과 교사에게 필수적이다. 특히, 이 책에서 7원칙을 첫 번째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독자들이 이후의 내용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7원칙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타로와 카발라뿐만 아니라, 오컬트 철학 전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된다.
두 번째로, 이 책의 소스 텍스트가 ‘토트의 서’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토트의 서’는 많은 오컬트 서적에서 언급되었지만,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은 드물었다. 저자는 이를 기반으로 타로의 해석을 새롭게 제시하고,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토트의 서’ 관점에서 타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토트의 서’는 고대 이집트의 신 토트와 관련된 지식이 담긴 텍스트로, 타로와 같은 신비주의적 접근에서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책은 타로의 해석을 넘어서, 오컬트 철학의 깊이를 함께 탐구하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점성학에 대한 언급이다. 점성학은 그 기원과 역사적 배경이 깊고, 타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책은 점성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12 사인 zodiac>, <모드 mods>, <데칸 decan>, <에센셜 디그니티>, <행성 planet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들 각각의 요소는 타로 카드의 의미와 연관되며, 타로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고대 7행성 외에도 현대적인 행성인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의 존재와 의의에 대해서도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 점성학은 고대 점성학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제공하므로, 이 책에서 더 넓은 점성학적 배경을 제시했더라면 타로와 점성학의 연관성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네 번째로, 4원소와 제5원소에 관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점성학과 타로 관련 서적에서는 4원소와 4체액설에 대해서 많이 다루지만, 이 책은 제5원소에 대한 설명도 포함하고 있다. ‘제5원소’라는 개념은 영화 ‘제 5원소’로 유명해졌지만, 그 원래 의미는 고대 철학과 오컬트 전통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제5원소는 물리적인 세계를 넘어서는 ‘에테르’ 또는 ‘정수’와 관련이 있으며, 이 책에서는 그 개념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오컬트 철학의 심오한 면모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제5원소를 통해 물질과 비물질, 물리와 정신의 경계를 탐구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엘리멘탈’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엘리멘탈에 대해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이 주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엘리멘탈은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로 여겨지며, 많은 사람들에게는 미신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파라켈수스는 이를 단순한 미신이 아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며 그 존재와 의미를 탐구했다. 동양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명확히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종종 미신적 요소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서양 오컬트 전통에서는 엘리멘탈을 보다 심오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엘리멘탈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선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오컬트 세계에서 엘리멘탈이 차지하는 중요한 의미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섯 번째로 카발라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다이안 포춘의 ‘미스티컬 카발라’를 소스 텍스트로 사용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출간된 카발라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이안 포춘의 책은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이 제시되어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카발라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이 책은 비유와 예시를 통해 카발라의 복잡한 세계로 독자들을 한 걸음씩 이끈다. 물론 이 책이 다른 카발라 서적들보다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카발라 입문자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지로, 카발라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참고서가 된다. 저자는 카발라의 난해한 개념들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풀어내며, 이를 통해 독자들이 카발라의 깊이와 철학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10개의 세피로트와 마이너 아르카나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흥미롭게도 메이저 아르카나가 아닌 마이너 아르카나부터 시작한다. 메이저 아르카나와 궁정 카드는 후속 부분에서 다뤄지며, ‘토트의 서’에서 발췌한 내용을 중심으로 세피로트와 타로의 상응 관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이 접근은 단순히 타로 카드의 기술적 해석을 넘어, 각 카드가 내포한 철학적 의미와 깊이를 파헤치는 방식이다. 타로의 표면적인 상징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진 우주적 원리와 철학적 교훈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접근법이다. 이 책은 타로의 의미를 보다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타로를 단순한 예언의 도구가 아니라, 인생과 우주를 이해하는 중요한 철학적 도구로 재조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2부가 언제 출간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독자들은 저자의 고뇌가 담긴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그 깊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타로와 카발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오컬트 철학적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저자의 연구와 열정이 깃든 이 책은 단순한 타로 해석서가 아니라, 오컬트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타로와 카발라의 심오한 철학적 연관성을 밝혀내려는 저자의 노력 덕분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오컬트 철학의 깊이를 이해하고, 그 철학적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