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 - 데뷔 30주년 기념 초기단편집
듀나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 읻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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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ᐢ..ᐢ₎˖◛⁺˖
일단 그냥 소장하고 싶게 생긴 디자인의 책이다. 그리고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이기도 하다. 책의 머리말쯤에 설명을 위한 글에 쓰여있듯 듀나 작가의 초기작,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할 무렵에 하이텔 과학 소설 동호회에 올린 짧은 단편들을 시작으로 그간에 써온 글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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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2024, 30년, 내가 태어난 해인 1994년에 시작된 이야기들이라서 조금 더 특별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세월이 지나 다듬어야 할 부분들을 다듬고 말을 덧붙여 탄생했다. 그렇지만 단편을 읽다 보면 이게 30년 전에 쓰인 게 맞나 싶은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SF의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SF 장르를 읽으면 정말로 그러한 공상과학적인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어딘가 불쾌한 골짜기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즐겨 읽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무서움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주기에 매우 짜릿한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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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요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AI와 로봇이 사람의 일, 직업을 대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단편이 있었다.

1994-10-28 𝒽𝒾𝓉ℯ𝓁 <11.원칙주의자>
그(사람)은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로봇을 두둘겨 패기 시작했다. ~
주인의 몸이 떨어져 나간 로봇은 기계적이고 우아한 동작으로 일어났다. 당연하지만 고통이나 수치의 빛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로봇에게 폭력성을 무자비하게 드러내는 인간의 무서움과,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여 사람의 곁에 있으며 감정을 무디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끝내 이 글의 마지막에는 결국 로봇이 인간의 감정과 이성보다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 단편을 읽으니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라는 책이 떠올랐다. 같이 읽어보면 재밌을지도!
나는 인간의 감정을 대체하는 로봇이 궁극적으로 좋지 않을 결과를 초래할 것만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생각이 많아지는 단편이었다.

˖◛⁺˖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짧은 단편이 21개가 실려있으니 취향에 맞게 읽어보기 좋다.

#읻다 #듀나 #시간을거슬러간나비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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