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는 부부가 위험하다 - 10년차 부부의 생생하고 유쾌한 싸움의 기록
박혜윤.김선우 지음 / 예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싸우지 않는 부부가 위험하다 - 박혜윤 김선우

 

쇼킹한 내용들로 가득한 책입니다. 결혼하기 전에 이 책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부부싸움을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 숨길 것은 숨긴 것일까요?

 

처음에 아내가 깨우지 않아서 늦잠 잔 것은 아내의 승. 그러나 이혼 이야기 꺼낸 걸로 완전 역전.

 

책을 모아두는 것은 쓰레기다? 여기서는 개인적으로 저도 책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남편 편을 들고 싶지만 이것은 중립. 아내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다만, 방법에 있어서는 아내가 좀 과격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에서도 지나치게 눈치보는 남편은 정말 피곤하겠네요.

 

이런 에피소드 형식으로 과격하게 싸운 것들을 아내와 남편의 시각으로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기서 아내는 제가 보기에는 너무 무서운 사람입니다. 저라면 도저히 같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제 아내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지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남편의 노트북을 박살내고, 남편을 밖에서 벌 세우고, 이혼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꺼내고(그것도 시부모님 앞에서), 시댁이 쿨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멀리하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남편은 그냥 순박하고 가부장적인 옛날 아버지 모습입니다. 현대 여성들이 같이 살기에는 속이 타들어가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글에서 아내를 ‘여자가’, ‘이 여자는’하는 식으로 표현을 하는데 실제로도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아내의 입장에서는 무지 피곤한 남편이겠다 생각이 듭니다.

 

요약하자면 아내는 쿨하고 화끈하고 다혈질로 보이고, 남편은 소심하고, 가부장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도 아내는 쿨하게 싸움의 모습을 다 드러내고, 남편은 약간 더 미화시키지 않았나 그래서 제가 아내보다 남편편을 더 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책의 끝에 있는 말이 크게 느껴집니다.

 

‘황당함마저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을 살아온 이 부부는 제가 보기에 아찔할 정도로 위험하고, 말실수를 하며 싸우고 살아가지만 황당함마저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니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앞으로 긴 인생 살아가면서 황당한 일을 많이 겪을 것인데 아내의 황당함을 제가 잘 이해하고, 저의 황당함을 아내가 잘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 아내는 아침에 딱 한 번 딸을 깨운다. 그때 일어나지 않으면 학교에 늦더라도 두 번 다시 깨우지 않는다.

 

- 남편이 주장하는 예의 바름은 ‘눈치를 보며 사는 것’

 

- 잘 생각해봐. 진짜 필요해? 얼마나 쓰는데?

 

- 결국 마음대로 할 거면서 왜 내 의견을 묻는 것인지 모르겠다.

 

- 남편에게 이런 것까지 꼭 말로 알려줘야 할까 싶을 정도로 단순한 규칙들과 그에 따른 결과까지를 분명하게 말한다.

 

- 집안일을 둘러싼 부부싸움의 최대 핵심은 집안일의 ‘그 정도’에 대해 얼마나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

 

- 남자들은 돈에 대해 얘기하는 것 자체를 찌질하다거나 쪼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돈은 현실의 문제다. 아내 앞에서만큼은 차라리 쪼잔한 남자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

 

- 진짜 이혼 사유의 절반은 돈 문제, 나머지 절반은 시댁 문제인데, 시댁 문제도 따지고보면 돈 때문.

 

- 결혼생활의 시작과 함께 ‘독립된 경제생활을 하는 성인이 됐다’는 것은, 사실 이 세상 모든 것의 가치를 돈의 액수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남편은 실제로 이뤄지는 소비와 절약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아내가 악처로 보일 때조차도 그녀의 말을 적절히 따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 여자가 바라는 건 이 미묘한 존중의 표현이다.

 

- 여자들이 바라는 건 일찍 들어오는 게 아니라 예측 가능함이다.

 

- 출세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서 술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도망을 쳐도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정해진 시간에 예상 귀가 시간을 보고하라는 아내의 요구는 어쩌면 굉장히 관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부부싸움에는 ‘절대로’를 외치기보다 ‘그렇다면’을 얘기할 준비를 해야 한다.

 

- 낙장불입. 부부간의 협상도 재협상은 없다.

 

- 연예를 100년을 했더라도, 남편으로 돌변한 이 남자는 완전히 낯선 인간이다.

 

- 누가 잘못하든 사과는 반드시, 무조건 남편이 한다. 사과의 시점은 하룻밤을 넘기지 않는다.

저는 이 걸 마음 속으로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모르지만요. 그래서 아내가 먼저 사과하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24시간 넘게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 여자는 사랑하고 사랑 받는 한 결코 늙지 않는다.

 

- 자존심 하나 버리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마누라가 항상 옳다고 믿고 살면 인생은 훨씬 편해진다.

 

-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인 보상을 하고, 그에 반하는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일관된 무반응. 그러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배우자를 보면 우리는 대개 자꾸 비교하거나 과거에 천착한다.

 

- 마음의 거리.

내 아이가 물을 쏟으면 조심하라 다그치고, 남의 아이가 물을 쏟으면 안 다쳤냐고 묻는다. 내 자식을 더 사랑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내 아이는 부주의하지 않고 의젓하기를 바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 싸움 뒤에 숨겨진 서로의 욕구 불만이 있는지 살펴라. 가령 서로 화를 내고 있지만 실은 상대의 사랑과 관심을 더 갈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시댁에 가기 싫은 이유를 남편에게 설명하기 힘들다.

 

- 이혼의 이유는 시댁, 돈, 자식 문제

 

- 나의 미안한 마음을 상대에게 진심으로 표현하는 건 사과의 시작일 뿐이다. 진짜 사과는 상대가 용서할 때까지 끝까지 그 마음 그대로 머리를 숙이는 것.

 

- 감정이 격해지고 불만이 쌓이고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바로 말실수.

 

- 유치원이야말로 진정한 육아의 본 게임.

 

- 아이들 교육에는 단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할 수 없다.

 

- 임신한 여자는 10개월 동안 다른 인격의 여자 10명이다. 아내를 비난 말라.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적극적으로 육아와 태교에 관심을 보이는 것.

 

- 아이의 아빠로는 제로에서 출발. 남편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을 설명할지 연구하라.

 

- 아이를 위해서도 담배는 꼭 끊자.

 

- 육아 자체가 힘든 것보다 그 아이랑 있는 시간에는 온전히 아이에게 100%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 정말 힘들다.

 

- 아이와 가장 잘 노는 방법.

1. 아이를 본다.

2. 아이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말로 묘사한다.

이때 구체적으로 묘사한 뒤 부수적으로 덧붙이라. “파란 블록을 잘 세웠구나. 참 잘했네.”

 

-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황당한 종류의 특별함마저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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