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천수경박사 되다 민족사 왕초보 시리즈
성법 지음 / 민족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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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면 한 스님의 지식과 지성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경전 해설서라기 보다 인문학 서적란에 있음직한 내용들이다. 즐비한 한자어구 대신에 음악이 흐르고 유머가 있으며 명확하고 흥미진진한 예시가 곁들여져 있다. 몸 담고 있는 불교에 대한 냉정한 자성의 소리도 가슴에 와닿고, 타종교에 대한 문제제기도 귀기울여진다.

  무엇보다 새로웠던 건 늘 접하던, 그리 길지 않은 천수경 안에, 이렇게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는 것이며, 타력他力신앙과 자력自力신앙(혹은 저자스님이 표현하신 신앙의 불교와 수행의 불교)이 수 백년에 걸쳐 통합정리 된 경전이라는 점이었다. 한자를 쉽게 풀이한 경을 독송할 때도 뜻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해설서를 천천히 읽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수지독송受持讀誦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궁금한 건 이 책을 읽게 될 나 같은 독자들이 저자스님이 제안하신 ‘길상사를 팔아 대대적인 불사를 한 번 해보자’는 놀라운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 것인가였다. 스님들이 어려워 말은 못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에 말 뿐인 중생구제에 실망해 있을지 모르는 불자나 비불자의 생각이 너무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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