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부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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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는 것은 상태일까, 감정일까? 불안의 한자는 아니 불, 편안할 안으로 편안하지 않다는 의미를 지닌다. 영어로 불안을 뜻하는 단어인 Anxiety는 라틴어로 목을 조이다는 의미를 가진 angere에서 파생되었다. <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는 헤세의 저서 속 헤세가 불안을 대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다시금 불안의 의미에 대해, 나에게 불안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싯다르타>와 <데미안>을 통해 헤세가 그려내는 인물과 그 인물이 불안의 계절을 지나 어떠한 느낌표를 득하는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불안은 부정적인 단어로 분류된다. 불안하다, 무섭다, 두렵다는 동의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헤세는 불안을 ‘떨쳐내야 하는’ ‘부정적인’ 무언가로 규정하지 않는다.
“안주는 달콤한 독약이다. 그것은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우리를 시들게 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낯선 길을 걷고, 낯선 생각을 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라. 그것이 살아 있다는 유일한 증거다.”
우리는 이따금 스스로 불안한 상태에 오르기도 한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편안한 상태에 머물러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채찍질을 곁들인다. 헤세는 불안한 이들에게 괜찮다고, 이를 통해 더 나아질 거라는 확신을 준다.

불안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헤세는 불안을 통해 우리가 소중한 것을 지킬 용기와 결단력, 힘을 얻는다고 보았다.
”우리는 폭풍우를 멈출 수는 없지만, 폭풍우 속에서도 등불을 지켜낼 수는 있다.“
내가 지키고 싶은 등불은 무엇일까?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다면, 헤세의 말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헤세는 불안과 동시에 사랑을 이야기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는 동시에 진정한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에 있다고 말한다. 불안과 사랑은 반의어가 아니라, 유의어에 가깝고 궤를 같이하는 감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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