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반짝일 확률 99% VivaVivo (비바비보) 43
사라 후지무라 지음, 장혜진 옮김 / 뜨인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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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와 내가 반짝일 확률, 99%

 

오랜만에 풋풋함 가득 담긴 이야기를 읽었다. 존재만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열일곱의 귀여운 사랑 이야기. 때로는 넘어지기도, 때로는 울먹이기도 하지만 부딪치면서 조금씩 둥글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주인공 올리비아는 아주 어릴 적부터 피겨스케이팅을 해왔던 터라, 아직 학교에 다닐 나이인데도 꿈 앞에 좌절하고 만다. 누군가는 꿈을 만들고 형태를 잡아가는 시기에 꿈을 내려놓은 것이다. 다들 한 번쯤은 아프게 겪을 성장통을, 올리비아는 겉으로 비추지도 않고 그저 감내한다. 그러다 아이스드림에 나타난 조나. 어딘지 까칠하지만 그 누구보다 반짝이는 열정에 올리비아는 점차 빠져들기 시작하고, 잠시 바랬던 올리비아의 마음은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문화권과 스케이트라는 독특한 주제, 게다가 청소년 성장물이라니. 읽는 눈이 즐겁다. 넷플릭스 쇼트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손색없을 듯한 열일곱 살 주인공들의 감정 묘사, 눈부신 은색 얼음이 내 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서늘함까지! 올리비아가 다시 꿈을 되찾고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내면서도,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자존감 하락과 약간의 우울감도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다. 마치 하이틴 드라마를 책으로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그만큼 자유로운 문체와 이모티콘을 직접 책에 수놓은 기발함까지 돋보였다. 하늘빛에 눈이 탁 트이는 표지 역시, 내용과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로 독자의 설렘을 더했다.

올리비아에게 조나는 단순히 사랑의 대상이 아니었다. 청춘의 한 자락을 함께 잡고 달리는 친구였으며,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 준 은인이었다. 아픈 사춘기에게 권하는 눈부신 위로, 꿈으로 가득 찬 아이들이 백 퍼센트 반짝이길.

잘 읽었습니다.

 

2020.11.17. 임서연 씀

 

 

이 서평은 뜨인돌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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