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털리스트 - 한번쯤은 이해하고 싶었던 아버지
조해나 스킵스루드 지음, 배미영 옮김 / 이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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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가족도 다 내버리고 사라졌던 아버지가 돌아왔다.
 
돌아온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지도 않았고 가족에게 심리적인 보상을 할 시도도 하지 않는다.
딸은 아버지를 원망하지는 않지만, 상황이 나빠지자 아버지를 차에 태워 멀리 '버리고' 온다.
미국식 고려장 같기도 하다. ('고려장' 장소는 캐나다의 한 수몰지역에 사는 지인의 집이다.)
 
하지만 그 딸은 애인의 배신을 목격한 뒤 내다버린 아버지 곁으로 가서 거기 머문다.
그리고 거기서 물에 잠긴 마을의 추억과 베트남에 묻고 온 아버지의 상처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온다.
 
최근 '힐링'은 만능어가 된 느낌이다. 어디에나 힐링을 갖다붙여 이제는 의미가 퇴색되고 왜곡될 정도다.
이 소설은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신통한 '힐링'도 없다.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점이 오히려 끌린다.
 
아버지가 정상적인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한 베트남의 사건도 도대체 종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저, 진실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차분히 말해준다.
그리고 힐링이 말처럼, 유행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베트남을 소재로 한 소설은 많지만 어느 지역의 수몰이라는 사건과 영화 <카사블랑카>를 연관지어 흥미롭기도 하다.
이 소설은 선물로 받아 읽었는데, 얼마 전 아버지와 다툰 뒤 마음 아파하는 친구가 생각 나 나도 그 친구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괜찮은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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