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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능소화
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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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뭔 줄 아는가. 담 너머로 늘어진 능소화를 베어낸 일이었네. 또 누군가 나처럼 햇빛이 무진장 쏟아지는 여름에 이 기방 거리로 흘러들게 될까봐. 줄기 마디마디에 흡반 같은 뿌리가 생겨나 담 따위야 너끈히 타고 넘는 능소화의 덩굴을 보게 될까봐. 담 밑에 뭉텅이 뭉텅이로 떨어진 능소화의 주홍빛에 눈이 멀까봐. 담을 타고 흐르는 소리야 막을 재간이 없지만 꽃에 눈이 멀면 돌이킬 수가 없는 법이거든. 능소화는 정말로 사람이 눈을 멀게 하는 독을 꽃잎에 숨기고 있다네. 옛말 못 들었는가. 능소화의 꽃가루가 들어가면 눈이 멀게 된다는 말. 그건 나 하나로 족하다는 생각이었지. 그래서 난 담 밑의 능소화부터 베어냈네.

‘파’ 음으로 떨어지는 꽃은 높은 가지에 핀 꽃이고 ‘레’ 음으로 떨어지는 꽃은 낮은 가지에 핀 꽃이다. 봄꽃이나 가을꽃보다 여름꽃 지는 소리가 잘 들리고 아침이나 낮보다 해질녘에 잘 들린다. 바람이 눅고 습도가 높은 날 운이 좋으면 뒤란에서 계면조 음계로 떨어지는 꽃들을 만나기도 한다. 능소화처럼 크고 무게가 있는데다가 일시에 떨어지는 꽃이라야 ‘라도레미솔’ 슬픈 계면조의 소리가 난다. 가지에서 금방 떨어진 꽃,바람을 타고 날아와 비단 운혜의 코에 걸렸다가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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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홍세화 > [씨네21]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소설

[씨네 21 No.419] 2003년 09월 09일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소설 - 한지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부터 나오키상 수상작들까지, 일본 소설 올 가이드


일본 소설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읽는 데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소설에는 어떠한 강박도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에 대해서, 민족에 대해서, 이념에 대해서 그리고 가족에 대해서. 일본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 어떤 것에도 구속되어 있지 않다. 오직 개인의 일상과 개인의 존재감만이 있을 뿐이다. 등장인물은 나와 너와 그리고 그 혹은 그녀가 전부다. 주인공들의 일상은 그들과의 관계가 유지되는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관계에 얽매이는 법도 없다. 치정 정도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장 복잡하게 꼬인 관계라고나 할까. 그들의 소설은 만나다, 헤어지다, 살아가다 딱 그 정도의 관계 안에서만 고민하고 그 안에서 방황한다. 담백하다 싶게 개인적인 소설, 그게 바로 일본의 '사소설'이다. 그들은 오직 자기 자신의 무게에 대해서만 고민하는데 강박이 없는 존재의 무게는 가벼운 법이다. 읽는 마음도 가볍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들의 소설이 항상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볍고도 무거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가벼운 작가이자 동시에 무거운 작가다. 하루키의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상실의 시대>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특유의 감성으로 디테일하게 쓴 소설이 있는가 하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세계의 구조와 인간 실존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조망한 소설이 있다. 전자는 가볍고, 후자는 다소 무겁다. 최근 출간한 <해변의 카프카>는 후자에 해당하는 소설이다. 가출한 15살 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소설은 단순하게 말하면 한 소년의 내면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주인공이 35살이 아니라 15살이다보니(하루키의 소설은 35살 남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35살 그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가끔 그게 궁금하다) 요리를 하고 연애를 하고 맥주를 마시는 일은 없지만, 음악을 듣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여 해답을 찾는 방식은 여전하다. 게다가 의식과 무의식이 시공을 초월한 대립을 통해서 비로소 어떤 답을 찾아가는 다소 난해한 설정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변의 카프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루키 소설과 다소 다르다. 작가후기에서 그는 불후의 걸작을 쓰고 싶다고 했던가. 비틀스와 듀란듀란 대신 나쓰메 소세키와 고대 소설인 <겐지 이야기>와 그리스비극을 차용하고 있는 <해변의 카프카>는 한결 깊이있고 풍부해 보이기는 하지만 때문에 하루키 특유의 감수성은 오히려 빛이 바랜 느낌이다. '걸작'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면 훨씬 재미있는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문체는 감성적인 소설에 더 적합하다. 형이상학은 그에게 버거워 보인다.

또 다른 무라카미 류는 퇴폐적이고 감각적이며 관능적이고 폭력적인 소설을 즐겨 쓴다. 그에게 아쿠타가와상을 안긴 <한없이 투명한 블루>에서부터 그가 지속적으로 택하는 소재는 마약과 섹스와 폭력. 그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세계에 냉소적인 시선을 던진다. 이러한 경향은 신작 <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에서도 예외없다. 아라키 노부요시의 사진을 그대로 옮겨 그린 듯한 책표지가 말하듯 이 책은 SM에 빠져 있는 일곱명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에게 살해된 남자가 여자들의 기억을 찾아내어 그들이 사디즘에 빠진 원인을 말해주는데, 그 원인이란 게 일곱명 모두 유년 시절의 성적 학대라는 결론이 좀 씁쓸하다. 하기야 여성을 바라보는 무라카미의 시선은 획일적인 데가 있다. 그에게 있어 여성은 성적으로 착취하거나 착취당하는 존재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여성에 대한 무라카미의 입장은 비교적 최근작인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세계 미식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무라카미 류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세계의 요리 31개를 엽편소설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 편마다 요리와 함께 여자가 등장한다. 그 여자들에 대한 묘사는 요리에 대한 그의 평가와 일치한다. 그에게 여자란 입맛 다시며 먹어치우는 요리에 불과할 뿐이다.

일탈에 관하여

무라카미 류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일탈에 대해 쓰는 시마다 마사히코는 다자이 오사무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다. 무라카미 류의 일탈이 세계에 대한 나르시시즘이라면 시마다 마사히코는 무정부주의를 꿈꾸는 소설가다. 그에게 있어 관(觀)으로 말할 수 있는 모든 세계는 부정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는 체제와 이념을 거부한다. 틀 안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고 규정에 반발한다. 심지어 그는 그 자신도 부정한다. 아니 조롱한다. 모든 이념과 집단의식이 그의 소설에서는 하나의 농담이자 유머가 되어버린다. <부드러운 좌익을 위한 회유곡>은 그 농담의 절정이다. <꿈의 메신저>에는 버려진 유조선을 개조하여 움직이는 무국적 도시를 건설하려는 소설가가 등장하는데 그런 도시의 건설은 바로 마사히코의 꿈이기도 하다. 마사히코의 소설은 워낙 독특해서 정상적인 코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악마를 위하여>를 읽어두면 다른 마사히코의 소설을 이해하는데 한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아쿠마 카즈히도는 악마적인 내성을 가진, 분열된 자아로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마사히코의 소설적 자아인 셈이다. 마사히코의 모든 소설은 아쿠마 카즈히도가 썼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39살에 자살한 다자이 오사무는 이른바 '퇴폐의 미학'을 보여주는 작가다. 그의 삶이나 소설적 행보는 우리나라 소설가 이상을 연상시킨다. 상처입은 예술가 소설의 전형인 <인간 실격>은 예민한 자아로 인하여 세상과 화합하지 못하고 끝내 유리된 삶을 살다가 미쳐버리는 한 사내의 일대기로 그 자신의 정신적 자화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상과 맞물리지도 등돌리지도 못하는 인간 내면의 풍경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이 소설은 패전 뒤 일본사회에 만연하던 허무주의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투신자살이라는 극적인 상황과 맞물려 지금까지도 일본 문청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적인 미의식

지극히 소설적인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오직 소설로만 가능한 이야기, 그것이 마루야마 겐지가 지향하는 소설이다. 마루야마는 일본 문단 내에서도 매우 구도자적인 소설 쓰기를 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의 에세이나 소설에서 드러나는 여성관이나 세계관은 나하고 맞지 않는다. 맞을 까닭이 없다. 수시로 여성을 무뇌아나 단세포 생물로 취급하는데 누군들 맞장구치고 싶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은 값진 데가 있다. '소설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건강한(?) 마초의 전형이다 싶은 그가 어떻게 이렇게 섬세한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의심이 날 정도로 그의 문체는 아름답다. 소설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훔치고 싶은 문체다. 우리나라 몇몇 작가들은 마루야마 겐지의 문장과 이미지를 그들의 소설에 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도 한데, 그네들의 심정이 이해가 갈 정도다. 겐지의 소설 가운데 특히 문체가 아름다운 소설 가운데 하나가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다. 해변가에 사는 청년이 죄를 짓고 도망쳐온 것이 분명해 보이는 어릴 적 여자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고향을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오토바이가 질주하며 보는 거리의 풍경이 내용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음에도 지겹거나 단조롭지 않다. 오히려 장편의 시를 읽는 것과 같은 감동이 있다.

아베 고보<모래의 여자>도 문청들에게는 필독서다. "8월의 어느 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되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인간의 실존을 생각하게 한다. 날마다 똑같은 분량의 모래를 퍼내야 살 수 있는 모래구덩이에 갇힌 남자의 삶은 읽는 것만으로도 입안이 버석거린다. 시시포스의 신화를 연상시키는 어쩔 수 없는 반복의 삶도 가슴 메이지만, 몇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비로소 탈출의 묘안을 세운 남자가 그 방법이 탈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탈출을 미뤄두는 마지막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다. 정작 삶을 억압하는 건 희망 혹은 가능성이 아닐까. 잠재된 가능성이라는 건 사실 실현 여부가 불가능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희망도 없이 모래구덩이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 희망을 안고도 모래구덩이에서 나오지 못하는 존재, 사실은 그것이 인간의 실존인 것은 아닐까.

여성작가들의 힘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의외로 여성작가들을 찾기 힘들다. 남성작가들의 소설 위주로 번역이 된 것인지 실제로 여성작가들의 활동이 미비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나마 알려진 여성작가들이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야마다 에이미로 이른바 여자 하루키 3인방이다. 이들의 소설은 말랑하고 가볍고 감상적이다(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여자 하루키로 불린다는 것은 하루키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건 아닐까).

소설이라기보다는 한권의 순정만화를 읽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특히 에쿠니 가오리가 쓰지 히토나리와 함께 쓴 <냉정과 열정 사이>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실연당한 사람들에게는 경전 같은 소설이다. 밀란 쿤데라가 소설 <향수>에서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 되었는가를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은 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네가(동시에 내가) 어찌하고 있는지'를 거울처럼 보여준다. 사소한 오해로 헤어지게 된 연인의 헤어진 이후를 각각의 입장에서 서술한 내용이다. 읽는 동안은 살을 에이는 감정선을 따라가느라 마음이 아린데 읽고 나면 실연의 고통도 사실은 판타지구나 깨닫게 해주는 것이 이 소설의 미덕이다. 그와 내가 맺고 있던 관계가 깨져서 아픈 것이 아니라 '아프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아픔을 가져온 전후사정과 잘잘못 따위를 잊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관계의 쓸쓸함은 에쿠니 가오리의 최신작인 <호텔선인장>에서도 읽을 수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볼 수 있는 이 소설은 '호텔선인장'이라는 이름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오이와 숫자 2와 모자가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줄거리의 전부다. 서로를 받아들이고 느끼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설레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그 감정들이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야마다 에이미는 단편집 <공주님>에서 실연 대신 연애를 통해 관계의 불안정함을 묘사한다. 5편의 연애소설이 수록된 <공주님>에서 연애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그 사랑에 도취되어 있는 순간이 아니라 그것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죽음을 감추고 있는 여자는 남자에게 버림받지 않는다' (체온재기)라는 문장은 연애나 사랑은 상대에 대한 불안이 팽팽하게 이어져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신파 같지만 수긍이 간다.









일본 여성작가들의 연애소설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유미리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유미리의 소설은 이들과 확연하게 다르다. 주제도 소재도 쓰는 방식도 다르다. 동포 2세인 그녀를 일본 작가의 범주에 넣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소설이 일본사회와 충돌하고 교류하여 형성된 정서적 기반을 근간으로 씌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 소설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일본 소설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가족에 대한 강박, 민족적인 정체성이 끝없이 노출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러한 강박도 그녀에게 아쿠카타와상을 안겨준 <가족 시네마>처럼 비교적 초기작에서만 엿볼 수 있다. 이후에 보여지는 그녀의 소설인 일본사회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렇더라도 다른 여성작가들과 주제의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은 변함없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철도원><러브레터> (영화 <파이란>의 원작 소설)의 작가 아사다 지로도 폭넓게 사랑받는 작가 가운데 하나다.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나 집안이 몰락하는 바람에 야쿠자 생활까지 해봤다는 그의 밑바닥 체험이 녹아 있는 소설은 읽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는 가족이 해체되고 파편처럼 남은 개인들이 홀로 살아가는 풍경을 자주 쓰는데 우울하고 쓸쓸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을 보면 본성이 착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편보다는 단편이 훨씬 매력적인 작가다. 최근에 나온 아사다의 소설은 주로 장편이다. 단편으로는 <장미도둑>이 있지만 <낯선 아내에게>를 더 권하고 싶다.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의 경계가 없다고는 하지만 대중적인 감수성의 글로 시작했다가 어느 정도 인기를 모으고 나면 좀더 문학적인 수사법을 구사하려는 태도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연스러운 전환이 아니라 의도적인 전환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법이다. <장미도둑>은 조금 더 문학적일지는 몰라도 '아사다'스럽기는 덜하다.

대중소설의 경쾌발랄함









소설이 농담처럼 가벼워지는 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비슷한 추세다. 경쾌발랄함은 솔직히 일본 소설이 한수 위다.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에 대한 적서 차별이 없는 탓인지 그들의 대중소설에는 콤플렉스가 없다. 특히 재미있는 건 나오키문학상 수상작들이다. 이것저것 고민하지 않고 낄낄거리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일단 나오키문학상 수상작부터 고르면 된다. 아쿠카타와상이 순수소설에 주어지는 문학상이고 나오키상은 대중소설에 주어지는 상이라는데 그 선정 기준이 유머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한·일 합작영화로도 제작된 <GO> (흥행에는 실패했지만)는 스스로를 코리언재패니즈라고 부르는 재일동포 가네시로 가즈키가 썼다. 조총련계 초·중학교를 다니며 느낀 일본사회의 차별을 딴청부리듯 경쾌한 문체로 그려냈다. 외형적으로 연애소설을 표방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 연애는 단순히 남녀의 교감의 문제가 아니라(그건 문제될 것도 없다. 이 소설에서 남녀로서의 두 존재는 갈등의 여지가 없다. 그야말로 한눈에 반해 딱딱 들어맞은 그들은, 성별 존재로서는 전혀 갈등하고 있지 않다.) 다분히 언제가 그 기원인지 알 수도 없는 국적으로 이질화된 타자들간의 문제로 나타난다. 이 문제 앞에서 작가는 역사와 상황 속에서 개인은 떠돌아다니는 부초라고 말한다. 즉 개인은 민족이나 국가 인종에 매이지 않는 고유의 개체라는 뜻이다. 물론 부초라는 표현에는 뿌리내리지 못한 이의 서글픔도 어쩔 수 없이 묻어난다. 가볍지만 경박하지는 않은 것 또한 이 소설의 미덕이다. 비극이 정점에 달하면 유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정체성 혼란의 상황을 농담으로 풀어내기까지 작가가 거쳐간 심적 고통이 소설의 문체처럼 발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또 다른 소설인 <레벌루션 No3.>도 재미는 있지만 만한 깊이는 없어서 아쉽다.

역시 나오키문학상 수상작인 야마모토 후미오<플라나리아>도 재미를 전면으로 내세운 소설이다. 농담의 기저가 비극에 있다는 앞서의 명제는 이 소설에서도 유효하다. 재미있는 소설의 주인공들은 인생의 낙오자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그러고보니 학창 시절에 반에서 제일 웃기는, 자처한 개그맨들은 모두 반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이었다. 슬픔과 웃음은 일종의 샴쌍둥이 같은 것일까.

물론 일본의 젊은 소설이 모두 경쾌발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02년 아쿠타카와상을 받은 요시다 슈이치<파크 라이프>는 현대인의 일상을 보여준다. 전철을 타고 회사와 집을 오가며 가끔 회사 근처 공원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남자의 일상과 그 남자 주위 사람들의 가벼운 에피소드가 소설의 전부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는 소설인데 한순간 아찔해진다. 끝없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고,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지만 화자는 누구와도 관계맺지 않는다. 의도한 것도 아니고,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타인과 나 사이의 거리가 숙명처럼 몸에 배었을 뿐이다. 주인공을 비롯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삶은 지하철을 타고 가다 맞은편 창 어둠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느닷없이 조우했을 때처럼 낯선 동시에 익숙하다. 내 삶이 어떠하다고 말해주지 않으면서 어떠하다고 직시하게 만들어주는, 질투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아쿠카타와상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인 신인작가에게 준다는 야먀모토 슈고로상도 수상했다. 우리의 문학적 풍경 속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실 경쾌발랄하고 당당한 일본의 '대중소설'을 읽다보면 가끔 헷갈린다. 그들의 대중소설에서는 배다른 오빠가 조폭이어서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리는 일도 드물지만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가 대중적인 상을 받았다고 해서 경원하는 일도 없다. 이른바 대중과 순수가 경계도 모호하지만 서로 배타적이지도 않고 넘나듦도 자유로워 보인다. 우리 문학에서도 그런 게 가능할까. 쉽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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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키로가의 작품들

 <밀림 이야기>에서의 자연은 생명을 가진 실체로서 환상적 이야기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인간을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만물의 영장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동물들과 모두 한데 어우러져 갈등을 빚고 대립하고 끝내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이라는 무대의 동등한 등장인물들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과 진행, 의의의 결론에 당혹스러워할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눈에 띄고 갈등의 과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들이 나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인과응보, 해피엔딩식 결론을 기대한다면 넌센스다. 옛 이야기의 결론은 이러저러 해야한다는 식의 선입견을 버리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자연의 질서와 섭리를 알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은 모두 등장한다. 앵무새, 거북이, 가오리, 호랑이, 뱀, 플라밍고…… 이들은 사람처럼 인격을 가지고 사고하고 행동한다. 더구나 멀리 라틴 아메리카의 밀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사뭇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원색의 그림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특이하며 재미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그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번역자가 후기에서 말했듯이, 인간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에 저절로 공감이 간다는 사실이다. 인간에 의해 자연과 인간의 유대가 난폭하게 단절될 때의 끔찍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포의 모든 것―100명의 작가, 100편의 작품
지난 해 공포 문학 대가들의 숨은 작품을 발굴함으로써 공포 문학의 새 지평을 연《세계 호러 걸작선》 1·2를 소개한 책세상에서 이번에는 100명의 작가들의 100편의 호러 단편 작품들을 선별한《세계 호러 단편 100선》을 출간했다.《세계 호러 단편 100선》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100편의 호러 소설이 수록된, 가히 호러 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 수록된 100편의 소설은 대부분 국내 초역으로 호러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 지평을 보다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은 호러 문학의 대표적 작가들뿐만 아니라 오노레 드 발자크, 안톤 체호프, 찰스 디킨스 등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호러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들은 호러라는 공통적인 키워드로 접점을 이루면서도 각기 독특한 차별성을 잃지 않는다. 이와 같이 정통 문학과 호러 문학을 아우르는 작가 선별은 문학성이 다소 떨어지고 단순한 흥미만을 만족시킨다고 평가절하되어온 장르 문학으로서의 호러 문학에 대한 기존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기에 소개된 호러는 강렬한 핏빛의 처절함에서부터 차가운 섬뜩함, 뒤통수를 치는 반전, 공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머러스함까지 호러가 줄 수 있는 모든 빛깔의 공포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 독자들은 100명의 작가가 펼쳐 보이는 흥미진진하고도 공포스러운 세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문학의 거장들이 내뿜는 호러의 숨결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작가들의 면면이다. 오 헨리, 체호프, 발자크, 디킨스, 조지 고든 바이런, 토머스 하디, 너대니얼 호손, 잭 런던, 기 드 모파상, 마크 트웨인, 버지니아 울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등의 이름에서 호러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작품에는 선혈이 낭자한 충격적 공포와 뱀파이어, 유령 등 호러의 전형적 창조물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음울한 분위기와 일상에 숨겨진 낯설음과 의외성이 초래하는 공포, 평온한 질서에 의해 유지되는 일상을 전복하는 반전이 수준 높은 문학적 수사로 묘사되어 있다.
현실과 환상, 일상과 비일상의 공존하는 호러의 세계
근대 단편 소설의 거장인 안톤 체호프의〈잠꾸러기〉에는 호러의 전형적 코드인 기괴함이나 환상성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로도 인간의 순간적인 어두운 충동과 소설 전체를 지배하는 리얼리즘적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는 섬뜩한 반전을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위대한 소설가 너대니얼 호손의〈세 언덕 사이의 분지〉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한 여인의 이야기를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암시적으로 들려준다. 이 작품은 자연스레 호손의 대표작《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와 오버랩된다.
사회주의적 공상소설《강철군화The Iron Heel》로 유명한 잭 런던은〈문페이스〉에서 타인에 대한 이유 없는 증오심으로 인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인까지 저지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다가 마지막에는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데, 증오심과 범죄에 빠져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묘한 공감과 동일시를 불러일으킨다. 특유의 유머와 모험담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유령 이야기〉에서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작품 중반부까지 으스스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유지되다가, 뜻밖에도 갈 곳 없는 딱한 유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처량 맞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유령의 모습에 우리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고전 호러에서 현대 호러까지
흔히 고딕 소설은 고전 호러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기묘한 공간을 배회하는 어두운 그림자를 떠올리게 하는 고딕 소설의 이미지는 초자연성을 부인하는 18세기 계몽과 이성의 시대에 반(反)하는 자유로운 상상과 억압된 잠재의식의 표출로 해석된다. 또한 고딕 소설의 공포는 질서와 안정에 가치를 둔 중산층 부르주아 계급의 잠재적인 불안을 자극하기도 했다.
E.T.A. 호프만은 독 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고딕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자동인형〉에는 당시 그가 문학주의자들로부터 공격받은 빌미가 된 초자연적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천착한 그의 문학적 세계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유령 소설의 대가 몬터규 로즈 제임스의〈학교 이야기〉는 유령과 유령에 의한 복수라는 호러의 전형적인 서사구조와 종반으로 갈수록 실마리가 서서히 풀리는 치밀한 이야기 전개방식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와 같은 고전 호러는 19세기 말 이후《드라큘라Dracula》로 유명한 브램 스토커와 공포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러브크래프트를 거치면서 한층 발전한다. 브램 스토커의〈스쿼〉는 그야말로 몸서리쳐지는 전율과 선혈이 낭자한 잊을 수 없는 장면을 각인시킨다. 우리에게는《지킬 박사와 하이드씨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로 더 유명한, 2차 대전 이후 현대적 호러의 전범적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악령이 든 재닛〉은 악령에 사로잡힌 한 여인, 그로 인해 공포에 떠는 마을 주민의 모습을 모호한 분위기와 긴장감 넘치는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다양하게 변주되는 공포, 호러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호러 문학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재생산되며 그 힘을 증폭시켜왔다. 호러 문학에서 종종 페미니즘과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한 비판의 단초를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근거이다. 미국 여성운동의 주요 이론가인 샬럿 퍼킨스 길먼의〈커다란 등나무〉는 억압적인 가치 체계에 희생당한 여성의 영혼이 유령으로 나타난 이야기를 통해 페미니즘 문학으로서의 호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러브크래프트의〈아웃사이더〉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로부터 차단된 한 인간의 모습을 치밀한 묘사를 통해 그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 시대 많은 소수자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익숙하던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보이지 않는 더 큰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순간, 평온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음을 예감하는 순간 우리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인간의 진보된 지적 능력으로 인해 더 이상 미지의 예측 불가능한 것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대에도 호러 문학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대에 심화되는 개인의 소외와 불안은 호러의 비정상성과 대치되면서도 맞물리는데, 호러의 비정상성은 기존 질서로부터의 일탈과 자유를 형상화하며, 이는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을 표현하고 그 이전의 근원적인 통합에 대한 희망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84. 깃털 베개 - 오라시오 키로가

 에드거 앨런 포의 등장에 힘입은 근대적 환상문학의 출현과 20세기로의 전환기의 환상문학, 그리고 이 시기와 맞물린 대중적 환상문학의 출현 등 '환상'이라는 요소를 안고 있는 문학세계를 총정리한 책. '환상'이라는 요소를 단일한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상상적 체험'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디킨스, 모파상, 투르게네프, 카프카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한 유명 작가들은 모두 고전적이든 현대적이든, 확고하든 주변적이든 간에, 일시적으로 또는 지속적으로 환상의 차원에 머물렀던 작가들이다. 이러한 환상의 차원은, 작중인물의 확신 체계와 그가 직면하게 되는 불가해한 사건들 사이를 가르는 간극의 크기에 따라 그 규모가 좌우된다. 이 간극은 미미할 수도 현저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간극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5. 양차 대전 사이
새로운 경향 그리고 새로운 장르 | 체스터턴, 길버트 키스 | 파레르, 클로드 | 도텔, 앙드레 | 사비니오, 알베르토 | 그린, 알렉산드르 | 키로가, 호라시오 | 그락, 쥘리앙 | 브리옹, 마르셀 | 슈나이더, 마르셀 | 에메, 마르셀 | 그린, 쥘리앙 | 파피니, 조반니 | 울프, 버지니아 | 드 라 마르, 월터 | 하비, 윌리엄 프라이어 | 야코비, 칼 | 블로흐, 로버트 | 잭슨, 셜리 | 불가코프, 미하일 | 톨스토이, 알렉시스 니콜라예비치 | 블릭센, 카렌 | 엘리아데, 미르체아 | 베리, 피에르 | 화이트헤드, 헨리 S. | 환상문학과 정신분석학 | 환상문학과 초현실주의 | 환상문학과 탐정소설 | 환상문학과 공상과학소설 | 환상미술

 라틴아메리카의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아우른 3부작. 저자는 콜롬버스, 코르테스와 같은 신세계 정복자들의 총칼에 짓눌린 원주민들의 삶과 투쟁을 쫓아가고,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절규에 귀 기울인다. 독재자들의 억압 아래서도 희망을 포기 하지 않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의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에 수록된 이야기는 각자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잘 짜여진 인과관계의 역사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여러 사건의 집합으로서의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전달한다. 1천권이 넘는 방대한 참고문헌을 이용한 저자는 추상과 압축, 극화의 형식을 이용하여 긴장감 넘치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3권 <바람의 세기>는 20세기 벽두에서부터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의 국가를 짓눌렀던 군사독재정권들이 무너지기 시작한 80년대 중반까지의 격변의 세월을 아우구스토 산디노와 에밀리아노 사파타,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페론과 에비타 등 우리에게도 낯익은 인물들과 인간의 수치의 세월이라고 말해지는 군사독재의 시대를 희망으로 버텨낸 수많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민중의 이름으로 이룬 개혁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요리한 사이비 혁명가들과 지역공동체들의 믿음인 공동의 선을 무참히 짓밟으며 성장한 풋내기 자본주의, 미주협력의 허울 아래 자행된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침략과 음모를 발가벗긴다.. - 1914년 산 이그나시오 : 키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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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dosagong님께 알려 드리는 추리 작품들...

우선 저는 번역은 별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읽어보면 우리나라 번역이 대부분 거기서거기거든요. 그리고 제가 영어나 일어를 잘 아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읽어보신 어떤 분들은 오히려 옛날 번역이 좋다는 분도 계십니다. 일어판 중역이지만요.

아가사 크리스티해문 거밖에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예전의 문고판 다른 거랑요.

그래서 요즘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했다는 황금가지의 책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80권을 모두 보실 생각이라면 해문을 권해드립니다.

황금가지에서 80권이 다 출판된다면 모르지만요. 메이저 출판사는 판매가 저조하면 중단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하지만 문고판이나 번역이 옛날 것이라 싫으시다면 서점에서 직접 같은 제목의 책을 비교해 보시고 선택하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뤼팽 시리즈까치책방에서 출판된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최초로 번역된 것도 있고 번역하신 분이 아주 공들여 번역하신 겁니다.

홈즈 시리즈는 저는 황금가지로 읽었지만 대부분의 마니아분들은 시간과공간사의 책을 추천하시더군요. 번역하신 분이 더 잘 번역하셨다고 합니다.

그 밖의 책으로는

필립 말로 시리즈북하우스에서...

그리고 번역은 옛날 거지만 희귀본을 보시려면 동서미스테리북스를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노블하우스에서 출판되는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찬우물CSI 시리즈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제가 어디선가 퍼온 겁니다. 혹 올렸을지 모르지만 다시 한번 올립니다.

당신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추리소설 50선

1.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 In The Rue Morgue, 1841 / Edgar Allan Poe

   (모두들 알다시피 탐정이 등장하는 최초의 추리소설)

 

2. 달보석 The Moonstone, 1868 / Wilkie Collins

   (T.S 엘리엇 등에 의해 최초의 추리소설로 인정받는 작품.)

 

3. 리븐워쓰 사건 The Leavenworth Case, 1878 / Anna Katherine Green

   (미국 최초의 베스트셀러이자 그린을 '탐정소설의 어머니'로 만든 작품.)

 

4. 홈즈의 모험 The Adventure of S. Holmes / Arthur Conan Doyle

 

5. 홈즈의 회상 The Memoirs of S. Holmes

 

6. 홈즈의 귀환 The Return of S. Holmes

 

7.  바스커빌가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8. 브라운 신부의 동심 1911 / G.K. Chesterton 

 

9. 브라운 신부의 지혜 1914 

 

10. 노란방의 비밀 Le Myst re de la Chambre Jaune, 1907 / Gaston Leroux

   (본격적인 밀실살인을 최초로 다룬 추리 소설)

 

11. 813의 비밀 Huit cent treize, 1910 / Maurice Leblanc

 

12.  사나이의 목 La T te d'un Homme, 1931 / Georges Simenon

 

13. 단지 조금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 1928 / Karel Capek 민음사

 

14.  픽션들 Ficciones/J.L. Borges 민음사

 

15. 오리시스의 눈 The Eye of Osiris, 1911 / R. Austin Freeman

 

16. 통 The Cask, 1920/Freeman Wills Crofts (리얼리즘 추리소설의 걸작)

 

17. 크로이든 발 12시 30분 The 12:30 from Croydon, 1934 / Freeman Wilis Crofts

 

18.  백모 살인사건 The Murder of My Aunt, 1934 / Richard Hull

    (최초의 도서 추리소설)

 

19. 미궁과 사건부/ Roy Vikers

 

20.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1926 / Agatha Christie

 

21.  ABC 살인사건 The ABC Murders

 

22.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23.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 1939

 

24.  빨강집의 수수께끼 The Red Redmaynes, 1922 / A. A. Milne

 

25. 흑사장 살인사건 The Plague Court Murders, 1934 / John Dickson Carr

 

26.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27. 화형법정 The Burning Court, 1937

 

28. 나인테일러스 The Nine Tailors, 1934 / Dorothy Leigh Sayers

 

29. 벤슨 살인사건 / S.S. Van Dine

 

30. 그린 살인사건

 

31. 카나리아 살인사건

 

32. 케닐 살인사건

 

33. 비숍 살인사건(주교살인사건)

 

34. 로마모자의 비밀 The Case of Roman Hat / Ellery Queen

 

35. Y의 비극 The Tragedy of Y, 1932

 

36. 재앙의 거리 Calamity Town

 

37. 트렌트 마지막 사건 Trent's Last Case, 1913 / E.C. Bentley

 

38. 완전 살인 The Perfect Murder Case, 1929 / Christopher Bush

 

39. 피의 수확 The Red Harvest, 1929 / Dashiell Hammett

 

30.  말타의 매 The Maltese Falcon, 1930

 

31. 빅슬립 The Big Sleep, 1939 / Raymond Chandler

 

32. 안녕 내 사랑 Farewell, My Lovely, 1940

 

33. 기나긴 이별 The Long Goodbye, 1954

 

34. 환상의 여인 Phantom Lady, 1942 / William Irish

 

35. 상복의 랑데부 The Rendezvous in Black, 1948 / Cornell Woolich

 

36. 죽음의 키스 A Kiss Before Dying, 1953 / Ira Levin

 

37. 지푸라기 여자 La femme de Paille, 1956 / Catherine Arley

 

38. 위철리 여자 The Wycherly Woman, 1961 / Ross Macdonald

 

39. 신데렐라의 함정 Pi ge Pour Cendrillon, 1962 / Sebastien Japrisot

 

40.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Cold, 1963 /John Le Carre

 

41. 재칼의 날 The Day of the Jackal, 1971 / Frederick Forsyth

 

42. 제 1의 대죄 The FirstDeadly Sin, 1973 / Lawrence Sanders

 

43.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The Eagle Has Landed, 1975 / Jack Higgins

 

44. 코마 Coma, 1977 / Robin Cook

 

45.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88 / Thomas Harris

 

46.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The Firm, 1990 / John Grisham

 

47.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48. 누가 빨로미노를 죽였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49.   산문 파는 소녀/ 다니엘 페낙

 

50.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비교해서 사기를 권합니다!  제 리스트도 한번 보세요.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워낙 그런 면은 서툴러서요.

 

http://www.howmystery.com/

참고할만한 홈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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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howmystery.com 회원들이 뽑아주신 리스트

이 글은 howmystery.com 회원들이 뽑아주신 리스트를 정리한 것입니다. 비교적 구하기 쉬운 책으로 입문자에게 적당한 듯 합니다. 참여해주신 회원분들게 모두 감사 드립니다. 역시 회원분들의 다양한 취향이 잘 드러납니다. 본격, 고전, 하드보일드, 경찰수사, 스파이, 심리스릴러 등 입문자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겠네요.  원 글은 자유게시판 1630번 글로 이곳입니다.

리스트의 표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품, 작자, 출판사, 코멘트’ 순서는 코멘트의 게시 순이고 순위 등이 아닙니다. 출판사는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출판사만 표기했습니다.

음울한 짐승(3표), 에도가와 란포, 동서문화사
이상 심리를 잘 표현한 수작
개성이 강하면서 신비로운 작품
심리적 압박감, 탁월한 스토리 텔링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까치 (타 출판사에서 재간 예정)
문장과 흐름이 좋은 작품

장미의 이름(3표),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추리소설을 더 넓은 분야로 이끈 소설
금세기 최고의 현학적 미스터리 소설
엄청난 정보량 속에 유머와 서스펜스가 뛰어난 수작

9마일은 너무 멀다(2표), 해리 케멀맨, 동서문화사
단편 추리소설의 진수
단순명료하면서도 지적인 재미가 넘치는 소품 단편집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존 르 카레, 해문출판사
사실적이고 감상적인 결말

죽은자와의 결혼, 월리엄 아이리시, 해문출판사
부조화 속에 이상심리를 잘 표현한 작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는 긴장감

X의 비극, 엘러리 퀸, 국일문화사
추리소설의 조건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작품

황제의 코담배케이스(2표), 존 딕슨 카, 해문출판사
심리적 트릭의 진수
추리소설 초입자에게 최적의 소설

10  오리엔트 특급 살인(2표),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추리소설의 재미를 만끽한다
개인적인 최고의 작품

11  반지의 비밀, 엘리스 피터스, 북하우스
추리소설 중 가장 로맨틱한 작품

12  헤르메스의 기둥, 송대방, 문학동네
국내물 중 가장 뛰어난 팩션(제가 임의로 단 코멘트입니다)

13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멋진 반전과 더불어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

14  우부메의 여름(2표), 교고쿠 나츠히코, 손안의책
낯설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무언가에 홀린듯한 독서체험
머리가 하얗게 되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 작품

15  10일 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동서문화사
일급 본격물 그리고 여운도 깊은 작품

16  가짜경감 듀(3표), 피터 러브시, 동서문화사
재미있다 외에는 별 말이 필요없는 작품(제가 보강한 코멘트입니다)
플롯팅의 절대 강자, 흥행의 보증수표
재미있고 유쾌한 추리소설

17  환상의 여인, 월리엄 아이리시, 해문출판사
순식간에 읽힌다

18  삼나무 관,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과장되지 않은 논리적인 추리

19  그린 살인사건, S.S.반 다인, 동서문화사
당시 추리소설의 수준을 확 끌어올린 작품

20  수정마개, 모리스 르블랑, 까치
모험 미스터리의 진수

21  화요일 클럽의 살인(3표),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13개의 추리극
각 단편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트릭과 재미를 주는 마플양 등장 걸작 단편집
심심하면 읽는 책

22  신의 등불(엘러리 퀸의 모험에 수록), 엘러리 퀸, 동서문화사
역사상 가장 대대적이면서 교묘한 하지만 너무나 단순한 트릭

23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D.제임스, 일신(황금가지에서 재출간 예정)
지리한 진행 그리고 소름끼치는 전율, 추리문학의 정점

24  마지막으로 죽음이 온다,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푸아로와 마플이 나오지 않는 작품 중 ‘그리고 아무도…’와 함께 최고로 즐거웠던 작품

25  숲을 지나가는 길, 콜린 덱스터, 해문출판사
독자를 가지고 노는 작가는 흔치 않다

26  엘러리 퀸의 모험, 엘러리 퀸, 동서문화사
엘러리 퀸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단편집

27  경찰혐오자(2표), 에드 맥베인, 황금가지
경찰 소설의 효시, 탁월한 재미
경찰 소설의 효시

28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청림출판
하드보일드에서 탁월한 반전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소설
- 이미 절판된 소설로 구하기는 다소 어려운 작품입니다. 다만 책이 최근에 일정 배포돼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29  네 사람의 서명, 아서 코난 도일, 황금가지
모든 추리소설이 이 책에서부터 시작됐다

30  , F.W.크로프츠, 동서문화사
이 책을 시작으로 독자는 탐정을 바라만 보지 않게 됐다(제가 보강한 코멘트입니다)

31  빅 슬립, 레이몬드 챈들러, 북하우스
필립 말로의 첫 데뷔작(보강한 코멘트입니다)

32    푸코의 추(2표),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도입부만 넘기면 흥미진진한 보물 상자
책 자체가 거대한 음모

33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태동출판사
깔끔한 문체, 깔끔한 구성, 깔끔한 결말

34  사라진 시간, 빌 벨린저, 해문출판사
마지막 장에 이르러야 작품 전체의 내용이 파악되는 독특한 구조

35  살의, 프랜시스 아일즈, 동서문화사
범인의 시각으로 범인의 심리를 통해 작품을 읽어나가는 재미

36  피의 수확, 대실 해밋, 동서문화사
하드보일드의 원점, 거칠지만 사실적인 문체로 장르의 틀을 확립한 작품

37  안녕 내 사랑, 레이먼드 챈들러, 북하우스
하드보일드의 정점, 모호한 사건과 밝혀지는 비극, 결국 작품 전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완벽한 제목

38  소름, 로스 맥도널드, 동서문화사
하드보일드의 종착점, 높은 완성도와 충격적인 반전

39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동서문화사
비극 시리즈와 동격, 라이츠빌 시리즈

41  재칼의 날, 프레드릭 포사이드, 동서문화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전개(제가 보강한 코멘트입니다)

42  Y의 비극, 엘러리 퀸, 국일문화사
굉장한 몰입감

http://www.howmystery.com/zeroboard/view.php?id=news&no=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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