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을 누비는 소년 엿장수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7
서지원 지음, 송진욱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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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만난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에요.

5학년을 앞두고 있는 겨울방학.

한국사 관련 책들을 꾸준히 읽히고 있는데요.

 

고학년문고 책 제목에 '경성'이 들어가니까

왠지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권하게 된 책이랍니다.

 

아이도 경성이 옛날의 서울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옛날 이야기인가 하며 책을 펼치더군요.

 

배경은 일제강점기.

강원도 산골에 살던 삼식이와, 경성에서 엿장수 일을 하는 나물이란 아이.

두 아이들의 인연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만나볼 수 있고요.

혼란스럽고 불확실하던 그 당시의 모습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0여 년 전 이야기인지라, 왠지 삽화도 옛스런 느낌이지 않을까 했는데,

다채로운 색감으로 덧입혀진 그림들이 함께 하니까,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더 좋았고, 

그 당시의 경성의 모습을 좀 더 알기 쉬웠어요. 

 

아이가 읽기에는 삽화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삼식이.

 

나물이.

 

고학년 문고인데, 인물 이름을 너무 유치하게 지은거 아니냐며 웃는 아이.

그 당시에는 이름들이 거의 그랬다고 배경 얘기를 해주자, 요즘 시대에 태어나서 이쁜 이름을 가지게 된 게 천만다행이라네요 ㅋㅋ

 

<경성을 누비는 소년 엿장수>와 같이 어느 한 시대를 다루는 이야기를 아이와 읽다보면,

예전에 TV를 통해 보던 시대극들을 아이와 함께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이야기들의 장면장면들이 좀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질텐데 말이죠.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역사박물관이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을 많이 다녔지만, 

아무래도 박물관은 굵직굵직한 사건 위주로 전시가 이루어져 있지요.

그런데 <경성을 누비는 소년 엿장수>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 자체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해시계, 물시계가 전부인 줄 알던 사람들에게,

째깍째깍 움직이는 시계바늘과 숫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지금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생활을 하고 있지만,

시계를 처음 접했던 사람들에게는 괴물로 비춰졌을까요???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 요즘과 같은 시계가 등장한 것이 막상 얼마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더군요.

<경성을 누비는 소년 엿장수>에서는 전기, 전차, 전화 같은 다양한 서양 문물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경성의 모습이 잘 담겨 있습니다.

나물이를 따라 엿을 팔러 다니던 삼식이.

저도 아이도, 처음에는 삼식이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책을 읽어나갔어요.

경성으로 돈을 벌러 떠나 연락이 끊긴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찾아 경성으로 올라온 삼식이와의 만남에 집중했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나물이는 가족과 나라를 구하겠다며 의열 단원들을 돕고 있는 아이였어요.

겉으로는 엿장수였지만,

독립운동가 아버지와 옥고를 치르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는 어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던거지요.

 

아이와 여러 장르의 책을 읽었지만,

특히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역사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이 참 좋더라고요.

재밌는 이야기를 읽고 있을 뿐인데, 조선총독부 폭파사건 이야기를 만나게 되고,

그 혼란스럽던 시대에 사람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엿볼 수 있고.

내가 그 당시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이 책을 읽고나면 자연스레 던지게 되는 질문입니다.

삼식이와 나물이와 함께 100여년 전 경성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내가 일제강점기에 살았다면, 나는 그 안에서 어떤 조각이 되어 있을까 그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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