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끔따끔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9
정진 지음, 최미란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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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 아이들이 모두 좋아하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신간을 만나보았습니다.

<마음이 따끔 따끔> 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고 있자니,

친구 사이에 벌어지는 속상한 일들을 소재로 하는 내용인가 짐작이 됩니다.

 

씩씩하고 장난기 가득한 호정이!

호정이는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알림장 내용을 살짝 바꾸어 적어가는 개구쟁이 친구예요.

소운동회 간식으로 한두가지 준비해오라는 것을 7~8가지 준비해오는 것으로 적어가 엄마 아빠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아이에요.

 

이런 호정이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있지요.

일러스트를 통해 느껴지듯 성격이 달라도 정말 다른 원이에요.

원이는 수줍고, 소극적이지요.


유치원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 사이였던 호정이와 원이.

그런데 입학식 환영사 읽기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오해가 쌓여 우정이 금이 갑니다.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우정이 더 단단해지고, 서로를 더 알아가는 과정은 당연한 거지요.

그런데 두 친구의 사소한 오해가 어른들이 개입되면서 더 큰 오해로 커지고, 심지어 호정이는 나쁜 아이로 평가되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면 다양한 엄마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아이들의 일에 깊이 개입해서 별일 아닌 것을 크게 만드는 분들이 아주 가끔 계시더라고요.

물론 그 또한 자녀를 사랑하는 방식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개가 갸우뚱 해질 때도 있더라고요.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단짝 친구 사이에서도 가끔 속상한 일이 생겨 며칠 어색해졌다가도 금세 또 화해하고 잘 지내며 우정을 쌓아갔던 것 같은데요.

어른들의 과보호가 아이들 스스로 마음을 드러내고 오해를 풀며 더 단단한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없애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물론 요즘 학교 폭력이나 왕따 등 학교 안에 많은 문제들이 있어서 많은 학부모님들이 걱정이 많겠지만요.

그래도 선생님과 아이들을 믿고 좀 더 기다려주며 지켜보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은 것이 저의 사견입니다.

 

결국 호정이는 아빠가 베트남에 있는 큰아빠를 도와 일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갑자기 이민을 가게 되요.

그러면서 호정이와 원이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가 끝나지요.

 

아이들 창작동화라서 당연히 해피엔딩이 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한국을 떠나며 원이에게 남긴 호정이의 편지.

'그래도 난 네가 좋아!' 라고 씐 편지를 읽으며 원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편지를 읽는 원이의 뒷모습을 통해 짐작이 되는 듯합니다.


아쉬움이 남는 마무리가 되면서 좀 더 길게 여운이 남는 것 같기도 해요.


당연히 화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친구 사이였는데, 화해를 못하고 멀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친구 관계에서의 행동이나 말에 좀 더 신중해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마음이 따끔 따끔> 책을 읽으면서 우리 두 아이들이 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4학년 딸의 경우 친구관계가 더 긴밀해지고, 깊어지는 시기이다 보니, 책 내용이 좀 더 와닿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하는 사소한 행동이 내 친구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친구관계가 금이 갈 수도 있음을 배웠으니,

2학기가 되어 친구들을 만나면 좀 더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좋은 우정을 만들어가는 두 딸내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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