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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심리 수업 -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를 키운다 ㅣ 엄마 심리 수업 1
윤우상 지음 / 심플라이프 / 2019년 5월
평점 :
'엄마'라.. '심리'라... 흔한 주제여서 기존의 책들과 다를 게 없을거라 사실 기대치가 높게 가지지 않았다. 몇페이지를 읽어내려갔다.
'숯불갈비'냄새라는 문구에서 멈췄다. 갑자기 온 몸에 배어버린 진한 역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나는 직장맘이고 너무나 형편없는 엄마이다. 여기서 말하는 '투사'로 얼룩져있고, 세련된 불안의 페르소나이며, 죄책감으로 빙산을 만들어 놓은 초자아 엄마이다.
책을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가면서 맘이 애잔했다. 가슴이 먹먹했다.
딸이 계속 생각났다. 나는 2명의 자녀를 연년생으로 두었으나 유독 첫째 딸에게 일이 많았다. 나의 실수(폭력)로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새겼고, 7세의 나이에 안면마비 경험하게 되었고, 작년 겨울에 독감판정 받은 딸을 혼자 두어 분리불안을 앓게 하였다.
매번 그때마다 주위에서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해주고 엄마가 잘해라는 말을 해주었다.
당연히 마음에 신경쓰고 책임과 의무감으로 아니 의도적으로 더 안아주고 더 들어주는 액션을 취한것 같다. 무거운 마음으로 ..(역한 엄마냄새를 풍겼겠지..)
이 책에서 작가의 깊은 호흡을 느끼며 이제 깨달았다.
'난 한번도 내 딸을 껴안지 못했구나!'
'괜찮은 엄마로 너를 껴안아 주지 못했구나!'
'향긋한 좋은 냄새나는 엄마로... 진짜 껴안아주지 못했구나!'
이런 나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걸 알아차렸군요! 정말 괜찮은 엄마입니다! 그리고 설사 당신이 그리 나쁘더라고 아이는 엄마보다 어마어마한 능력이 있어요! 엄마의 사건과 별개로 아이만의 고유의 색, 자발성, 그리고 알 수 없는 큰힘으로서 너무 너무 잘 자라요! 불안해하지 말아요!"
책의 마지막 작가와 엄마의 대화 속의 평온함이 나에게도 전해진다.
'휴우~ 애썼다. 나도 비가 오니까 참 좋다!'
비온뒤 깨끗하고 청량한 느낌이다. 지독하게 나에게 달라붙어 있던 숯불갈비 냄새가 말끔하게 씻겨 내려가고 있다. 후두둑 후두둑~
[세상의 불안한 엄마들과 이책을 나누고 싶다. 자녀를 향한 사랑으로 불안하고, 레밍처럼 달리며 불안하고, 엄마이기에 그냥 불안한 모든 엄마들이 읽었음 좋겠다. "괜찮다네요! 이젠 숨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