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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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인간이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질문 없이 우리는 제대로 된 시대를 살아갈 수가 있을까?
         인간의 미래에 대해서 <호모 데우스>와 깊은 사랑에 빠졌다. 

속독이 아니라 지적 호기심에 한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몇 권이나 만날 수 있을까?  

유발 하리리나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  쉽게 읽히는 이유는 이들이 방대한 내용이지만 책을 너무 쉽게 잘 쓴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책 중간중간 Ah-ha 혹은 WOW와 같은 감탄사를 유발하는 멋진 비유와 통찰력 있는 문장을 만난다면. 

이번 책에도 그러한 문장들이 있어서  몇 개 먼저 소개를 한다. 

핵무기가 없었다면 비틀스도, 우드스톡도 상품이 넘쳐나는 슈퍼마켓도 없었을 것이다.
로마교황청은 12세기 유렵의 실리콘 밸리였다.
정부라는 거북이는 기술이라는 토끼를 따라잡지 못한다.
-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했을 때, 우리는 말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퇴역시켰다.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도 똑같은 일을 당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는 대중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는 소수의 혁신가들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위의 내용을 완벽하게 정리를 하면  어디 가서 아는 체할 수 있을 듯 하다. :) 
역사적 사건이나 지난 과거에 대한 사실을 메타포로 정의 내릴 수 있는 멋진 통찰을 가지고 있는 사람! 유발 하라리는 분명 내 뇌의 한 구석에 그런 사람으로 자리 잡혔다. 그래서 그의 다음 책도 가능하면 제일 먼저 볼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통해서  현재 인간이 인류의 중심이 된 이유를 밝혔다. 
인지혁명, 농헙혁명, 과학혁명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인간의 과거를 다루었다.


그러나 이번 책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 마지막 장에 다루어지는  '과학 혁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사피엔스>를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일부에는  <사피엔스>에서 주장한  내용이 있기에  걱정 없이 '미래의 역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즐거움 뒤에는 왠지 섬뜩함마저 든다.
마치  '터미네이터'나 ' '매트릭스' '토탈리콜' 같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느낌처럼 말이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분명 세계를 탈바꿈시킬 테지만, 단 하나의 결정론적 결과가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제시된 모든 시나리오는 예언이라기보다는 가능성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미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 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발전을 해가고 있다. 
따라서 이것으로 무장한 새로운 개체에 의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유전공학, 나노 로봇 기술, 인공지능 등을 잘못 이용할 경우 인류에게 재앙이 올 수 있으리라는 상상은 충분히 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의미에서 작가가 책을 통해 던진 몇 가지 질문들은 상당한  시사점이 된다. 

이슬람교는 유전공학을 어떻게 다룰까?
사회주의는 새롭게 부상하는 비노동 계급을 어떻게 대할까?
자유주의는 빅데이터로 인한 빅 브라더의 출현에 어떻게 대처할까?
실리콘밸리는 결국 새로운 기기만이 아니라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우리의 정치적 신호를 우리 자신보다  더 잘 알게 되면 민주주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명공학은 전례 없는 생물학적 빈부격차를 목도하게 될까? 

작가가 던진 질문들이  하나하나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서 빅데이터에 관한 내용과 구글과 페이스북이 정치적 신호를 먼저 안다면 민주주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와 같은 질문들은  특히나 더 의미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위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갈 수도 아니면  반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빅데이터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개인을 읽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상품이 우리의 선택보다 먼저 말을 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것은 인간의 삶에 편리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도래하는 시대에 새로운 기술 종교들이 알고리즘과 유전자를 통한  구원을 약속한다면? 
즉 21세기의 의학의 목표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성능을 높이는 쪽이라면? 
이렇게 탄생한 초인간, 즉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하는 호모 데우스가 보통 인간을 19세기 유럽인이 아프리카인을 대한 것처럼 대한다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지금 밀려올  과학 혁명을 받아들일 것인가?
그러나 선택은 개인의 몫이 아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탄생하는 신흥 종교를 '기술 인본주의교'와 '데이터교'로 정의했다. 

무서운 것은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데이터교의 출현이다.  

인류가 실제로 단일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라면 그 산물은 무엇일까? 데이터 교도들은 '만물 인터넷 Internet of all Thing이라 불리는 새롭고 훨씬 더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그 산물이 될 거라고 말한다. 이 과업이 완수되면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질 것이다. 
만물 인터넷이 실제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할 것이고, 결국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 빠진 흙덩이처럼 데이터 급류에 휩쓸려 흩어질 것이다. 

인간 한 명 한 명이 데이터로 전락하고 마는 시대가 온다면 ... 
정말 끔찍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책을 덮은 후에도 다음 질문이  독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기를 희망했다.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정치 , 일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미 단 1초 만에 인간이 1년 동안 축적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춘 인공지능의 등장 앞에서 위의 질문들은 기술의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도 역할을 할 것이다. 

7만 년 전 인지혁명이 호모 사피엔스를  지구의 중심에 두었다면, 과학 혁명으로 탄생할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밀어낸 것 같이  인간을  지구에서 몰아낼 수 있을 것인가?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의미의 그물망들이 생기고 풀리는 것을 지켜보고, 한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 후손에 이르러 완전히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207쪽)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거보다는 더 나은 선택과 더 많은 선택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통찰은  '호모 데우스'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섬뜩함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다줄 것이다. 
실질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을 하겠지만,  개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유발 하라리가 던져준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PS,   이 책에서 핵심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 중의 하나가 '알고리즘'이다. 
작가 스스로 21세기를 지배할 개념으로 바로 '알고리즘'을  이야기했다. 즉 그동안 인간이 해왔던 모든 알고리즘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보면  왜 이 개념이 중요한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예시로 나왔던  채소수프를  만드는  알고리즘에 사람이 하는 일 대신 자동으로 실행할 기계가 대신한다면? 
비단 인간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채소수프 만드는 일뿐이겠는가? 

증권거래 또한 알고리즘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의사들도 알고리즘의 표적이다. 
인간 약사들이 약을 처방할 때 일어나는 실수는 평균 1.7퍼센트이다. 이로 인한 처방 오류가 미국에서만도 매년 5,000만 건 이상에 이른다.


모든 알고리즘에서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있을까?
이미 인간의 감각, 감정, 생각조차 알고리즘에 제어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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