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과학책 - 거대 괴물 · 좀비 · 뱀파이어 · 유령 · 외계인에 관한 실제적이고 이론적인 존재 증명
쿠라레 지음, 박종성 옮김 / 보누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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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식 대부분의 지식은 인간이 중심에 있습니다.

마치 옛날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천체가 돌아간다는 천동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과학은 인간인 중심인 지식의 영역에서 멀리 벗어나게 해줍니다.

과학의 창으로 본 세상은 쉽게 지구를 벗어나서 우주를 여행하게 하고, 또 때로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은 도저히 살아낼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지구의 생물들입니다. 경이롭지 않습니까!

자연스레 인간만이 지구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벗어나게 하고, 왜 다른 생물과 지구에서 공존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다면적이고,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그 새로운 면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바로 과학 덕분에 말입니다.

우리가 세계에 관해서, 우주에 대해서, 생물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수록 그 다양성과 아름다움과 단순함에 놀라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 '쿠라레'는 과학 전문 작가이자 일탈을 꿈꾸는 과학자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영화, 소설, 만화, 게임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과학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해서 SF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SF를 즐기는 이들이 즐기기에 딱인 책입니다.


SF 영화를 몇 번이나 봐야 이해가 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로는 충분히 뛰어난 영화임에도 여러 번 보는 사람들의 욕망은 영화 속에 녹아 있는 과학적 원리, 사실을 알고 싶은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 이론상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부정해버리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과학적으로 말이 될까?'라고 진지한 자세로 생각해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가 아닐까 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이는 삶의 태도와도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이게 왜 이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의 질문을 안고 살아가가는 사람의 삶이 더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책에 나온 몇 가지 이야기를 옮겨 봅니다.

첫째, 미스터리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독극물 '청산가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청산가리는 성분상 누군가를 독살하기에 적합한 물질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유는 성분 자체가 '불안정'해서 독성이 너무 쉽게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고, 해서 우연히 손에 넣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히 관리하기 않으면 아무 쓸모 없는 가루가 된다고 합니다.

또한 사람을 확실하게 죽이려면 한 숟가락 가득 퍼먹어야 하는데, 이러면 청산가리가 들어간 음식 맛은 급격히 변해버리기 때문에 몰리 일을 처리할 수 없다고 작가는 설명합니다.

앞으로 소설에서 독살의 도구로 더 이상 청산가리는 이용될 수 없을 듯합니다.


한때 'CSI 과학 수사대'를 즐겨봤습니다. 앞으로 '과학 수사'를 좀 더 즐기기 위해서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옮겨 봅니다.

과학 수사의 3대 요소.

1. 지문 감식

2. DNA 감정

3. 상황 증명

지문 감식은 아무리 서둘러도 최소 3일이 걸리고 보통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향후 100% 디지털 감식으로 전환되고 나면 단 몇 분 만에 감식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의 기술로는 그렇다고 하니, 만약 영화를 보다가 몇 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있으면 과장된 거라고 이야기를 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요? :)

그리고 지문 채취 기술도 광학 디지털 기기 개발로 인해 콘크리트 벽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에서도 쉽게 채취할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사람 몸에서도 지문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소설이나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곧 나오리라 봅니다.

DNA 감정은 압도적인 증거 능력을 가지지만 감정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장비가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990년 아시카가 사건이나 1993년부터 2008년까지 40차례 발생한 범죄 사건 모두에 연루된 '하일부론의 유령'이라고 일컫는 사건이 바로 감정하는 사람의 오류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사건이 종종 보도가 되는 것을 보면 DNA 감정 하나 만으로 유추해내는 것은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상황 증명은 지문과 DNA가 미시적인 증거인 반면 거시적인 증거를 유추하는 데 사용된다.

셜록 홈즈를 즐긴다는 것은 상황 증명을 유추해 내는 과정을 즐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혈흔이 발견되면 흩뿌려진 형태를 보고 '어떻게 찌르거나 벤 것인지'를 알아낸다.

칼로 찌른 형태를 보고 '키, 신체 능력, 근육량' 등과 같은 범인의 특징을 속속들이 파악한다.

그야말로 과학 수사의 정수다.

앞으로 과학 수사의 3대 요소를 기억하면 본다면 더 재미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SF나 소설에 등장하는 기술들을 상상의 산물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픽션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과학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기묘한 과학책'을 통해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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