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 - 용기 있는 아이로 키우는 아들러 육아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시연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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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러의 심리학이 열풍이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게 되면서 한국 사회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심리학자, 아들러! 알프레드 아들러는 오스트리아의 정신 의학자로, 프로이트, 융과 함께 활동한 3대 심리학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는 세계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에 아동 상담소를 개설하는 등 카운슬링 활동에 주력하며 아이를 어른과 대등한 존재로 대하는 육아를 제창했다. 최근에 한국에서는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육아서를 또 한 편 출간했는데, 제목은 바로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이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아들러의 심리학에 기인한 육아법의 가장 핵심은 바로 아이를 어른과 대등한 존재로 대하라 = 아이와 친구가 되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부모가 먼저 아이의 친구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를 야단쳐서도, 심지어는 칭찬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야단은 그렇다 치고, 칭찬을 해도 안 된다는 소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무척 의아했다. 항상 칭찬만 받는 아이는 과제 해결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데, 칭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는 할 수 없는 것인데 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아들러에 의하면 분노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감정이다. 요즘 육아에 있어 나의 최대의 고민은 아이를 자꾸 혼내게 되는 것이다. 야단을 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이 공부에 관한 것들이다. 12월생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곧 잘하는 딸인데, 자기 주도 학습이 되지 않아 매일 같이 듣기 싫은 소리를 하게 된다. 엄마인 내가 생각할 때는 결코 많은 양의 숙제를 내어 주지 않는데, 아이는 집중하지 못해 시간을 질질 끈다. 낮에는 학원 다녀온 후 밖에서 두어 시간 너무 신나게 놀다보니 체력이 부족한지 저녁에 책상에 앉으면 꾸벅꾸벅 존다. 그러면 여지없이 똑같은 잔소리가 반복된다. 집중해서 미리 해두고 나가서 놀지 그랬니? 매일같이 이렇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생활 습관이 안 고쳐져서 어떡하니? 학교랑 학원 숙제며 학습지는 밀리지 않고 잘 하고 있니? 퇴근해서 돌아와 쉬기는커녕 제 2의 직장 생활이 시작되는 기분! 분노가 스물스물 기어오른다. 아이와 나를 점점 멀어지게 하는 그 분노라는 감정이...

 

   이 책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내게 따끔하게 충고해 주었다. 공부를 하지 않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등(한 때 아이는 등교하는 5일 중 4일 정도는 무언가 꼭 잃어버리고 와서 나는 지치게 했다) 본인은 곤란하지만 부모 혹은 공동체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행동을 중성 행동이라고 칭하고, 이런 중성 행동에 대해서는 아의 자신의 의지를 존중해야 하므로 절대 부모가 야단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거나 준비물을 챙겨 가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등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아이의 관제이므로 부모가 최종적인 책임을 져 줄 수 없다는 것,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할 때까지 조용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많이 덜어내야 한다. 나의 마음에서 나의 욕심을.

 

   앞으로의 나의 숙제는 내가 주도하는 아이의 삶이 아닌, 아이가 인생의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서포트하는 것이다. 지금껏 퇴근 후에도 아이들의 학업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열성을 생각한다면 두 손 놓고 바라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 육아 또한 내 자신과의 싸움이 될 줄이야! 야단과 칭찬 보다는 아이에게 습관적으로 고맙다고 표현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책 마지막 부분의 구절이 오늘도 가슴을 툭 건드린다.

 

매일 아이를 지켜보면서 용기를 주는 말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내가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아이에게 용기를 얻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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