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 미션 3 - Dog Life & Dog Style
오타가키 야스오 지음, C.H.LINE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게임문화에 대해서 취미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슈퍼패미콤(SFC) 말미에 스퀘어(現 스퀘어에닉스)에서 제작한 게임 "FRONT MISSION(이하 프론트미션)"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995년에 그 첫번째 이야기가 발매된 "프론트미션"은 당시 "로봇"을 직접 제작하고 "로봇"에 직접 무기를 장착하여 전장에서 전략을 세워 싸우는 "SRPG"스타일의 게임이었다. "프론트 미션" 특유의 몰입감과 독특한 재미로 인해 "스퀘어"에게는 "파이널 판타지"에 버금가는 킬러타이틀로서 아직까지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명한 게임이다.




1995년에 스퀘어에서 발매된 "프론트미션 1st". 플레이어가 직접 "번처"라는 로봇을 제작하고 움직일수 있는 독특함으로 인해서 큰인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다음작품들이 발매되고 있는 인기게임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게임의 가장큰 장점은 스토리라고 할수 있으며 "프론트미션 1st"에서는 "O.C.U"군과 "U.S.N"군의 처절한 전쟁을 "하프만섬"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해당 글이 게임 "프론트미션"에 대한 글이 아니기때문에 소개는 여기까지 하도록하고 이에 대한 기타정보들이 궁금하신분들은 직접 찾아보고 이게임을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명작중의 명작.

 사실, 1995년 당시에 일본어를 잘 모르던 필자는 게임잡지에 실린 "공략집"을 토대로 이게임을 클리어하였는데 안타까운점이 있다면 "프론트미션"의 스토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게임을 즐겼다는 점이다. "프론트미션"의 세계관과 설정, 스토리에 대해서 깊숙하게 알고 이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들은 그 어떤 "SRPG"게임보다도 잔혹하지만 서글프기까지 한 스토리에 매료되었다고들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 "프론트미션"의 중심소재는 "전쟁"이다. 그것도 "로봇"끼리의 전쟁처럼보이기는 하지만 "인간"과 "인간"끼리의 전쟁말이다.

 이 만화의 기본적인 세계관은 게임 "프론트미션"에서 그대로 따왔다. 가상의 섬인 "하프만"이 주된 공간적배경이라는 점과 그 "하프만"섬을 "O.C.U - Oceania Cooperative Union이 정식명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동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만들어낸 정치, 군사 연합체" "U.S.N - United State Nations의 약칭. 미합중국을 중심으로 중남미 각국이 모여서 만들어진 국가"가 분단시켜서 서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 "제 2차 하프만전쟁"을 주 시간적배경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등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가장중요한 것은 게임 "프론트미션"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로봇 메카닉"들이 만화 "프론트미션 DL&DS"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오리지날 디자인으로 말이다. (게임과 만화상에서 이러한 로봇메카닉들을 "번처" 라고 부른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할때 이 "프론트미션 DL&DS"는 마치 "화려한 로봇들이 펼치는 화끈한 전쟁만화"라고 상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추측은 빗나가라고 추측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이 만화는 오리지널 프론트미션로봇인 "번처"들이 가끔 등장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쟁"을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에 "화끈한 로봇액션만화"와는 거리가 멀다.







PlayStation2, PlayStation3로 플랫폼을 바꾸어가며 꾸준하게 발매되고 있는 게임 "프론트미션" 시리즈는 화려한 "번처"들의 전투신때문에 발매될때 마다 큰화제를 모았었다. 만화 "프론트미션 DL&DS"에서도 이에 버금가는 멋진 메카닉디자인들이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만화의 주된 목표가 "번처"들의 전투는 아닌듯 싶다. (사진위: PS2용 프론트미션 5, 사진아래: PS3용 프론트미션 EVOLVED)

 오히려 이만화는 "번처"라는 로봇병기를 통해서 "전쟁"의 잔혹함과 처절함에 대해 무감각해진 21세기 현대인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알려주고 환기시켜주는 작품이다. 당연하게도 이작품은 "19세 미만 구독불가"이다. 지금부터 "프론트미션"이라는 게임에서 세계관만을 살짝 가져왔을뿐 실제스토리는 게임과 전혀 다른, 만화 "프론트미션 DL&DS". 지금부터 시작한다.

▶ 우리는 전쟁에 너무 무감각해져 있다.

 "O.C.U""U.S.N"이 철책선을 가운데 두고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상의 섬 "하프만". 그곳은 마치 우리한반도처럼 분단은 되어 있지만 그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땅이 "분단국가"라는 것도 잊어버린채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언제라도 불씨만 당겨지면 "O.C.U"군과 "U.S.N"군이 서로의 "번처"를 이용해서 전쟁을 일으킬 것 같지만 "하프만 섬"은 한동안 "전쟁"이 정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것은 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단지 "휴전" 상태일 뿐이라는 것. 이는 우리한반도의 상황과 너무 흡사하다. 전쟁이라는 것에 너무도 무감각해진 국민들이 만화속에 등장하는 것 또한 우리한반도의 정세와 비슷하다. 어쩌면 이 만화는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만화일수도 있다.

 만화 "프론트미션 DL&DS""스토리작가" "그림작가"가 따로 있다. 스토리작가인 "Yasuo Ohtagaki"는 만화 "프론트미션 DL&DS"의 한국출판기념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직접 대한민국의 최전방에 자료수집겸 들려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을 관찰하고 "일본"에서는 느낄수 없는 "전쟁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수 있었다고 한다. 


Q) 이 만화를 만드시기전, 한국에 취재를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본 작품에 이 한국 취재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요?
A)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변에 전쟁이라는 현실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일본에서, 전쟁이라는 테마와 제재를 다루는 만화를 만들어내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에 취재를 가보니 수도인 서울의중심부에는 거대한 전쟁 박물관이 세워져 있고, 고층 빌딩의 위에는 대공포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더구나, 서울에서 50킬로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휴전선이 있고그보다 북쪽엔 적국이 존재한다는……그런 엄청난 긴장감이 일상속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상화된 긴장감이 존재하는 현실이란 일본에서 거의 느낄 수 없는 것이죠. 예들 들어, [전장의 투명인간]편에서 그린 "하프만 섬의 분단"이라는 설정은, 한국을 취재하지 않았다면, 일본인인 제가 그려내는 것이 불가능 했을 겁니다. - 프론트미션 DL&DS 한국판 발행기념 원작자 Yasuo Ohtagaki의 인터뷰중 발췌.

 여담이지만 일본만화원작자들이 이런식으로 만화작품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만화팬 입장에서 무척 부러운 일이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만화가 하나의 "문화"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분단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얼마만큼 "전쟁"에 대해서 알고 있고 느끼고 있을까? 군대를 다녀온 필자마저도 군제대 이후 "전쟁"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Yasuo Ohtagaki"의 인터뷰 내용처럼 실제 전쟁의 위협에 가장 큰 긴장감을 느끼고 있어야 하는 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본에서는 언론에서 극찬하고 있는 만화 "프론트미션 DL&DS". 일본현지에서는 이미 5권까지 발매된 상태이고 한국에 정식으로 출판될 가능성이 극히 적었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학산문화사"에서 적극적으로 한국판 출간을 추진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게는 예민한 문제가 바로 "전쟁"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화 "프론트미션 DL&DS"에서는 이러한 전쟁에 무감각해진 세대들에게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참혹하고 잔인한 일인가를 일깨워주고 경각시켜주려 하는 만화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는다. 그것도 압도적인 전쟁병기인 "번처"를 이용해서…….

 사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전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필요성을 못느낄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전쟁"은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이다. 이 만화에서도 이런 시한폭탄같은 "하프만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 에피소드 형식의 독특한 진행방식

 앞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이 만화는 "번처"라는 최신형 전쟁병기 로봇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화려한 "로봇만화"가 아니다. "번처"들의 활약상을 최소화 시키고 전쟁을 겪는 사람들의 처절한 삶과 그안에서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사회현상에 집중하는 만화이다. 그것도 어떤 전쟁매니아 "사이코 기자"의 눈을 통해서 말이다.

 일정한 스토리의 설정 없이 "제 2차 하프만전쟁"을 소재로 에피소드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만화에는 특정한 주인공이 없다. 아직 1권까지 발간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는 6권까지 발행) 앞으로 진행될 에피소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인물이 한명있다면 바로 "이누즈카 켄이치". 

 그는 일본에서 "하프만섬"으로 파견된 "전쟁 취재기자" 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무리 기자라도 전쟁터에서 공포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몸을 피하는데 급급하기 마련인데 그는 이상하게도 오히려 "전쟁"을 즐긴다. 심지어 자신이 즐기는 "전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하여 인터넷을 통해 불법적으로 전파한다.

 그런 그의 이상하리만큼 느껴지는 행동들로 인해서 전세계인들은 "하프만 전쟁"의 잔혹함과 잔인함에 대해 알게되고 "일본정부"에서는 그가 일본으로 귀국하는 즉시 "체포"하기 위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미 일본내에서 "골칫덩이 기자"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하프만 섬"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리얼한 모습들을 찍고, 편집하고, 인터넷에 유포하고 있다. 어떻게 그는 "일본정부"의 제재를 피해서 이런 잔혹한 전쟁장면을 촬영하고 있는 것일까? "프론트미션 DL&DS" 1권에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는 정도의 선에서 마무리를 짓는다. 독자들이 다음권을 궁금해 하도록 말이다.





제 2차 하프만전쟁의 시작

 1권에서 소개하는 에피소드는 "제 2차 하프만섬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을 묘사한 "전장의 투명인간" 과 한 번처조종사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인 "군인의 노래"를 그리고 있다. 비록 1권에서 소개된 에피소드는 두편뿐이지만 "전쟁"의 리얼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에피소드들이다. 애시당초 이 만화는 "번처로봇들의 전투"가 주가 아니라 "진흙탕 같은 전쟁터"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주이기 때문에 에피소드형식의 진행방식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전쟁터에 휘말린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사뭇 궁금해 진다.


▶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전쟁신

 비록 현실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번처로봇"들끼리의 전투장면들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것도 "인간"이 조종하는 "전쟁병기"중의 하나일뿐. 전차도 등장하며 총을 들고 있는 군인들도 등장한다. 단지 "번처"의 옆에서 엄호사격을 해주는 정도이지만 말이다.

 아직 1권까지밖에 발행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이러한 말을 하기에 성급한 면도 있긴하지만 이 만화에서 "전쟁신"은 단 한컷이 등장하더라도 굉장히 압도적이다. 마치 3D영화관에서 숨막히는 전쟁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정도라고나 할까. 작가가 어떻게 하면 이 만화를 읽는독자들이 "전쟁"을 간접체험할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것처럼 만화에 등장하는 전쟁신은 하나하나 명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화려하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서 게임 "프론트미션" 팬들도 만족시키며 게임 "프론트미션"을 모르는 독자들도 충분히 만화속에 빠져들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 것 같이 느끼는 것은 필자뿐일까?














지금 소개하고 있는 전쟁신들은 이 만화속에 등장하는 장면들중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런식의 화려한 전쟁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편은 아니지만 독자들이 만화에 더욱더 집중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로서 효율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이 만화를 그린사람은 한국인!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알게된 것인데 필자도 깜짝 놀란 사실이 하나있다. 앞에서 살짝 언급했다시피 이만화는 "스토리작가"와 "그림작가"가 따로 있다. 스토리작가의 이야기를 전해받아서 그 스토리를 만화로 옮기는 만화작가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이 만화의 "그림작가"는 놀랍게도 한국인이다. 그것도 만화가 "이태행"님의 문하생으로 있었던 "윤찬희"님. 그는 한국에서 정식으로 데뷔하거나 크게 알려진 만화가가 아니다. 이작품에 참여하기 직전에 "이태행"님의 문하생으로 일했기 때문에 한국만화계에서 볼수 없었던 만화가임에는 당연하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일본"에서의 적극적인 "러브콜"때문에 일본땅에서 "만화가"로 데뷔를 하게 된 셈이다. 비록 한국에서 정식으로 데뷔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일본현지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만화의 작화를 한국인이 담당했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해진다. 그와 동시에 "한국의 척박한 만화계의 현실"을 재차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어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일본에서 한국만화가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윤찬희"작가님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링크).  이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또한 한국땅에서도 이런 실력있는 만화가가 마음놓고 작품활동에 매진할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도 빌어본다.


▶ 일본만화가 던지는 전쟁에 대한 경각심

 이 만화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전쟁"이라는 것의 잔혹함에 대해 느낄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라고 말하는 원작자 "Yasuo Ohtagaki".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다. 


"전쟁을 오락거리로서 그리는 것에 저항감이 생기더군요."

"인간은 어디까지나 이렇게 우둔하고 어리석은 짓을 하고만다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그려내 보려고 했습니다."

"한국의 독자여러분이 이 만화를 어떻게 읽으셨을지 대단히 흥미진진합니다."

"전쟁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한국인 앞에서 마치 전쟁에 대해서 잘 안다는 듯이 그리지 말라는 의견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만화는 이정도로 표현의 폭이 넓다는 점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9세가 넘어서 구독이 가능한사람들은 이번달, 이만화에 집중해보자.  만화 "프론트미션 DL&DS"는 어쩌면 "전쟁에 무감각해진 세대에게 던지는 메세지이자 경고" 일지도 모른다. 
 

더 많은 만화리뷰는 http://polarbearban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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