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세트 - 전5권
윤태호 지음 / 한국데이타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7월 14일, 투캅스부터 시작해서 공공의적과 실미도를 연출한 강우석감독이 만든 최신영화가 개봉한다. 그 영화의 제목은 "이끼". 충무로에서는 어느정도 최고의 위치에서 다양한 영화를 만들어낸 강우석감독의 최신작이라는 홍보 하나만으로 충분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끼"가 만화가 원작이라는 것을 아는가?

 "또 만화원작 영화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이영화의 원작인 "이끼". 분명히 뭔가 있다.


▶ 강우석 감독을 반하게 만든 윤태호의 "이끼"

 강우석감독은 자타공인 한국영화판에서 최고의 감독중에 한명이다. 투캅스, 공공의적, 아라한장풍대작전, 실미도, 킬러들의 수다, 주유소 습격사건등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세계관을 보여준 강우석감독의 능력과 재능은 이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강우석감독이 굉장히 오래전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만화가 있다. 그 작품은 바로 윤태호작가의 "이끼".

 다음속만화세상에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약 1년6개월간 연재한 웹툰 "이끼"는 이미 윤태호작가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대표작인만큼 연재당시에 굉장한 인기와 이슈를 쏟아내면서 수많은 독자들이 윤태호라는 작가를 알게한 그에게는 아주 고마운(?) 작품이 되어버렸다. 이미 "이끼"의 작품성과 대중성은 검증이 된 상태이고 오늘은 "이끼"라는 만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얼마만큼 흥미롭고 읽어볼만한 만화인지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이끼"가 다음속 만화세상에서 연재할때부터 강우석감독은 만화 "이끼"의 애독자이며 팬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또한 이 작품을 자신의 손으로 반드시 영화화하겠다는 의지 또한 내비쳤다. 결국 강우석감독은 "이끼"를 영화화하는데 성공하여 현재 일주일남짓한 기간동안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 결과또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원작팬들의 실망이 클 수도 있겠죠. 스릴러를 한번도 안 찍은 제가 이끼를 영화로 만든다니 말이죠.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보고나서 평가해 달라고 말이죠" - 강우석감독



" 내 모든 것을 바친 저의 전환점이 될 영화입니다. " - 강우석감독



" 투캅스2를 개봉할때와 똑같이 떨린다. " - 강우석감독



" 연기하면서 스트레스를 가장많이 받은 작품인 것 같아요. 원작 부담에 짖눌렸죠. 제가 잘할 것 같은 자신감도 처음에는 별로 없었습니다. " - 배우 정재영



" 제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 원작 팬들의 아우성이 이어졌죠. 강우석감독님의 강력한 지지가 없었으면 아마 연기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 - 배우 정재영



" 강우석감독의 영화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다. " - 장진감독


 위에 소개한 멘트들은 각종언론에서 이작품을 연출한 강우석감독의 인터뷰내용과 주연역할을 맡은 배우정재영, 시사회를 관람하고 나온 장진감독이 "이끼" 를 두고 했던 말들이다.

 도대체 만화 "이끼"는 어떤작품이길래 영화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잔뼈가 굵은 감독, 배우인 강우석과 정재영을 긴장하고 부담스럽게 만들었을까? 이제 만화 "이끼"의 습하고 음침하며 섬뜩한 세계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자.

※ 주의: 필자는 영화 "이끼" 가 아닌 만화 "이끼"를 중심으로 이 포스팅을 작성하였다. 영화 "이끼"에 대한 이야기는 만화 "이끼"를 설명하고 소개하기 위한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 영화 "이끼"의 초기단계 포스터. 이끼의 느낌을 충분히 살린 화면이 인상적이다. ※



▶ 도대체 "이끼"의 원작자인 만화가 윤태호는 누구인가?

 만화계에 대한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윤태호라는 작가가 "이끼"를 통해서 유명해진 "웹툰작가"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태호작가는 태생자체가 온라인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만화를 그리는 "웹툰작가"가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지면만화를 그려온 근본부터 지면만화작가라는 얘기이다. 



<여기서 잠깐!>


 예전부터 반복적으로 필자가 언급했다시피 만화가면 같은 만화가이지 왜 굳이 "웹툰만화가", "지면작가" 라는 표현을 쓰고 있을까?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전부터 만화책이라는 문화컨텐츠는 우리 실생활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 보통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톤을 붙이며, 채색작업을 통한 길고 긴 작업을 걸쳐서 작품하나를 완성하는 것이 만화가가 만화를 그리는 방법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만화가들은 이러한 작업과정을 통해서 작품을 그려왔다. 당시 일본의 그것을 닮은 만화잡지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던 시기여서 일주일에 한편씩 작품을 그려내야 하는 만화가들은 만화를 그려내기 위한 이런한 단계들이 혼자서 감당하기 불가능했던 작업이었던 만큼 문화생(만화가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유명한 만화가들 밑에서 톤작업등 여러가지 기술들을 배우면서 도와주는 역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만화를 그렸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만화대여점과 불법만화스캔등으로 인한 곪았던 상처가 터지면서 한국지면만화의 시장은 급격하게 추락하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불쑥 고개를 내민것이 "웹툰"이다. "웹툰"이란 말그대로 인터넷에서 볼수 있는 만화이다. 사실 만화이기는 하지만 무료로 제공된다는 면에서 기존 지면만화책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며 보통 타블렛이라는 기구를 통해서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 아닌 혼자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이점도 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대의 흐름상 웹툰의 발전과 발달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만화계를 이끌어왔던 만화가들이 웹툰으로의 전향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마지막 자긍심때문도 있지만 "웹툰"과 "지면만화"의 전문성차이 때문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예전에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만화잡지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입상해야 하는등 그 실력과 작품성을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후에 공식적으로 데뷔를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웹툰이라는 매체의 성향상 이러한 특별한 대회입상을 통한 데뷔가 아닌 자신의 공식홈페이지 혹은 다음이나 네이버와의 연계를 통해서 예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만화가라는 타이틀을 따낼수가 있다.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지니고 있고 만화를 사랑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화가라는 직업의 꿈을 심어줄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 작품성이나 전문성, 만화에 대한 깊숙한 고찰등이 부족하고 떨어진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솔직히 필자는 "웹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기대했던 "웹툰" 작가들에게 너무나 실망한적도 있고 100% "웹툰" 때문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일정부분 "웹툰" 때문에 "지면만화"가 더욱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런 지불 없이 "공짜" 로 만화를 아무때나 손쉽게 즐길수 있다는 점도 걸린다. 이는 안그래도 다른 문화컨텐츠에 비해서 홀대받는 "만화" 가 더욱더 저급하고 저렴한 문화로 추락하는 빌미를 제공할수 있을 것 같기에 불안하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최근 들어서 오히려 "웹툰"을 통해 만화출판시장이 활발해 지고 있는 부분과 "만화"라는 컨텐츠가 예전보다 대중화되어 가고 있는데 "웹툰"이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필자도 "웹툰"에 애정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시대의 흐름은 "웹툰"이며 "지면만화"와 "웹툰"이 한국만화판성장과 대중성이라는 거대한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노력하고 달려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 책으로 집필되어 출판된 다양한 웹툰들. 이미 한국만화계에서 웹툰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이미지 출처는 알라딘(http:// aladdin.co.kr) ※    

 필자는 윤태호라는 작가를 예전 "찬스" 라는 만화잡지에서 연재한 "YAHOO"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1998년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YAHOO"라는 왠지 웃긴(?) 제목때문에 우연히 읽어보게 되었었다. (그때 당시 제목을 보자마자 웃었던 이유는 포탈사이트 "야후" 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YAHOO"는 대한민국땅에서 일어났던 각종사건사고들에 픽션을 가미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인데 굉장히 유명했던 사건사고들, 예를들어 성수대교붕괴사고, 지존파사건, 삼풍백화점붕괴사고, IMF사건, 각종 고위층의 비리사건등을 다루고 있다. 이때부터였을까? 윤태호작가의 만화는 힘이 실려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현대시대의 수많은 부조리와 각종 비열한 논상등을 전면에 대고 반발하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이 서린 여인이 가슴속에 서슬퍼런 칼날을 숨겨 가지고 다니듯 잔잔하면서도 뼈대있게 비판한다.

 "YAHOO" 또한 그랬으며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이끼" 또한 그렇다. 사실 만화가 윤태호는 꽤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만화가였으며 다양한 수상경력을 통해서 대중성또한 인정받고 있던 분이다. 그러한 윤태호작가의 만화가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고도 할수 있는 "이끼". 
 윤태호작가는 지면만화에서 쌓아 올렸던 작화실력과 자신만의 담론, 자신만의 만화세계를 만들어 내기 위한 확실한 잣대가 존재하는 뛰어난 만화가이며 단지 많은 대중들이 웹툰 "이끼" 를 통해서 비로서 그를 알게 되었을 뿐이다. 



※ 이미지 출처 및 내용출처 - 네이버캐스트 "한국인" (http://navercast.naver.com/korean/cartoonist/427) ※







▶ 이끼는 어떤 만화인가?



<이끼>
명사. 보통 1cm ~ 10cm 정도 되는 식물로서 훨씬 큰 것도 있다. 이들은 보통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 엉켜 집단을 이루어 자란다. 이들은 꽃이나 시앗을 갖지 않으며, 단순한 잎이 가는 줄기를 덮는다. 우주공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태호작가가 2007년 "다음 만화속 세상" 에서 1년여간 연재한 웹툰 "이끼"의 전체적인 분위기과 컨셉은 위에서 설명하고 있는 식물 "이끼"를 떠올리면 된다. 습한지역, 어두운 곳에서 마치 남들 몰래 음침한 행동을 하는 듯이 서식하는 "이끼". 
 만화 "이끼" 에서도 주인공인 "류해국" 이 어두컴컴하고 밀폐된 한 마을에 발을 딛게 되면서 이만화는 시작한다. 윤태호작가가 만화의 제목을 어떤연유에서 "이끼"라고 지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수 없다. 하지만 분명 식물 "이끼" 의 특성과 성질을 빗대어 제목을 지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판단해 본다.



※ 이끼같은 마을로 진입하는 주인공 "류해국"의 차량. 마을입구부터 습하고 기분나쁜 기운이 느껴진다. 이끼 2회中 ※



30년간 외부의 침입이 없었던 한마을. 이 마을에 살고 있었던 아버지(류목형)의 죽음에 마을을 찾게되는 "류해국". 그는 여느 일반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 검사(박민욱)와의 법정마찰로 인해서 돈과 명예, 가정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다시는 서울로 돌아오지 않기로 결심한 채 마을로 향한다. "류해국"은 애시당초 아버지의 죽음때문에 마을로 가게 된 것은 아니지만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른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술자리. 그자리에서 이장 "천용덕"을 비롯한 모든 마을사람들이 "류해국"에게 서울로 언제 떠날 것이냐고 물어본다. 그런 그들의 물음에 위화감을 느낀 "류해국""마을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살겠다" 고 얘기하는데 순간 마치 자신의 영역에 낯선사람이 침범하여 기분이 나쁘다는 식의 표정을 짓는 마을사람들. 그런 마을사람들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류해국"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위화감을 느낀다.

 평소 의심이 많던 "류해국"은 그날 이후로 마을생활에 익숙해지는 척 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을전체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아버지의 죽음이 이 마을사람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30년간 은폐되어 있던 이끼같은 마을을 파헤치려고  동분서주하는데….

이 마을, 무언가 숨기고 있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

이끼같은 이 마을의 비밀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류해국"은 무사히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된 자들의 꼬리를 밟을 수 있을 것인가? "류해국"의 목숨은 안전한 것인가? 지금 30년간 은폐된 마을의 비밀이 밝혀지려 한다!

 이끼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영화 "이끼"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명대사의 표현까지 모든면에서 만화 "이끼"를 그대로 영상으로 담아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줄거리는 만화 "이끼"의 줄거리이기도 하지만 영화 "이끼"의 줄거리이기도 하다.
 
 만화 "이끼"의 장르는 스릴러이다. 만화작품에서 스릴러라는 장르는 그다지 많이 쓰이는 장르가 아니다. 더욱이 음성과 영상이 없는 만화책에서 "스릴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는 과거 "공포의 물고기" 리뷰에서도 밝혔다시피 "공포만화장르"와 함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윤태호는 웹툰의 성격과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컬러작화를 선택하였고 "이끼"에 등장하는 30년간 은폐된 마을의 비밀스러움과 주인공인 "류해국"을 비롯해서 그곳에 살고 있는 이장및 마을사람들의 감정표현을 흑백만화보다 효율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만화 "이끼" 가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컨텐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가 거꾸로 솟을만큼의 긴장감과 섬뜩함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 윤태호작가의 과도하지 않은 적정선에서의 컬러작화는 만화를 읽는 독자들이 작품에 몰입하도록 효과적으로 도와준다. 이끼 3회中 ※


 만화 "이끼"는 한편의 잘짜여진 스릴러 미드를 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오싹함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너무할 정도로 과장된 등장인물들의 표정을 표현하는 부분과 만화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가는 이 만화의 공간적 배경은 독자들 스스로 이 마을속에 숨겨진 비밀을 궁금해 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몰입도와 긴장감은 여태까지 한국만화에서 뚜렷하게 찾아볼수 없었던 굉장히 뛰어난 특징이며 "이끼"가 2007년 당시에 수많은 웹툰독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결정적 이유라고 할수 있다. 



※ 만화 "이끼"에서 가장 미스테리한 인물인 마을의 이장 "천용덕"의 표정변화.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섬뜩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 이끼 2회中 ※


 이러한 구도는 만화가 중반부를 지나 종반부로 치닫으면서 더욱더 짙어지는데 마을의 비밀이 점차 밝혀지면서 이 만화를 집중해서 읽지 않은 독자들은 책을 다시 첫장으로 넘겨가면서 사건과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보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애시당초 만화에 대한 몰입도가 다른만화작품들과 다르게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수고스러움을 겪어야 하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면 만화 "이끼"를 허투루 읽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만화 "이끼"의 등장인물들과 작품의 특징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이끼" 1권과 2권의 앞표지와 뒷표지. ※

 







▶ "이끼" 에 등장하는 "이끼" 같은 인물들

 만화 이끼에 등장하는 중심인물들은 10명남짓이다. 80회분량, 단행본으로 5권분량의 장편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30년간 은폐된 조그만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비밀들이 중심이야기 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단순히 작품의 조연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요인물들로서 누구 한명 놓쳐서는 안된다. 단순히 주인공은 "류해국", 나머지 인물들은 "조연" 이라고 판단하면 엄청난 착오라는 얘기. 지금부터 "이끼" 속에서 열연을 펼치는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단 한명도 빠짐없이 알아보자.




(1) 류해국

 "이끼"의 주인공. 아버지의 죽음소식을 전해 듣고 30년간 은폐된 의문의 마을에 발을 딛게 된다. 평소 의심이 많고 결벽증적인 집착성과 메모습관 때문에 서울에서 생활할 때부터 주변사람들과 불화가 많았다. 나름대로 성공한 서울생활을 했다고 평소에 생각했지만 "박민욱" 검사와의 법정싸움 때문에 직장도 잃고 집도 잃고 가정도 잃은채 스스로 자신의 인생은 실패했다고 자책한다.
 마을사람들의 감시하는 듯하면서 섬뜩한 눈초리를 억지로 참아가며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데 그속에 아버지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더욱더 마을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게 된다. 그의 성격을 대변하듯 마을 곳곳을 치밀하게 조사하고 뒤지는 노력으로 인해서 조금씩 마을의 비밀과 타락함, 더러움을 알게되는데….
 주인공이라고 하여 여타 만화들처럼 멋지고 완벽한 모습이 아닌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마을에 살고 있는 이끼같은 사람들만큼이나 음침하고 어두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2) 천용덕

 수상한 마을의 이장. 30년째 이장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의 말 한마디면 마을사람들부터 읍내 상인들까지 모두 굽신거린다. 그의 영향력이 끼치지 않는 곳은 없으며 심지어 읍내경찰과 피씨방주인들까지 그의 말 한마디에 충성을 다한다. 이 마을에서 가장 위험하고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등장하며 마을의 시작과 끝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냈다고 말하고 다닌다.
 "류해국"의 아버지인 "류목형"의 죽음으로 마을에서 생활하게 된 "류해국"을 항상 감시하며 호시탐탐 쫓아낼 기회를 엿보고 있다. 도대체 그는 과거에 어떤 일을 저질렀을까? 그의 수상스러운 행동은 어떤 목적때문이며 무엇은 감추고 숨기려고 하는 것일까?
 주인공인 "류해국"과 함께 이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중의 한명이다.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등장하며 어떤의미에서는 주인공인 "류해국"보다 더욱더 부각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3) 김덕천

 수상한 마을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중의 한명.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바보이며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면 어떤일이든지 하는 이장 "천용덕"의 오른팔 같은 존재이다. 주인공인 "류해국"이 마을에 정착하여 살기시작하면서 "류해국" 옆에서 마을일에 대해서 항상 설명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주인공인 "류해국"에 대한 친절함이라기보다는 이장에 의해서 "류해국"을 24시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고 하는 행동이라고 할수 있다. 모자란 캐릭터로 등장해서 그런지 "류해국"에게 더욱더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하게 되고 이는 "류해국"이 마을의 비밀에 조금씩 접근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한다.
 "이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캐릭터중의 한명. 약간 지능이 모자란 인물로 등장하는데 이 작품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릴러물인 "이끼"가 작품내내 무거운분위기를 유지하려 할때 가끔씩 "툭"하고 튀어나오는 그의 등장은 극의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때로는 웃긴, 때로는 음친한, 때로는 섬뜩한 모습을 보이는 그는 이 작품에서 제일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4) 전석만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중의 한명. "김덕천"만큼 "천용덕"과 붙어다니지는 않지만 읍내에서 농기구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마을로 들어오는 수상한 움직임을 항상 감시하고 관찰한다. 어떤 연유로 인해서 이 마을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작품을 읽어보면 알 수 있으며 만화의 중반부에서 주인공인 "류해국"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죽는다.



(5) 하성규

 마을안에서 비닐하우스 재배를 도맡아 하고 있는 주민. 전석만과 같은 날에 이 마을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사실만 밝혀졌을뿐 그의 과거는 베일에 감추어져 있다. 마을에서 가장 괴팍하면서 힘이 센 인물이며 전석만을 죽인 사람이 "류해국"이라고 확신하여 그를 감금하고 폭행한다.



(6) 이영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유일한 여자. 마을 입구쪽에 있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이장인 "천용덕"을 비롯한 마을사람들 모두에게 항상 식사를 제공한다. "류해국"이 처음 마을에서 살기 시작했을때 한달여간 이 여자의 슈퍼마켓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된다. 주인공인 "류해국"은 이장의 또다른 끄나풀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친절함과 미소, 섹시함 때문에 스스로도 혼란스러워 진다. 더욱이 "류해국""전석만"과  몸싸움에서 상처를 입었을때 마을사람들 몰래 치료를 해주기 까지 하는데….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이마을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이끼"에 등장하는 여자인물들중에서 유일하게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만화가 완결될때까지 그녀의 과거, 비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며 마지막화까지 읽었을때 비로소 독자들은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다.



(7) 박민욱

 주인공인 "류해국"이 서울에서 일으킨 사건 때문에 법정에서 그와 다툼을 했었던 검사. "류해국"이 이 법정다툼으로 인해 모든것을 잃었듯이 "박민욱 검사" 또한 "류해국"과의 법정 싸움으로 인해서 자신의 검사자리에서 쫓겨나 지방으로 발령되는 등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결국 부인과 이혼까지 하게 되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파국으로 치닫도록 원인제공을 한 "류해국"과 다시 얽히게 된다.
 만화 "이끼"에서 유일하게 "류해국"의 편에 있는 인물이라고 할수 있다. "류해국""박민욱검사" 는 서울에서 서로 원수지간이었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한 "류해국"의 도움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30년간 은폐된 마을에 "류해국" 다음으로 발을 딛어 놓게 되는 두번째 사람이 된다. 검사 특유의 능력과 직감으로 "류해국"과 함께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과 의문점들을 일사천리로 해결하는 듯 하지만 자신을 망쳐 놓은 "류해국"을 도와주고 있다는 아이러니함에 스스로도 혼란스러워 한다.



(8) 류목형

 주인공인 "류해국"의 아버지. 이 마을에서 이장인 "천용덕"과 함께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의 죽음은 작품 중반부까지 비밀과 음모에 둘러쌓여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 인해 이 마을에 정착하여 살게 되었고 "류해국"을 임신하고 있던 부인을 강제적으로 서울로 떠나보냈을까? 이런 궁금증들은 작품의 마지막화에서 시원하게 밝혀지는데 상상이상으로 충격적이다.
 어떤의미에서 만화 "이끼"의 이야기가 전개 되는 시발점을 제공해주는 인물이다. 그가 죽음으로 인해서 주인공 "류해국"이 마을로 들어오게 되며 마을사람들 또한 그의 죽음으로 인해 불안해 하기 시작하면서 만화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총 다섯권의 단행본을 통틀어도 등장횟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극의 후반부에서 "류목형" "천용덕"의 과거회상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



(9) 읍내 경찰관

 읍내를 비롯해서 이 마을이 관할구역인 경찰관. 하지만 마을사람들의 비밀과 음모를 숨겨주기 위해서 모든 증거자료들을 수시로 은닉한다. 또한 "류해국"의 도움요청에 오히려 이장인 "천용덕"의 편에서 "류해국"을 궁지로 몰아넣으려고 하는등 경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장 "천용덕"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그 또한 "천용덕"의 과거와 관계된 인물인데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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