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존재들
브라이언 도일 지음, 김효정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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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브라이언 도일의 산문들을 엮어 낸 것입니다. 특이한 점은 성경 구절이 많이 등장하는 대신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으로 가득한 책이라는 것입니다. 종교 서적에서 성경 구절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낯설었으나 되려 산문 속 이야기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개인의 일상에서 신앙은 무엇일까?’ 능동적으로 고민하도록 만드는 듯합니다.

저자는 살아가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신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늘 온화하게 그들을 맞이하는 우체국 직원 등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아, 저런 모습이야말로 교리를 실천하는 것이지!’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나는 저렇게 살고 있는가 반문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그렇지 않은 제 모습에 반성을 하게 되었지만요. 이기적이고 나약한 사람이지만 누군가는 저에게서 하느님과 천사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게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힘든 일이기에 자신이 하는 것이라는 어느 수사의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들어 힘든 일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은 이기적인 제 모습과 대비되어 뜨끔하는 마음에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도구로서 사용되기를 바란다는 수사의 이야기에서 매번 평화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읊조리던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무의식에 중얼이던 그 구절을 이야기 속 수사처럼 진심으로 원했던 적이 있었나 돌아보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하는 지금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어떤 것이든 알맞은 도구가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성경 속 이야기를 다루거나 성경 구절을 해석하는 책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일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신앙에 대한 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처럼 살아가기 바쁘다고 ‘성당에 가는 게 신앙생활이지!’라고 생각한 독자들에게 일상이 신앙임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큰 종교적 깨달음을 주는 듯합니다. 또 이 책의 이야기들에 가득한 온기로 늘 빡빡하게 바쁜 삶에 편안한 휴식을 얻을 수 있어 읽는 동안 참 평화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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