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허은희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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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도 틈만 나면 미얀마 이야기였다. 미얀마에 대해 말할 때면 마치 여행사 직원이 된 기분이고, 우연히 어딘가에서 미얀마에 관한 내용을 발견하면 뛸 듯이 기쁘다. 내 꿈 중 하나는 미얀마의 매력을 알고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다."


로힝야 무슬림난민 사태를 비롯하여, 아웅산수치가 대표하는 문민정부와 군부와의 어색한 동거, 사회 치안과 국방 등을 점령하고 있는 군부세력 등 이 책을 선택하기 전까지 내가 미얀마에 대해 알고 있던 내용 전부이다. 최근에는 군부 쿠데타로 인해 미얀마 시민들이 자신들의 터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며 평화적인 불복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국제적 우려 등이 추가되었다. 즉, 내가 미얀마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이라곤 전형적인 정치 및 사회이슈들 뿐이다. 이 지구에 나와 함께 땅을 딛고 호흡하며 살아가는 나라와 사람들이 그렇게 많건만 어떤 나라 하나 깊이 알고있지 못하다. 그런 지금의 내 모습에 적지 않은 불만을 자주 느끼곤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고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서평을 쓰게 되었다.

코이카 국제개발전문봉사단의 소속단원으로서, 가족들의 구성원으로서, NGO 봉사단원으로서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미얀마를 체험했던 '허은희 작가님'의 이야기이다. 국내에서 개발정책학을 전공하며 미얀마출신을 비롯한 다양한 외국인들과는 자주 마주치며 보통의 재미를 향유하며 생활하던 그녀가 미얀마를 통해 어떤 체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갖게 되고, 어떤 감정을 마주하였는지 알록달록한 체험록들을 한 데 모아 만들어낸 책이다.

허은희 작가님이 갖는 특유의 성격이 처음부터 강하게 풍겨온다. 관계를 소중히 하되, 하루하루 자신이 느끼는 세세한 감정선에 충실하며 보다 알차게 살고 싶어하는 한 명의 여대생 모습을 자주 떠올렸다. 자신과 함께 일하는 현지 여직원분의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함께해도 되겠냐고 적극적으로 제의하는 모습, 현지 식당 아주머니의 집에 놀러가 아이들까지 놀아주는 모습, 미얀마 현지 시민들의 기부로 오랜 기간 불교문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사원에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보며 울며 침울에 빠진 모습, 친한 동네아저씨같은 오토바이 운전기사 분과 단짝이 되어 아저씨의 아들딸의 결혼식같이 참여했던 이야기들 등의 에피소드만 보더라도 작가님이 어떤 사람일지 자연스레 자주 상상할 수 있었다.

미얀마 현지인들의 사람냄새 제대로 풍기는 '가족문화와 불교문화'가 내겐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였지만, 그 외에도 코이카 소속단원으로서 기업현장과 열악한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얀마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들과 허술한 제도'를 고민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어려움에 공감하는 이야기들도 여럿 등장한다. 가족들과 함께 한 여행이야기와 미얀마 현지인들과 함께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며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던 미얀마 특유의 따뜻함도 곳곳에 자주 묻어나온다. 그 스토리를 통해, 미얀마 사람들은 서로에게 '믿을 수 있는 가족'이 되는 순간 머릿속 계산이 사라지는 '따뜻한 가족문화'는 특히 머릿 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마음대로 아저씨를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내릴 때 얼마냐고 여줘보면 아저씨는 값을 부르지 않고 늘 "다 괜찮아, 네가 알아서 줘"라고 하셨다. 나에 대한 순수한 정과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미얀마의 매력이, 미얀마의 따뜻함이 그리고 미얀마의 문화가 '자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그 간절함이 있었던 덕분일까, 되도록 상세하게 이야기를 써내려간 허은희 작가님의 노력이 내게는 번쩍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회경제적인 진지한 이야기들도 제법 등장해 따분함을 조금(?) 느끼기도 했지만 미얀마 사회 곳곳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미얀마를 직접 방문하여 현지의 문화를 좀 더 경험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여럿 들었던 만큼, 무엇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개인 감상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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