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아직 강신주가 힐링캠프에 나오지 않을 무렵 히따나의 추천을 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있었는데 연체기간이 너무 밀려 일단 반납한 뒤 도서관에서 점심시간마다 짬짬히 보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책을 다 읽을 무렵 강신주가 힐링캠프에 똻 나오는 순간 도서관에 있던 강신주 책이 불티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백과사전 두께의 ˝철학 v.s. 철학˝ 은 안빌려가더라 ㅋㅋ) 이 책도 두권 있었는데 예약이 엄청 밀려서 저번주에 빌려 겨우 다 읽었다.

서론이 길었는데 각설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이 책은 인터뷰 전문가인 지승호가 강신주를 인터뷰 하면서 쓴 책이다. 지승호는 상당히 능숙한 인터뷰 전문가 인 듯 하다. 질문들이 다 날카롭고 대상의 바닥까지 긁을 수 있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책은 진짜 인터뷰 같이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청중으로 듣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매우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큰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힐링캠프를 보지 않았지만, 이전에 본 느낌으로 볼 때 힐링캠프에서 몇일동안 강신주 특집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제는 ˝강신주가 생각하는 인문정신˝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러 주제로 나뉜 각 장들에 그에 관한 주옥같은 말들이 알알이 달려있었는데, 정말 솔직하고 거리낌없이 (심지어 상욕도) 써놔서 읽으면서 웃음이 터질 때가 종종 있었다. 글 전체에서 계속 말하는 인문정신은 개인개인이 하나의 존재로서 우뚝 서는 것 이라고 내게는 정리가 되었고 크게 공감했다. 아래 구절처럼 말이다.

독재예요, 독재. 인문학은 나의 발견이거든요. 책을 읽어도 나를 발견하는 것이고, 음악을 들어도 나를 발견하는 것이고, 시를 봐도 나를 발견하는 것이에요. 나의 발견으로 가야해요. 합의한 요약, 정답으로 가면 안돼요. 모든 글은 고통이든 기쁨이든 자신의 감정을 느낀 다음에 써야 하는 거예요.

이 책을 보면서 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세상은 시각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려 하지만 눈감고 서로 얼싸안으면 시각적인게 없이도 깊이 교류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나는 대화와 책으로 사람과 세상을 주로 파악해서 얄팍한 교제와 사귐에 머문적이 많다. 하지만 스킨쉽이 있는 그런 교류가 더 깊은 관계를 이끌어 낸다. 우스운 것은 나는 나에게 스킨쉽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주제에 그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시각적이고 논리적인 사귐 보다는 스킨쉽과 감각적으로 하는 사귐을 더 추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에 좋은 말만 많이 써놨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찔림과 멘붕을 경험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힐링책이 아니고 채찍질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구절구절이 내 폐부를 찔러 한동안 정신적 공황에서 벗어나느라 이 책을 멀리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정신에 피와 살이 되는 책인것은 분명하다. 이 책을 힐링을 원하면서 집어드는 분들은 다시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그만큼 이 책을 읽은 것이 내게 큰 사건이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신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 힐링이 아닌 채찍질이 좀 필요한 사람, 인문정신이 어떤것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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