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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2 -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 ㅣ 십 년 가게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십 년 가게 2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으로 잘 알려진
히로시마 레이코의 최신작 <십 년 가게>.
1권도 재미있게 읽어서 토리도, 저도 2권 출간을 엄청 기다렸었어요

판타지 동화인 <십 년 가게>는 시간의 마법을 사용하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십 년 가게'는 가게 이름이자 가게 주인의 이름이기도 해요
아끼고 또 아끼는 물건이어서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다면,
추억이 가득 담긴 물건이어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의미 있는 물건, 지키고 싶은 물건,
그리고 멀리 두고 싶은 물건,
그런 물건이 있다면 '십 년 가게'로 오세요.
당신의 마음과 함께 보관해 드리겠습니다
십 년 가게는 바로 이런 곳이에요
보관료는 수명 1년이에요
사건, 사고도 많고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요즘...
수명 1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라
저는 굳이 목숨 1년을 걸고 물건을 맡겨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십 년 가게>는 정말 재밌어요!
책장을 편 순간부터 빠져 들어서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내려놓기 힘들어요

저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편이라
보관료가 수명 1년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귀가 솔깃했었어요
제가 물건을 잘 못 버리는게 추억 때문인 것 같아요
누구한테 준다고 해도 나처럼 이 물건을 아낄까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사랑하는 바이올린'의 카야의 마음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었어요
저에게도 그런 물건이 있었거든요
바로 테니스 라켓!
제가 운동신경이 둔해서 테니스를 배웠어도 잘 치지는 못 했어요
그래서 계속 배워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지만
테니스 라켓을 누구에게 준다는건 너무 싫었어요
<십 년 가게>를 읽으며 생각난 테니스 라켓...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테니스 라켓을 잊고 산 지도 십 년이 넘은 것 같아요
어찌보면 십 년은 그런 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십 년 가게의 보관 기간인 십 년이 지나서 알림 카드를 보냈을 때
물건을 찾으러 가지 않겠다는, X표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구요

그렇게 되면 십 년 가게가 그 물건을 인수해요
그렇게 쌓인 물건들이 꽤 많죠?

이 물건들은 마법사 트루에 의해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하기도 해요
하지만 트루도 거부하는 물건이 있었어요
힘든 상황에서 홀로 아기를 키워아했던 한 아이 엄마가 찾아와서
6개월 된 아기를 맡기려고 했었죠
십 년 가게는 아기 대신 괴로운 감정을 맡아주기로 해요
이 보관품이야말로 십 년 후 찾아갈 물건은 아니죠
십 년 가게의 고양이 집사 카라시는 이 보관품을 꺼림직하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십 년 가게는 이걸 원하는 손님이 있을거라고 했지요
과연 새로운 주인이 나타났을지 궁금하시죠?
그 답은 책에 있습니다 ^^
<십 년 가게> 2권의 여섯 이야기는 모두 물건을 맡기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저는 그래서 더 재미있었어요
십 년 가게 주인 십 년 가게의 훈훈함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구요
<십 년 가게> 2권의 제목인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도
이 훈훈함과 관련이 있답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읽으면
'욕심을 부리지 말자', '남을 속이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십 년 가게>도 비슷한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어쩌면 물건을 맡기면서 내는 보관료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목숨 1년과 바꿀 만큼 중요한 물건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 이 때가 바로
추억이 담겨 버리기 아끼웠던 물건들을 정리할 때인가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