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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잘못이 없다 - 어느 술고래 작가의 술(酒)기로운 금주 생활
마치다 고 지음, 이은정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9월
평점 :
술은 잘못이 없다

저는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소싯적에 술을 좀 마시기는 했어요
누군가 말하길 주량도 유전이라고 아빠를 닮아서 주량이 약한 편은 아니었지요
대학시절, 찬 성질의 맥주는 몸에서 잘 받지 않아
남들 맥주 먹는 자리에서 혼자 소주를 먹기도 했고,
폭탄주를 마시고도 9시, 1교시 수업에 가는게 전혀 힘들지 않았었죠
하지만 '안주가 좋으니 술 한 잔 해야지'나
'괴로우면 술로 잊어야지' 등의 생각은 거의 하질 않았어요
자리가 있으면 술은 마셨지만 애주가는 아니었다는...
그 후 임신과 출산으로 술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다보니 점점 술을 안 마시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애주가 남편을 만나 술로 인한 위기를 여러 번 맞았어요
술은 살짝 즐거울 정도로 마셔야한다는 생각이 있던 저에게는
회식 후 만취 상태로 귀가하는 남편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죠
남편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변명했지만,
업무와 전혀 상관 없는 모임 후에도
만취 상태로 귀가하기 일쑤였어요
심지어 집에서 기분 좋게 마셔놓고도 끝은 좋지 않았죠
그냥 조용히 자면 좋은데 그러질 않으니...
술 마시고 핸드폰 잃어버린건 그 횟수를 세기 힘들고
택시에서 ㅇㅇ동까지만 얘기하고 잠이 들어서
택시 기사가 남편을 경찰서에 싣고 간 적도 있어요
압구정에서 탔다는데 송파구까지 35000원이 나와서 식겁했었죠
더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남편 이미지 관리상 여기까지만 할게요
마치다 고는 <술은 잘못이 없다>고 책 제목에서부터 말하지만
저는 술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코로나로 회식이 줄어들고 나이탓인지 주량이 줄면서
주사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애주가가 어떻게 금주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남편에게도 도움이 될까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마치다 고는 처음에는 애주가였죠
30년 간 술을 마셨던 그는
어느날 정체불명의 원인에 의해 술을 끊었어요
그에게도 만취로 인한 문제들이 있었겠죠~
마치다 고는 종교, 금주모임, 금주선언, 금주를 위한 약 복용 등,
여러 장에 거쳐 술을 끊는 방법들을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고,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인식의 개조에요
원래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이
음주의 원인이 되니 인식을 바꾸라는거죠
그와 함께 자신을 보통 이하 바보라고 생각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 금주도 하고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도 있게 된다는!!
금주의 효과는 이것뿐이 아니죠
체중 감소, 수면의 질 향상, 경제적 이익, 뇌가 좋아지는 느낌 등의 효과도 있지요
'이 방법으로 금주를 할 수 있다고?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술은 잘못이 없다>에 나온 내용들은
애주가들도 인정하기는 싫지만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지요
뻔한 사실이지만 실제로 금주한 사람이 이야기하니
잔소리라기보다는 진실성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금주 생각이 없는 저희 남편이 읽으면 어떤 반응일지는 모르겠지만요
금주가 절실한데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저희 남편에게는 제가 이 책을 권하는 것 자체로도
'잔소리'의 역효과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남편 책상에 슬쩍 올려두려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긴 또 다른 저의 바람은
<술은 잘못이 없다>의 후속작으로
누가 금연에 대해서도 이런 책을 써주었으면 하는거예요
책을 읽는다고 남편이 금주와 금연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