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원종훈.김영휴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달, 3년 가까이 길렀던 머리를 잘랐어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기부에 동참하기 위해서였죠
기부 조건 중에 머리카락 길이가 25cm이상이
되어야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열심히 길렀어요
사실 머리길이가 25cm가 넘은지는 좀 되었지만
자른 후 저의 머리 스타일도 고려해야했기에
40cm 가량을 길렀어요
머리카락이 길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많이 끌었어요
'머리 진짜 길다', '잘라주고 싶다'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더라구요
그 사람들에게 일일이 기부하려고 기르고 있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어요
대신 긴 머리를 감추기 위해 머리카락을 돌돌 감아
일명 똥머리로 묶고 다녔어요
그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헤어스타일에
참 관심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저도 다른 사람의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는지,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라는 책을 보고
다른 나라 사람, 다른 시대 사람들의
머리카락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어요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쓴 책인데
신화와 명화, 동화, 세계사와 한국사,
그리고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헤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헤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사람, 혹은 작품이 있나요?
저는 이 책을 읽는 중에
라푼젤과 심슨 부인이 떠올랐는데
읽다보니 둘 다 나왔어요
헤어에 대한 웬만한 이야기는 거의 다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발'이라는 말도 있듯이
헤어 스타일은 그 사람의 이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신화나 성서 속에서는 머리카락이 힘의 원천이기도 하고
신과 맺은 언약을 의미하기도 해요
때로는 머리카락이 죽음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적을 피해 도망치다 긴 머리카락이 나뭇가지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머리카락의 역할은 위에 언급한 것 뿐이 아니에요
그 이상의 역할을 해요

슬라브 신화 속 여인인 루살카를 아시나요?
그리스로마 신화 속 세이렌과 유사한 인물이에요
루살카는 푸시킨의 시에도 등장하고
투르게네프의 소설 속 폴로조바와도 유사해요
드보르작의 오페라 중에도 '루살카'라는 작품이 있어요
루살카는 죽음의 여신이자 물의 요정인데
그녀의 달콤함과 유혹의 이미지는 머리카락과도
관련이 있어요

시위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삭발한 사람들의 모습이 먼저 떠올라요
삭발은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함이겠죠?
하지만 한때는 장발로 의지를 표현했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적갈색 머리를 배타적으로 대하고
금발이 최고로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데,
토리도 어렸을 때
공주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금발의 꿈을 키웠던게 생각나더라구요
서양인은 다 금발인 줄 알았던 제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구요
저는 지금도 어느 나라 사람들이 금발이 많은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금발은 남자도 있을텐데
금발하면 '금발의 미녀'가 먼저 떠올라요
금발의 미남은 없을지 급 궁금해지더라구요

우리나라 사극을 보면 얹은머리를 한 여인을
쉽게 볼 수 있어요
17세기 유럽에서는 퐁탕주 스타일이 유행했는데
높이가 꽤나 높았다고 해요
모양과 형식은 다르지만
동양이나 서양이나 머리에 힘을 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이 퐁탕주 스타일을 보면서
심슨 부인의 길고 높은 머리를 떠올렸는데
현대에 나온 캐릭터라 그런지
뒤쪽에서 다루더라구요
퐁탕주 스타일과 유사하다는 말과 함께요
그런데 이 머리는
미국 시카고의 마리나시티 빌딩을 연상케 한다네요
옥수수빌딩으로 더 유명하다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정말 옥수수 같았어요
정말 심슨 부인의 머리 모양 같기도 했구요
한 번 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독특한 헤어 스타일 덕에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는 머리가 긴 남자 연예인들을 보면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잘 안 들더라구요
지금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연예인이 아니어도 머리가 긴 남자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머리카락이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많은
소재인지 몰랐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림 자료들도 많아서 독특한 헤어스타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명화가 많이 실려 있어서
명화를 감상할 수도 있어서 좋았어요
기억에 오래 남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이젠 TV를 볼 때나, 명화를 볼 때,
누군가를 만날 때도
머리를 유심히 보게 될 듯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