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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 인터뷰와 일러스트로 고전 쉽게 읽기 ㅣ 고전을 인터뷰하다 1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12월
평점 :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국화와 칼'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저는 이 조합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유치원 때, 같이 살았던 외삼촌의 책꽂이에서
늘 봤던 책의 제목이었거든요
한 번도 책을 꺼내서 본 적은 없지만
저는 이 책을 일본책으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국화와 칼'은 익숙했지만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라는 제목은
조금 낯설었어요
'국화와 칼'을 쓴 사람이 바로
루스 베네딕트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된 거죠
'국화와 칼'은 미국인이 쓴
일본에 대한 책이었어요
제 기억 속의 '국화와 칼'이라는 책에는
표지에 기모노 입은 여인이 있었고,
그래서 저는 일본에서 만든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국화와 칼'은 문화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을 경험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1946년에 출간된 책이에요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 중에 쓰여진
미국인 관점의 이야기이고,
더군다나 일본어를 잘 모른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어서
이렇게 인터뷰 형식으로 쉽게 풀어놓은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 나오게 되었죠
일본어를 가르치는 유리센과
일본과 역사에 관심 많은 나작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1948년의 뉴욕시티에 가서
루스 베네딕트를 만나서 인터뷰하는 형식의 책으로요
일러스트와 인터뷰 형식의 이 책은
'국화와 칼'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해주었고
책을 읽으면서 일본인과 일본 문화,
그 문화에 깃든 정신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어요
유리센과 나작가가 뉴욕시티에 간거라
당시 뉴욕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그 당시에도 공사 중이었고
아직도 공사 중인
세인트 존 더 디바인 성당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100년 넘게 짓는 성당은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만
알았었거든요
일본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이 가까운 나라지만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게
참 많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본인들은 그 속을 알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일본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말이 나왔던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신에 대한 의리인 명예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일본인들은 이 명예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요
과거 무사들이 극단적인 행위를
서슴치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고,
모욕을 당했을 때 앙갚음을 하는 것도
명예를 지키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의리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인데
신세를 진 것도 물론 돌려줘야 하지만
모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을
아름다움과 평화를 상징하는 국화와
잔인함과 권력을 상징하는 칼을
동시에 다루는,
극단성 양면성을 지닌 민족으로 파악했어요
국화는 수양으로 이뤄낸 모습이고
칼은 수양을 위한 자기 책임의 태도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저는 분재가 일본어식 표현인 줄 몰랐는데,
분재는 영어로도 bonsai라고 할 정도로
일본 그 자체를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위의 그림에 그 이유가 잘 나타나 있어요
작은 끈이나 철사로 모양을 유지하는 분재처럼
일본인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요
사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읽기 전에는
제 오랜 기억 속의 '국화와 칼'에
관심을 갖게 될 줄은 몰랐어요
기회가 되면 원작도 읽어봐야겠어요
고전을 인터뷰 하다 시리즈로
다른 고전들도 쉽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