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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글쎄 STRONG WORDS

'글쎄'라고 하면 머뭇거리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글쎄'는 그 '글쎄'가 아닙니다
제목이 <글쎄>가 아닌 <글쎄 STRONG WORDS>인 이유도
저처럼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인 것 같아요
이 책의 '글쎄'는 사전에 '자신의 뜻을 다시 강조하거나 고집할 때 쓰는 말'이라고 나오는
바로 그 '글쎄'에요
제목도 신선한 느낌이고,
저자의 필명 딥박도 파이팅이 넘치는 느낌!
게다가 말대꾸 에세이라니
호기심이 강하게 생기는 책이었죠
저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무슨 얘기만 하면
말대꾸 하지 말라고 호통치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곤란한 상황에서
재치있게 말을 잘 받아치는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저는 당시에는 제대로 말하지 못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타입여서요
'말대꾸 에세이'가 꼭 필요한 사람이
바로 저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딥박의 재치에 여러 번 감탄하며 책을 읽어나갔어요
짤막짤막한 글이 많았지만
짧은 글로 웃음을 주기도 하고 공감도 하게 하고
짧은 글 안에 생각거리를 담아
한 번 읽고 지나칠 수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나도 33세에 이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생각보다 가벼운 책이 아니었고
그래서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소재로 쓴 글이라서
더욱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언어유희를 이용해서 웃음 주는 건
아재개그만 알았는데,
<글쎄 STRONG WORDS>에서
언어유희의 또 다른 세상을 만난 것 같았죠
가끔씩 '나도 재치 있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멀었구나' 생각했네요
책을 다 읽고 난 후 읽은 프롤로그는
저자와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여러 필명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역시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자가 생각했던 이름은 아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신박'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박하다'할 때 그 '신박'이요
작가와의 이별이 아쉬워 에필로그도 다시 읽어 보았네요
재미만 있는 책이 아닌, 깊이도 있는 책
<글쎄 STRONG WORDS>.
한 번만 읽기에는 아까운 책이었어요
힐링이 필요할 때,
이 책을 꺼내서 펼쳐진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