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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찾아서
남민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데미안을 찾아서

중학교 때 '데미안'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방학 권장 도서였던 것 같아요
중학생이었던 저에게는 어려운 책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책을 펴면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서서히 잠에 빠져들게 했던...
그런 책이었죠
그 기억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데미안을 찾아서>를 읽게 된 건 숙제를 안 한 느낌 때문였어요
중학생 때 읽었어야 했던 '데미안'을 제대로 읽지 않은 저에게
'데미안'을 다시 읽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고
'데미안'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줄 책이라는
생각에서 찬찬히 읽기 시작했어요
확실히 '데미안'보다는 술술 읽혔어요
.

처음 '요정을 보다'편에 '현우형'이 쓴 편지가 나와요
이 책의 저자가 '남민우'길래
현우는 친형인가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데미안을 찾아서>의 주인공은 '민'이에요
민은 군입대를 위해 논산훈련소로 가는
열차 안에서 과거를 회상합니다
이 소설은 민의 어린 시절부터 군입대 전까의 이야기에요
회상하는 내용이다보니
굵직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요
민은 어려서부터 심오한 사고를 하는 아이였어요
그래서인지 자라면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요
책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도 하고
친구들, 현우형 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답을 찾으려고도 해요
민이 읽은 책 중에는 '데미안'도 있죠
'데미안'은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고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니
민이의 고민에 답을 주었을까요?
민은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했는데
사실 민이가 데미안을 읽었던 나이쯤
데미안을 읽은 저도 그 느낌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나는 누구인가?','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기는
어린 나이여서 더 그랬던게 아닌가 싶어요
민이는 저와는 다른 사고를 하는 것 같지만요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바깥 세상을 잘 보지 못하고
'학생이 할 일은 오로지 공부'라는 마음으로
일탈도 해보지 않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내면도 잘 살피지 못했던 것 같아요
민이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그의 정신과 생활을
이끌어 줄 화두로 정해요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마음을 마음에 새기며 지냈죠
그 무렵 '호연'이라는 친구와 가까워져요
호연과 자습을 빼먹고 막걸리도 마시면서
둘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지죠
민이는 여름방학이 시작할 무렵,
뒷집에 이사 온 소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피아노로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는 것을 듣고
그녀를 '엘리제'라고 부르며
꿈 속에서도 만나고 막연한 그리움을 갖게 되죠
그 외에 민이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는 현우형이 있어요
입영열차를 탄 순간에도 편지로 함께 한,
어찌보면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죠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한 달 정도 절에 머무르면서 알게 된 형이에요
현우형도 인생에 대한 질문과 고뇌가 많아
민이와도 코드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응원하는 관계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미안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민이의 10대 무렵 부터 입대 전까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프롤로그도, 에필로그도 없고
작가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없어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죠
철학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지만
지루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어요
<데미안을 찾아서>를 읽고 나니
'데미안'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민이가 읽었던 '변신', '이방인', '갈매기의 꿈',
'죄와 벌' 등도 한 번쯤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뭔가 지루하고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데미안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공감되어 메모하게 된 아래 문장들처럼
마음 속에 새기고 싶은 말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민이처럼 학창시절에 치열한 고민을 못했으니
이제라도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해볼까 싶네요
우울한 마음을 진정 느낄 수 있어야
인생의 행복과 기쁨의 의미를 알 수 있으리라.
p.135
시간은 인간에게 최대의 선물이다.
치유의 힘을 가진 것으로 신이 만든 위대한 산물이다.
p.169
외로움은 인간이 가진 가장 순수하고 숙명적이고 친근한 최초의 감정이기에
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