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해외 연수기간 함께 공부한 프랑스 친구가 있었는데, 그가 나에게 한 질문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Korea'에서 왔다고 하니, 왜 ’South'에서는 ‘North'로 자꾸 건너가느냐는 것이다. 남북이 분단되고 서로 대치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던 그였지만, 일반적으로 'North'가 ’South'보다 부유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던 것이다. 북미가 남미보다, 북유럽이 남유럽보다 풍요로운 사실에서 남북관계도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 작은 경험은 나만의 당황스러움으로 끝났지만, 우리에 대한 이런 오해가 그동안 얼마나 많았겠는가? 나아가 이런 것들이 쌓여 국력낭비를 초래한다고 생각하니 한 숨이 절로 나왔다. 당장 휴전선을 마주하며 대치중인 남북간 군사력만 봐도 이는 쉽게 확인된다.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럼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일의 방향은 무엇인가? 당연히 자유민주주의체제로의 통합이다. 자유민주주의는 현대사회의 기본 조건임은 물론 역사적으로도 그 우월성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정확한 역사인식과 자부심이 필요하다(知己). 이와 함께 우리 체제를 전복하려는 從北세력의 위협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知彼) 이를 토대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북한 주민들에게 그 가치와 개념을 인식시키는 것, 바로 북한민주화다. 그런 의미에서 故 황장엽씨가 쓴 ‘북한민주화와 민주주의적 전략’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知己
이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 1장은 대한민국 정체성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근본으로 하며,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닌 역량있는 지도자와 함께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 핵심이다. 저자는 분단이후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돌아보는 한편, 일부에서 잘못 인식하고 있는 현대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
知彼
제 2장은 북한 독재체제의 본질적 특성이다. 북한은 마르크스․스탈린주의가 아닌 공산독재체제에 봉건사상이 결부된 수령절대주의적 군사독재다. 그럼 기형적 체제의 대남전략은 어떠한가? 수령독재체제의 확대가 목표이고, 그 실현방도는 정세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고 한다. 제 3장 북한의 대남전략의 핵심내용이다.
북한민주화 전략 1 : 햇볕은 이제 그만!
이에 맞선 우리의 대북 민주화 정책에 대한 해법을 제 4장 한국의 대북 민주화 정책에서 제시한다. 북한을 민주화시키는 것은 독재정권에 반대하고, 북한 인민을 도와 그들을 각성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민주화 전략 2 : 탈북자를 활용하라!
특히 저자는 탈북자 문제애 목소리를 높였는데, 우리 사회가 탈북자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문제를 제기한다. 요점은 단순히 탈북자 문제를 인도주의 차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북한 민주화를 위한 전략적 마인드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그들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적으로 교육․조직화시켜 북한 민주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존재로 양성하자는 것이다.
북한민주화 전략 3 : 한미 동맹을 굳건히!
제 5장 남북통일문제는 북한을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노력이 필요하며, 비핵화, 6자회담 과정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제 6장 한국 발전의 당면한 기본과제에서는 우리 사회가 북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할 과제에 대해 말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고(지기), 적의 전략에 대비하여(지피) 북한을 민주화시켜 통일한국을 이룩하자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한미동맹을 재자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