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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없다 -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이야기
정혜승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지금 이태원이 난리가 났어요!"
단톡방에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사진의 링크가 걸리고,
다리가 무너진 것도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대거 죽어간다.
이태원 참사가 sns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던
그날의 기억은 참 놀랍고, 무서웠다.
진짜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였다.
한동안 우리는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몸이라도 밀릴라 치면
무의식중에 공포가 엄습해왔고,
언제 어디서 어느날 갑자기 죽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세상에 산다고 생각하니
참 덧없었다.
이 책은 이태원 참사를 통해 정치, 언론, 사회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말한다.
"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에 직면했는가? 첫째 정부는 자신의 역할과 책무를 부인했다. 둘째, 수사만 하고 재난조사는 없었다. 셋째, 정부는 피해자들의 연대를 방해했고, 2차 가해를 방치했다. 넷째, 정말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51쪽)
정말 왜 사과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걸까? 섯부른 사과로 자신이 모든 책임을 다 질까 두려웠을까. 아니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전자라고 믿는 것이 좀 더 희망적일까.
정부도 문제였지만, 우리도 문제이지 않았을까. 언론이 만들어준 프레임이었던 무엇이었건 간에.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이라는 단서는 달았지만, "놀러갔다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또한 누구나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일 뿐인데. 피해자는 얼마나 전도유망했는지. 얼마나 귀하게 태어났는지 등 사연을 덧붙여 죽음의 무게를 비교하지 않았는지.
솔직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것을 좀 배웠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저자가 말한대로 삶의 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인재가 아니라, 두루 두루 민생도 경험하는 지혜로운 사람도 인재로 등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참사를 막으려는 사전의 노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부는 좀 더 세심하게 더 잘 살펴봐주면 좋겠다.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슬픔.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이상 다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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