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게 하이브의 핵심이었다. 컨트롤러가 상황을 다 이해해서 스스로 옳은 결정을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AI는 아직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수가 지지하는 생각으로 전체를 동기화시키고, 다시 각자그다음 할 일을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해 전체의 행동 계획이완성되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와 마찬가지 아닌가?
"사람도 다수결로 정한 규칙에 따라 의무가 지워지잖아.
하이브 컨트롤러가 공정하게 결정하면 따라야지."
"싫어도 의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생각이 주입되는 건 다르잖아.‘
"정말 그럴까? 회사나 국가에 충성하도록 교육받는 것도생각을 주입 받는 거 아냐? 자기 복제를 많이 퍼뜨리려는 유전자가 우리 감정을 조종하는 건?" - P154

배운 대로 답하다 보니 스스로 믿게 되었을까? 자유의지란뇌가 동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착각일 뿐이다. 어차피유전자와 환경에 의해 형성된 뇌가 기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고, 그나마도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을 때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이었다. - P154

"무의식이 실행한 일을 뒤늦게 알게 된 의식은 자신이 지시했다고 착각하지. 하이브의 사고가 자네의 무의식에 전달되고, 이후에 하이브의 행동을 본 의식은 자신이 그런 결정을 했다고 착각하는 거라네."
유진도 하이브 컨트롤러의 로그를 검토한 후 유 박사의설명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준우는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도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지맥을 제어하죠? 지맥이 알아서 행동해도 제가 지시한 거라고 착각한다면."
"왜 꼭 자네가 지시하고 지맥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하이브 모드는 그런 게 아니야. 하이브 컨트롤러가 사고를취합하고 배포하면서 더 설득력 있는 생각이 전체의 생각이되는 거라네, 그게 최초에 누구의 생각이었는지 분석해 볼수는 있겠지만, 여러 개체의 생각이 동기화될 때 누가 최초인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 P272

"그래, 지맥 각 개체의 지능을 단기간에 향상시키기는 어려우니까, 컴퓨터가 도와도 여전히 한계가 많지. 그래서 이들의 제한된 지능을 분야별로 특화하고, 언어라는 병목을 거치지 않고 두뇌를 서로 연결해 보고 싶었어. 마치 여러 개의특화된 프로세서를 가진 하나의 컴퓨터처럼." - P2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