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아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9
손서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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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봤을 땐 공포물인가 내심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책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인 한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아이는 고스트와 다름없다.
내전을 피해서 시리아를 탈출한 열다섯 마이크는 그리스 크레타 섬에 정착한다. 크레타 섬은 도시인들이 꿈꾸던 판타지와 같은 곳. 그곳에서 마이크는 한 레스토랑의 호객꾼으로 일한다. 장래에 호텔 웨이팅 스태프를 꿈꾸면서 힘든 상황들을 견뎌낸다. 그러던 중 빨간 머리의 축 처진 살을 늘어뜨린 바다코끼리를 닮은 엠마를 만나며 특별한 일들이 일어난다.

엠마가 아주 예쁜 아기였을 때엔 새엄마에게 이쁨을 받았지만 친구들보다 빠르게 찾아온 2차 성징으로 친구들에게서 도태되는 사건이 생긴다. 강박적인 다이어트를 하던 새엄마는 엠마를 이해하지 못했고, 잦은 다툼으로 이어지게 된다.
무능한 딸과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새엄마에게 질린 아버지는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나서 집을 떠나고, 새어머니도 전 재산을 팔아 5년 전 그리스 섬으로 떠나고 만다. 결국 혼자 남겨진 엠마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그리스 섬에 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엠마는 마이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인생을 끝장내는 미션을 수행할 거라는 말도 함께.
엠마는 차 한잔하자고 제안을 하고, 손님의 호텔로 초대받게 된 마이크는 예상치 못한 일을 겪게 되는데...
책을 통해 확인하세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유령과 같은 유령 아이.
책에서 마이크와 엠마는 그런 존재로 비친다. 유령으로 살다 보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게 되는 감각이 살아난다고 하는 마이크.
아직 어린 소년인데 학교조차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소설에서 그 누구도 마이크에게 관심조차 없고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게다가 식당에서 마이크는 유령으로 통할 정도였다. 있지만 없는 존재이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 존재.
어쩌면 이럴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우리 사회도 찾아보면 난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도 유령이 되고 싶지는 않았을 텐데. 우리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조금 변화시킬 수는 없을까? 조금 답답한 마음도 든다.

망할 것 같은 세상의 끝에서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잘 녹아있어서 더없이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연말에 읽으면 좋을 가장 슬프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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