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타 이슬라
하비에르 마리아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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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영국의 비밀 정보부 요원으로 일하게 된 남편 토마스로 인해 소외감을 느끼는 아내 베르타가 등장한다.
어느 날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감옥에 갈지, 비밀 요원이 될지 삶의 기로에 놓인 토마스.
결국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파이가 되어버렸고, 토마스가 돌아오자 베르타는 전과 다른 남편의 모습에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떤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우리는 각자만의 내밀한 슬픔을 안고 있다."

그의 말처럼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저자는 그리고 있다.
토마스는 숨기고, 배신하고, 속이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베르타는 이해해 보려 애쓰지만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다. 결국 베르타는 남편에 대한 갈망과 불안감을 겪으면서 무너져버린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과 욕망과 긴장감을 마주하며 진정 사람의 존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묻게 된다.

스파이 소설은 처음이라 생소했지만 스파이가 되면서 달라지는 가족의 모습과 그 과정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인물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밖에 없어서 더없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면 모든 속내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큰 비밀을 안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남편을 이해하고자 애썼던 베르타.
자신의 삶은 내던져진 채 국가 기관에 의해 휘둘려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토마스.
그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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