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통의 편지 -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나무픽션 6
설흔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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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은 천 원권 지폐에 새겨져 있어서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퇴계 이황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학자로, 성리학의 기초를 세움과 동시에 동방의 주자라고 불린 대학자이다. 34살에 과거를 합격해서 중종부터 선조까지 네 명의 임금을 섬겼고, 건강이 악화되어 벼슬에서 물러난 후로 도산서당을 짓고 후진 양성에 힘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편지와 시를 통해 퇴계 이황의 사상과 성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공부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아이가 공부를 왜 꼭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서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했는데 줄곧 몰입해서 읽어내었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리즈인 [붉은 까마귀]를 읽고 연암의 글쓰기 방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도 슬쩍 내비쳤다. ^^

일흔이 넘은 퇴계 선생이 갑작스레 서당을 떠나 청량산에 머물겠다고 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승의 건강도 문제였지만 산행을 하기엔 너무 더운 날씨라서 제자들은 모두 반대하지만 퇴계 선생은 나이 어린 제자인 소학 동자 이함형과 노비인 돌쇠만 데리고 청량산에 있는 오가 산당으로 출발한다. 퇴계는 편지를 보내 가르침을 청한 자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몇 사람을 선별하여 오가 산당에 오라 했으니 준비해놓으라고 지시하기에 이른다. 돌쇠에게 가르침을 간추려 기록하라는 부탁과 함께.

첫 번째 편지를 보내온 이는 대장장이 배순. 기골이 장대하고 쇠붙이를 잘 다루지만, 아이들조차 천하에 무식한 놈이라고 놀려대는 상황이라 무식한 놈 소리라도 안 듣게 해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말에 퇴계는 나이가 많은 것은 아무 장애가 되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말한다. 새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한 배수의 두려움과 염려를 따스한 위로의 말로 다독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편지를 보내온 이는 용하다는 명성이 인근 고을에까지 자자하게 퍼진 최의원의 무남독녀 최난희! 소학까지 공부했지만 대학을 읽고 또 읽어도 너무 어렵고, 혼자 난관을 돌파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퇴계는 거울 두 개와 약통을 가져와서 거울을 닦아보라는 과제를 준다. 두 개의 거울을 통해 고비를 만났을 때 힘들더라도 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해서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 그 뒤에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다.

세 번째 편지를 보낸 이를 기다리던 이함형과 돌쇠. 뜻밖에도 이군에게 가르칠 내용을 다 전했으니 그만 산을 내려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편지 한 통을 보냈으니 부인과 함께 읽어보라고 하며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보라고 격려한다.
제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퇴계의 마음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공부법에 관한 책이 많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멘토로 둘 수 있다면? 그렇다면 더 공부하는 자세가 새로워지지 않을까? 이 책에는 천재가 아닌, 노력형 퇴계 이황의 공부에 관한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배운 것을 반드시 복습하고, 하나라도 빼놓지 않고 이해한 후에야 다음으로 넘어갈 만큼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였다. 그러다가 결국 쓰러지고 말았는데 그 뒤로는 공부 속도를 조절했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스리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한다.
엄격하면서도 따뜻하고, 실패의 경험을 가진 퇴계 이황에 대한 공부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지만, 삶에 대한 통찰력도 엿볼 수 있어서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편지 한 통이 끝날 때쯤 퇴계 이황의 가르침을 요약한 부분이 나오는데 공부란 무엇이고,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준다. 사는 동안 다 이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공부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공부하다가 고비가 오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나면 그 뒤에는 기쁨이 찾아오니 그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본다. 괴로움이 오더라도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말고 반갑게 마주해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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