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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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도서협찬

브라질 의사가 쓴 완화치료에 관한 이야기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를 돌보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서술한 책이예요.
저자는 의과대학을 다니며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면서 불치병으로 죽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예상했던 죽음, 예기치 못했던 죽음 앞에 너무나 공감한 나머지 고통스러워하고, 의사로서의 소명에 대해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먼저 돌봐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수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되죠.
저자는 자신의 죽음을 절실하게 인식하는 사람을 돌보는 것이 좋아서 완화치료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고 하는데 이런 분이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나는 죽음이 적당한 때에 찾아올 수 있다고 믿으며,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죽음이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큰 야심을 갖고 완화의료를 수행한다. 자연스러운 죽음을 넘어 아름다운 죽음을 유도하고 보조하기 위한 목표를 세운 것이다. (p.77)"
아름다운 죽음이란 뭘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삶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만 정작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는 외면할 때가 많아요. 생각만해도 두렵고 무섭고 그래서 차라리 생각하지 말자고 치부해버리곤 하죠. 하지만 죽음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어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몇 년 전 저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병마로 호스피스 병동을 알아봐야 했어요. "더이상 해줄 게 없습니다. 아마 호스피스병원이 통증조절도 되고 더 나을겁니다."라는 의사의 말과 함께요.
아버지는 말기암이셨고, 통증은 계속 찾아오는데 입원한 큰 병원에서는 통증 완화 주사를 1-2회만 맞춰주다보니 아버지는 너무나 괴로워하셨죠.
호스피스 병동에 아버지 입원 수속을 하며, 그곳의 의사는 아버지에게 희망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죠. 허황된 희망은 절망만 남길 뿐이라고 하면서요. 그때 머리로는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어요.

이 책은 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새로운 출발을 위해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이제 과거가 아닌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면 이뤄지는 모든 것들이 완전하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죽음은 누구에게도 예외란 없어요. 그 때 나는 어떻게 마지막을 보낼 것인지,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고,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 따라서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삶이 주는 기회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p.93)
'당신은 지나가는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할 생각인가?' (p.9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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