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 시대로 돌아가서 시간여행을 한 느낌이었던 '사라진 소녀들의 숲'
미리 가제본으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 책의 허주은 작가님은 인천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삶을 캐나다에서 보낸 분이예요. 자신의 뿌리에 대해 오래 관심을 갖지 않다가 한국의 과거를 배우며, 고려시대 학자였던 이곡이 공녀 제도에 대해 원나라 황제에게 쓴 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해요.
읽다보면 다음 장이 아쉬운 책 있잖아요. 이 책이 딱 그랬어요.

1426년 명나라에 어린 소녀들을 조공으로 보냈던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431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주었어요.
숲에서 사라진 13명의 소녀와 그 사건을 수사하러 제주로 갔던 아버지 민종사관의 실종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펼쳐져요.
어느날 큰딸인 민환이에게 불에 탄 아버지의 일지가 전해졌고 환이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 남장을 하고 배에 올랐어요. 5년전에 떠났던 제주에는 민환의 동생 매월이 살고 있었는데 매월은 신병 때문에 무당 노경심방에게 맡겨졌죠.
5년이라는 시간동안 떨어져살면서 편지를 몇 번 주고 받았지만 그 시간만큼 둘 사이는 멀어져있었어요.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매월과 아버지를 존경하고 의지하며 살아온 민환.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 사라진 소녀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민환이는 용의선상에 이름을 적으며 사건을 해결하려 노력해요. 이방인에 대해 마음을 쉽게 열지 않고 의심하는 노원리 주민들 속에서 자매들은 힘을 모아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추리를 하며 사건의 진실에 닿을수록 점점 위기감이 고조되고, 읽으며 범인이라 생각했던 추측들이 엇나가면서 이야기 속으로 더 빠져들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티격태격했던 자매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해를 풀어나가는 장면들도 인상깊었고,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서 위험한 순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제가 몰랐던 역사적 사건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자식을 타국으로 보내야만 했던 부모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추리 소설이지만 자매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성장소설이기도 해서 중등 아이들부터 추천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