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얼굴로 울 수 없어
기미지마 가나타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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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몸이 뒤바뀌는 이야기는 이 소설말고도 많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뻔한 결말이 아니어서 더 재밌게 읽었어요.

주인공인 사카히라와 미즈무라는 중학생이고, 친하지도 않은 사이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서로 몸이 바뀌게 돼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낯선 풍경에 당황하고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바뀌지 않았고, 이대로 15년을 살아내게 됩니다.

15년이라니 너무나 긴 시간이죠? 15년이라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질 시간인데 그 시간동안 내가 다른 사람, 더군다나 다른 남자로 살아가야 간다면? 생각만해도 어질어질해요. 저는 씩씩하고 친화력 좋은 미즈무라처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 바뀐 성별에 적응하는 과정도 디테일하게 묘사되어서 서로의 고충을 알게 되고, 서로 가족도 바뀌고, 학교의 친구들도 바뀌어서 적응해보려고 부던히 노력하지만 정말 어려웠죠. 말투부터 어떤 화젯거리의 대화를 해야할지 얼마나 난감했을까요? 더군다나 일본에서는 남자가 쓰는 말이 따로 있어서 이런 습관을 바꾸긴 정말 어려웠을 것 같아요.

둘은 몸이 다시 돌아오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서로 삶을 공유하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끈끈한 우정이 생기게 돼죠. 서로 폐를 끼치기 싫어서 더 열심히 살아가고, 몸도 가꾸고, 아무렇게나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점차 읽으면서 응원하게 되었어요.

중간중간에 원래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올 때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얼마나 돌아가고 싶었을까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때, 아빠가 잘 자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때로. 저는 원래의 가족을 전처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사카히라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미즈무라의 의견을 묻고 힘든 일이 생길 때면 위로를 받기도 하는데 이 부분에서 사카하라가 미즈무라를 존중하고 있고, 많이 기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쩌면 미즈무라를 좋아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지 않았을까 싶었고 둘이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설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말이어서 적잖이 당황했네요. 그 결말이 어쩌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부분은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책에 조금 선정적인 장면이 나와서 어른이 봐야 할 소설책입니다. 순식간에 잔잔하게 읽을 책이라 추천드려요.

p.132 울면 안된다고 나 자신을 타일렀다. 미즈무라 역시 울지 않을테니까. 그 녀석의 얼굴을 하고 눈물을 흘릴 수는 없다. 그것이 미즈무라에게 가장 괴로운 일임을 잘 알고 있으니까.내가 내 얼굴로 괴로워하는 미즈무라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것처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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