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의 초대 ㅣ 창비아동문고 355
황지영 지음, 김푸른 그림 / 창비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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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평소 황지영 작가님의 글을 좋아해서 신작 소식을 듣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윤지의 초대》는 『햇빛초』 시리즈로 익숙한 황지영 작가님의 신작 동화집으로, 김푸른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책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줍니다. 요즘 아이들이 마주하는 관계와 마음을 여러 모습으로 담아낸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표제작인 「윤지의 초대」는 주인공 ‘나’가 일 년 반 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 윤지를 만나러 전주로 향하며 시작됩니다. 기차에 올라타는 마음에는 설렘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보낸 메시지 때문에 윤지가 화가 난 건 아닐까?’ 하는 작은 걱정도 따라옵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혹시 내가 실수한 건 없을까?’ 하며 혼자 마음을 쓰게 되는 순간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 장면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인 저에게도 꽤 와닿았습니다.

책에는 표제작 외에도 「엄마가 포기한 것」, 「엄지 척과 엄지 축」, 「그 아이의 마스크와 이상한 소문」, 「예절들」, 「기억 쓰레기통」, 「소림이의 모험」까지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단톡방 댓글 하나로 생기는 오해, 어느새 퍼져 버린 소문, 장례식장에서 뒤늦게 알게 된 친구의 슬픔, 그리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학급 물건들이 자신들의 기억을 털어놓는 이야기까지 소재도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소문’과 ‘직접 마주하는 것’의 차이를 다룬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화면 속 짧은 글이나 사진 몇 장만 보고 사람을 쉽게 판단하기도 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사정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독서 수업을 한다면 이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에 대해 들은 소문을 무조건 믿어도 될까?”
“댓글로 적는 말과 직접 얼굴을 보고 전하는 말은 어떻게 다를까?”

이런 질문을 건네면 아이들도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엄지 척과 엄지 축」은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잘 담아낸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조언한다고 생각해서 남긴 댓글이 정작 친구에게는 상처나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도 상대방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 아이의 마스크와 이상한 소문」 역시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은 작품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친구를 두고 여러 소문이 퍼지지만, 주인공은 소문만 믿기보다 직접 친구에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은 뒤에는 ‘내가 들은 말’과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을 구분해 보는 활동으로 연결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학교생활에서 한 번쯤 비슷한 일을 겪어 본 아이들이라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김푸른 작가님의 그림도 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인물의 표정이나 장면의 분위기를 살펴보다 보면 글에 다 나오지 않은 마음을 짐작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실 때는 일곱 편을 한꺼번에 다 다루기보다, 아이들의 관심이 가는 이야기 한 편을 골라 조금 더 깊이 이야기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문, 단톡방, 댓글, 친구 사이의 오해처럼 아이들의 생활과 가까운 소재가 많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에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야 해”라고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오해하기도 하고, 뒤늦게 마음을 알아차리기도 하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어른인 저 역시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너무 쉽게 짐작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화면 너머의 짧은 글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윤지의 초대》는 우리 아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친구 관계와 소통의 고민을 여러 이야기 속에 담아낸 동화집입니다. 스마트폰, 단톡방, 소문처럼 아이들의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믿기보다 직접 확인해 보고, 내가 한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해졌을지도 생각해 보는 것.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평범한 말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친구 관계나 온라인 소통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초등 중학년 이상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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