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사는 섬
다니구치 도모노리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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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사는 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궁금해지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다니구치 도모노리 글·그림, 봉봉 옮김, 미운오리새끼에서 출간된 《괴물이 사는 섬》이 저에게는 딱 그랬어요. 표지에는 푸른 바다 한가운데 작은 섬이 있고, 그 섬을 거의 다 가릴 만큼 거대한 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집들과 섬을 압도할 듯한 괴물의 모습이 묘하게 대비되면서 ‘도대체 이 괴물은 어떤 존재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책을 펼치기 전만 해도 무시무시한 괴물이 섬을 어지럽히는 단순한 악당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어요.

섬 사람들은 괴물을 무척 싫어합니다. 큰비가 내려도 괴물 탓, 가뭄이 들어도 괴물 탓, 마을에 쓰레기가 쌓여도 괴물 탓을 하지요. 섬에서 일어나는 온갖 문제를 괴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괴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섬 한가운데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섬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이 장면을 지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정말 그 모든 일이 괴물 때문이었을까?’

처음에는 커다랗고 무서운 모습 때문에 괴물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괴물을 바라보는 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이 부분이 이 그림책의 재미라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직접 확인해 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말이나 첫인상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할 때가 있잖아요. 책 속 섬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혹시 비슷한 적이 있었나?’ 하고 잠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초록빛 섬 위에 커다란 괴물이 자리하고 있어 한눈에 시선이 끌립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 곳곳에 작은 집과 사람들이 보이고, 집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뿐 아니라 그림 속 마을을 천천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표지에서부터 작은 집들을 찾아보게 해도 좋겠고요.

무엇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게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섭게만 보였던 괴물이었는데, 이야기를 알고 다시 보니 그 모습이 전과는 다르게 느껴졌어요. 같은 그림이라도 이야기를 알고 난 뒤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괴물의 커다란 모습보다 오히려 말없이 섬을 지키고 있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누군가를 바라볼 때 내가 보고 있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쉽게 판단하기 전에 한 번쯤 더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런 이야기를 굳이 설명해 주기보다, 책 속 괴물을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표지에서 시작된 궁금증을 따라가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재미있게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커다란 괴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펼쳤다가, 책장을 덮고 나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 《괴물이 사는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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